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 시즌 맨즈 패션위크 기간, 시스템과 시스템 옴므의 파리 데뷔 쇼가 펼쳐졌다. 그 현장에는 복싱 링이 등장했고,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쇼 프로듀서인 대니얼 헤트만이 자리했다.
지난 1월 18일, 파리의 팔레드 도쿄에서 시스템과 시스템 옴므가 첫 글로벌 컬렉션을 선보였다. ‘Versus(VS.)’라는 특별한 콘셉트 아래, 복싱 링을 재현한 콘셉추얼한 무대가 눈길을 끌었는데 프로듀서로서 가장 염두에 둔 요소는 무엇이었나? 우선 관객들이 시스템 전체 컬렉션의 무드뿐만 아니라 각 쇼피스의 멋진 디테일까지 잘 살펴볼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또한 단순히 바라보는 것을 넘어 복싱 링이라는 콘셉트를 통해 모든 이들이 그 순간을 즐기기를 바랐다.
당신은 베트멍이나 Y프로젝트 등 동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디자이너들의 쇼를 진행해왔다. 당신이 쇼에 참석한 관객들에게 그 브랜드의 정수와 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특히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패션쇼를 연출하려면 가장 먼저 해당 브랜드의 DNA와 세계관을 온전히 이해해야 한다. 쇼의 콘셉트가 아무리 강력하다고 해도 그 브랜드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쇼를 통해 제대로 드러내야 하니까.
스트리트와 하이패션의 조화를 비롯해 이질적인 형식과 소재들을 믹스 매치한 점이 인상적이다. 그 아이디어의 연장선상에서 선보인 ‘권투 시합(Boxing Match)’이라는 독특한 무대 연출도 신선한 감각을 안겨주었고 말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흥미로운 쇼 구성을 위한 기본 조건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관중의 주목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기자들과 바이어들은 패션위크 기간 동안 무수히 많은 패션쇼와 프레젠테이션을 본다. 그런 상태에서 그들의 흥미를 끄는 것이 프로덕션의 기본이자 또 전부이기도 하다. 이 때 알려지지 않은 장소나 흥미로운 세트는 언제나 효과적이다. 사운드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고. 관중들 사이로 깊게 파고드는 수준 높은 사운드 시스템, 그리고 사운드트랙 또한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에 한 번만 들어도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곡을 선택해야 한다.
작업을 위해 영감을 받는 대상이 있다면 무엇인가? 패션 외의 분야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전시나 건축 또는 콘서트 등이 그 예이다. 또한 여행을 떠날 때면 현지의 시장이나 공공장소에 꼭 들러 신선한 자극을 얻곤 한다.
앞으로 꼭 도전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대중을 위한 패션쇼! 패션쇼가 대중문화의 일부가 되도록 함으로써 대중의 접근 가능성을 높이는 쇼 말이다. 그리고 현재 이와 같은 일부 쇼는 소비자가 직접 모델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기도 하다.
- 패션 에디터
- 박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