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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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유의 소리가 현대 음악가들에게 준 영감 세 가지.

국악 연주자들의 샘플팩을 바탕으로 8명의 프로듀서와 싱어송라이터 수민, 래퍼 김심야, 프로듀서 겸 래퍼 슈프림 보이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프로젝트 앨범 .

국악 연주자들의 샘플팩을 바탕으로 8명의 프로듀서와 싱어송라이터 수민, 래퍼 김심야, 프로듀서 겸 래퍼 슈프림 보이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프로젝트 앨범 <레드불 뮤직 서울 소리>.

전통 음악과 우리 소리에 대한 흥미로운 재해석과 재발견이 일어나고 있다. 국악에 대한 편견을 깨고 ‘퓨전’이라는 어휘보다 진일보한 ‘중용’과 ‘균형’이라는 개념 아래 동시대적 음악을 만들고 새롭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은 장장 1년에 걸쳐 진행해온 컴플레이션 앨범 <레드불 뮤직 서울 소리 프로젝트>다. 출발점은 7인의 국악 연주자였다. 이번 프로젝트에 어드바이저로 참여한 360사운즈의 디제이 소울스케이프와 YG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 초이스377인의 연주를 녹음한 디지털 샘플팩을 8명의 프로듀서에게 전달했다. 다시, 그 프로듀서들이 ‘전통’이란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들만의 음악적 어법으로 8개 곡을 완성했다. XXX의 프로듀서 프랭크는 만신 김금화 선생의 목소리를 샘플링해서 실제 굿판 현장에 있는 듯한 강렬한 음악 ‘만신’을 만들었고, 피제이는 전통 악기로는 거의 불가능한 화성에 대한 도전을 시도했다. 라이언클래드의 ‘Telly’에는 생황, 장구, 피리 등이 리듬의 재료가 되었고, ‘진도아리랑’ 멜로디의 떨림도 중요한 요소로 활용됐다.

독일의 세계적인 음반사 ‘ECM’에서 발매해 주목받은 니어 이스트 콰르텟의 3집 앨범 .

독일의 세계적인 음반사 ‘ECM’에서 발매해 주목받은 니어 이스트 콰르텟의 3집 앨범 <니어 이스트 콰르텟>.

<레드불 뮤직 서울 소리 프로젝트>가 힙합이라는 장르 안에서 벌어진 의미 있는 시도였다면, ‘니어 이스트 콰르텟(이하 NEQ)’의 3집 앨범 <니어 이스트 콰르텟>은 작년 재즈 신에서 등장한 가장 흥미로운 앨범이었다. 엔이큐(NEQ)는 2010년 색소폰 연주자 겸 작곡가 손성제를 주축으로 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 베이시스트 이순용, 국악 타악기 연주가 김동원이 모여 결성한 그룹이다. 2015년부터는 소리꾼 김율희와 드럼 연주자 서수진을 영입하여 전통 국악과 컨템퍼러리 재즈가 융합된 독창적인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특히 ‘바람’, ‘파도’, ‘진양’ 등 비움의 미학이 느껴지는 곡을 수록한 엔이큐의 3집 앨범은 독일의 세계적인 음반사 ‘ECM’에서 발매되었다. 이시엠의 대표 아이허가 이들의 음악에 푹 빠졌다는 소문이 돌며 화제를 모았다. 한국의 전통 음악을 현대적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엔이큐의 고민과 도전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베이스, 퍼커션, 양금 3인조로 이루어진 크로스오버 밴드 동양고주파의 EP 앨범 .

베이스, 퍼커션, 양금 3인조로 이루어진 크로스오버 밴드 동양고주파의 EP 앨범 <틈>.

마지막으로 최우영(베이스), 장도혁(퍼커션), 윤은화(양금)로 구성된 ‘동양고주파’는 국내에서 한 번도 시도해본 적 없는 독특한 구성의 크로스오버 밴드다. 국악에서조차 생소한 양금의 존재감이 굉장하다. 양금은 피아노의 전신에 가까운 악기로 한국 전통 음악에서 유일한 타현(줄때림) 악기다. 윤은화는 자신이 직접 현대적으로 개량한 양금을 연주한다. 작년 10월 발매한 EP 앨범 <틈>을 들어보면 압도적인 속도감과 생명력이 느껴진다.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치열한 고민을 담은 한국 대중음악의 스펙트럼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피처 에디터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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