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바라보고 담고 싶은 7월, 전시의 색(色).
‘Is it mine if I add Some Yellow(노란색을 더하면 내 것이 될까요)?’ 노랑의 세계에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전시 <The Art Of Yellow>가 성수동에 상륙했다. 암스테르담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작가 비디그라프트(B.D.Graft)는 밀레니얼 세대의 아트 활용법을 보여주는 작가다. 그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명해졌고 버질 아블로로부터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아 오프화이트와 협업하는 사례만 봐도 그렇다. 현대미술의 논쟁적인 주제를 다루는 젊은 작가 비디그라프트는 모든 것을 차용하고 리믹스, 리포스팅하는 문화 속에서 예술 작업의 주체와 소유권에 대한 질문을 은유적으로 던진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는 히틀러의 자서전 <Mein Kampf(나의 투쟁)>에 노란색을 덧입혀 모던 아트를 혐오한 나치의 상징을 유쾌하고 통쾌하게 뒤집는 작업이다. 작가는 콜라주뿐만 아니라 드로잉, 페인팅 등 작업 방식을 다양하게 확장하며 바라보고 소유하고 싶은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예술이란 아름다움, 긍정적인 감정의 전달”이라고. 그에게 작업은 일종의 치유 활동이기도 하다. 작가의 최신작과 대표작 60여 점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라이프 패션 브랜드 뮤트뮤즈 팝업 전시장에서 7월 31일까지 계속된다.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영국 출신의 화가 게리 흄(Gary Hume)의 개인전 <바라보기와 보기(Looking And Seeing)>가 8월 4일까지 열린다. 게리 흄은 미술사에서 중요한 예술 집단인 yBa(영 브리티시 아티스트)를 대표하는 작가로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리는 전시다. 그는 보수적인 시각예술 전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알루미늄 패널과 유광 페인트 등을 재료로 그림을 그려왔다. 자신의 작품을 회화가 아닌 ‘Picture Making’으로 지칭하며 통념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만의 자유로운 세계를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작가는 살아생전 “나는 슬픔으로 가득한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곤 했다. 혐오와 애정, 아름다움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 놓여 있는 게리 흄의 모호한 경계를 마주할 수 있다.
알렉산더 칼더, 게르하르트 리히터, 빌럼 더 쿠닝, 데이비드 호크니, 앤디 워홀 등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 12명이 남긴 거침없는 색채의 향연을 볼 수 있는 전시 <픽처 플레인: 수직, 수평의 화면과 움직이는 달>이 학고재에서 7월 10일까지 열린다. 런던과 파리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이자 소장가인 수잔 반 하겐 컬렉션 중 선별해 30여 점을 선보인 기획 전시로 현대미술사를 화려하게 수놓은 대가들의 서정적 회화와 기하학적 추상화를 마주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 피처 에디터
- 김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