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패션 브랜드가 선보인 영화 세 편.
생로랑 <럭스 에테르나(Lux/Etrna)>
가스파 노에가 감독을 맡은 <럭스 에테르나>는 안토니 바카렐로가 기획한 국제 예술 프로젝트인 ‘SELF’의 네 번째 작품이다. ‘SELF’ 프로젝트는 생로랑의 감성을 공유하는 아티스트들의 시선으로 탄생한 예술적 해설이다. 60년대와 70년대의 실험적인 영화에서 영감 받은 이 영화는 예술적 신념을 위한 존중과 영화 제작 기술에 대한 역동적인 에세이다. 러닝타임은 50분 남짓, 베아트리스 달과 샤를 로트갱스부르가 주연을 맡았다.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리는 미드나이트 세션의 일환으로 공식 셀렉션에 선정되어 칸 영화제에서 공개됐다.
파타고니아 <아티피셜(Artifishal)>
고집스럽게 친환경을 외치고 그에 걸맞은 행보를 전개해온 파타고니아가 강 보호를 위해 만든 3부작 영화 중 마지막 편인 <아티피셜>을 공개했다. 인간의 무지가 불러올 희생을 다룬 80분짜리 시사 다큐멘터리 영화다.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연어의 감소와 인공 부화 시설, 양식장이 가져온 폐해, 인공 양식 사업에 낭비되는 미국의 막대한 세금 등을 가감 없이 다룬다. “인간은 항상 자신이 자연보다 우월하다 여겨왔고 이것이 우리를 거대한 곤경에 빠트리고 있다.” 큰 후회와 직면하고 싶지 않다면, 파타고니아 창립자이자 영화 제작 책임자인 이본 시나드의 메시지를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87mm <라이드 온 타임(Ride On Time)>
디자이너 김원중과 박지운의 87mm도 최근 한 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레이블을 전개하며, 과연 우리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문화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무심코 지나치는 장소, 시간, 상황. 영화는 두 디자이너가 순수하게 좋아하는 것들을 풀어놓는다. 주연을 맡은 김봉우를 비롯해 모델 출신 배우 도상우와 모델 정하준, 일본에서 온 모델 야마모토 메구 등이 출연했다. 도상우를 제외한 모든 출연진이 첫 연기 도전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 패션 에디터
- 정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