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서점도 예뻐야 읽을 맛이 나더라.
가을은 독서의 계절. 떨어지는 낙엽에 눈물이 고이고 스치는 바람에 눈가가 촉촉해진다. 우유 스팀을 곱게 낸 라떼 한 잔과 사부작 넘기는 책 한 권이 어울리는 날씨. 서울 곳곳에 숨겨진 작고 예쁜 서점에서 감성을 충전해보는 건 어떨까?
책과 밤 낮
“네가 울었던 그 책을 밤낮으로 읽었다. 너와 함께 울지 못해 참으로 울었다.” 책방 벽에 쓰인 문구다. 책방 주인이 직접 썼다고 한다. 합정역과 상수역 사이에 있는 이 작은 책방은 재미있게도 배우 박정민이 운영하는 공간이다. 오후 2시 오픈, 자정 마감. 촬영 등 특별한 일정이 있지 않는 한 그가 책방을 지킨다. 원래는 정민 배우가 글 쓰고 책 보는 작업실 공간으로 쓰려고 했지만 입소문을 나면서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그간 박정민이 읽었던 책, 그가 누군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책 메뉴판’도 그가 직접 쓴다. 독후감처럼 빼곡하고 진솔하다. ‘정말 배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성실하다. 카페 일도 곧잘 한다. 손님이 고른 책을 계산하고 주문을 받아 음료도 만든다. 아, 물론 공손히 부탁하면 사인을 해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주소 : 서울 마포구 독막로 54 2층 책과 밤 낮
영업 : 매일 오후 2시 ~ 밤 12시
문의 : 02-332-7141
프런트데스크
이곳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빈티지 셀렉숍 겸 서점, 그리고 카페로 운영되는 프런트 데스크. 망원동의 복잡 거리는 골목을 지나 한적한 곳 2층에 위치해 있다. 문을 열자마자 크고 작은 것들로 가득하다. 곳곳에 위치한 식물, 대형 테이블을 가득 차지한 인테리어 소품, 리빙 용품, 굿즈, 문구류, 그리고 한쪽 벽면은 책들로 채워져 있다. 재미있는 건 책 상당수가 소설책이라는 점. 작가이자 소설 마니아인 대표가 자신이 읽고 재미있는 책들만 엄선했다. 신간부터 발매한 지 몇 년이 지난 소설도 있지만 모두 한번 집으면 후루룩 읽힐 정도로 재미있다. 책은 구매한 뒤 카페에서 읽을 수 있으며 추천 받고 싶은 책이나 소설의 취향이 궁금하다면 카운터에 있는 대표에게 문의하면 된다.
주소 :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 51 2층
영업시간 : 오후 1시 ~ 오후 10시
문의 : 070-4106-0210
위트 앤 시니컬
시를 좋아하는 문학인들을 위한 공간. 위트 앤 시니컬은 시집 전문 서점으로 유희경 시인이 직접 기획해서 만든 공간이다. 원래는 신촌에서 문학인들의 교류의 장으로 활발하게 운영되다가 얼마 전 혜화동으로 이사했다. 1953년부터 운영되던 동양 서림의 2층. 오랜 전통이 깃든 서점 위층에 시가 머무는 공간을 만들다니, 유희경 시인답다. 어지간한 대형 서점보다 많은 시집이 있다. 시를 좋아하는 누군가에겐 천국과도 같은 곳. 그날의 기분과 날씨, 사회적 이슈에 맞춰 시집을 추천해주는 ‘오늘 서가’, 글귀를 옮겨 적을 수 있는 필사 공간도 있다. 가끔 시 낭송회도 열린다.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일정을 확인하자.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271-1
영업시간 : 평일 오후 1시 ~ 오후 9시, 토요일 오후 1시 ~ 오후 8시, 일요일 오후 1시 ~ 오후 6시
문의 : 0507-1409-6015
- 컨트리뷰팅 에디터
- 박한빛누리
- 사진
- Instagram @booknightday, @frontdesk.seoul, @witncyni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