세상에 이런 몰(mall)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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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이지만 쇼핑만을 위한 곳은 아니다

홍콩 빅토리아 부둣가에 색다른 공간이 문을 열었다. 쇼핑몰과 같은 상업적 공간에 문화, 예술 분야를 녹여 전개하는 K11이 10년을 공들여 내놓은 복합 쇼핑몰, K11 MUSEA가 바로 그것. 파릇파릇 녹색 식물 외관이 눈에 띄는 K11 MUSEA는 안쪽에도 자연친화적인 모습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자연친화적인 구성이 특징인 K11 MUSEA

자연친화적인 구성이 특징인 K11 MUSEA

자연친화적인 구성이 특징인 K11 MUSEA

자연친화적인 구성이 특징인 K11 MUSEA

이곳은 환경뿐 아니라 예술과 문화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계획되어 지어졌다. 이곳의 CEO인 애드리언 쳉(Adrian Cheng)과 나눈 인터뷰에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K11 MUSEA 기획을 총괄한 애드리언 쳉(Adrian Cheng)

지난 9월, K11 MUSEA가 문을 열었다. 소감이 어떠한가?

우선 이 10년짜리 프로젝트에 참여한 전 세계의 건축가, 예술가, 디자이너, 환경운동가 등 100명의 창의적인 이들과 나의 팀에게 감사하다. 제각각 다른 문화를 가진 아이디어들을 일관성 있게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 다양한 문화들이 합쳐져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실리콘밸리 문화처럼 하나의 에피소드에서 다른 에피소드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즐길 수 있도록 이뤄낸 부분에 대해 자랑스럽다.

‘A Muse by the Sea’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들었다. 계기가 있나?

오랜 기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빅토리아 부둣가(Victoria Dockside)의 아름다운 전망’과 ‘뮤즈(Muse)’에 관련한 아이디어에 집중했다.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뮤즈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아이디어였기 때문이다.

어떤 모습을 상상하며 만들었나?

홍콩의 해안가 문화를 되살리고 싶었다. 단순 쇼핑몰보다는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예정. 예를 들면 칸 영화제와 같은 문화 이벤트들을 주최하고 싶다. 이곳 빅토리아 항구와 밤하늘이 배경이 되어 셀러브리티들이 레드 카펫을 밟고 내려오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을 고르자면?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100명이 넘는 사람들과 10년 동안 일했다. 자식과 같다고 볼 수도 있는데 가장 좋아하는 아이를 꼽으라니 너무나 어렵다(웃음). 35미터 높이의 공간인 아트리움을 꼽겠다. 이는 항상 나를 소름 돋게 한다. 천장의 원형 창으로부터 나오는 자연광, 조명 디자인 회사 ‘시피어스 앤 마크(Speirs + Major)’에서 디자인한 1,800개의 전구들에 둘러싸인 골든볼과 현지 장인들과 ‘LAAB’의 건축가들이 손으로 그린 거대한 유화 패널이 어우러진 결과다. 이곳은 마치 대성당이나 은하계에 발을 내디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애드리언 쳉이 꼽은 제일 마음에 드는 공간, ‘K11 MUSEA의 아트리움’

애드리언 쳉이 꼽은 제일 마음에 드는 공간, ‘K11 MUSEA의 아트리움’

애드리언 쳉이 꼽은 제일 마음에 드는 공간, ‘K11 MUSEA의 아트리움’

1970년대 지어진 와플 천장 구조와 새로운 정사각형의 조명 디자인을 조합해 독특한 천장 구조를 설계한 것이 인상 깊었다.

과거를 보존하는 동시에 현재에 관한 역사를 만들어 가려 했다. 70, 80년대에 존재했던 이곳의 오랜 화려함과 로맨스를 방문객들에게 상기시켜 주고 싶었다. 이와 같은 공간에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과 디자인 숍들을 오픈했고 결과적으로는 올드함과 힙함이 동시에 존재한다.

오래된 와플 구조와 조명 디자인을 새롭게 조합한 천장과 숍들

오래된 와플 구조와 조명 디자인을 새롭게 조합한 천장과 숍들

오래된 와플 구조와 조명 디자인을 새롭게 조합한 천장과 숍들

건물 외벽과 내벽을 녹지로 꾸몄고 내부 곳곳에서 식물들을 있다. 루프탑의 작은 농장까지. 의도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생각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만들었다. 녹색 벽, 루프탑 정원과 도시의 농장은 방문객들, 특히 어린 소비자들이 자연을 삶에 경험을 통해 지속 가능성에 대해 느끼길 바란다.

루프탑에 위치한 미니농장과 외관을 가득 채운 녹색 벽

루프탑에 위치한 미니농장과 외관을 가득 채운 녹색 벽

루프탑에 위치한 미니농장과 외관을 가득 채운 녹색 벽

루프탑에 위치한 미니농장과 외관을 가득 채운 녹색 벽

곳곳의 친필 간판이 눈에 띈다. 예술, 캘리그래피에 대한 관심이 느껴지는데 의견이 궁금하다.

캘리그래피에는 굉장히 인간적인 부분이 있다. 캘리그래피는 장소에 정체성을 제공한다. 사실, 그 사인들은 나의 자필 사인들이다. 나의 미학, 정체성 그리고 나의 철학이 K11 MUSEA에 녹아들었다고 할 수 있다.

애드리언 쳉이 직접 쓴 캘리그래피

애드리언 쳉이 직접 쓴 캘리그래피

K11 MUSEA 설계하면서 단순 쇼핑몰이 아닌 종합 문화 휴양지라고 말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공간을 활용했으면 좋겠나?

물질적인 것 외에 예술과 문화로 소비자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하는 점을 팀에게 명확히 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단순히 브랜드 때문이 아닌,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 전시회, 현지 음악가들의 라이브 뮤직 이벤트, 예술 컬렉션들을 준비한 것도 그 이유다. 쇼핑, 문화,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와서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홍콩은 유행이 빨리 변화하는 도시라고 알고 있다. 당신이 고객들의 급변하는 취향을 파악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중요한 점은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유행을 타지 않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항상 시기 적절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지식이다.

디지털 에디터
손정은
사진
Courtesy of K11 Mu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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