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0일 골프 컬렉션 론칭을 위해 서울을 찾은 톰 브라운.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그를 기다렸다. 골프카를 타고.
골프 컬렉션 론칭을 위해 한국에 왔다. 세 번째 한국 방문인데 기분이 어떤가? 무척 좋다. 한국에서의 비즈니스는 우리에게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10월 30일 바로 오늘, 전 세계 톰 브라운 매장에서 골프 컬렉션이 공개된다. 특별히 한국을 방문한 이유가 궁금하다. 한국은 우리의 컬렉션을 위해 오랜 시간 지원해주었다. 이번 골프 컬렉션도 마찬가지다. 나는 한국에서 골프가 굉장히 중요한 스포츠임을 잘 알고 있고, 동시에 앞으로의 컬렉션 리서치를 위해서도 완벽한 콤비네이션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테니스 컬렉션에 이어, 골프 컬렉션을 만들었다. 당신도 평소에 골프를 즐기는지? 개인적으로 골프를 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컬렉션을 위해 스포츠를 탐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이번 캡슐 컬렉션은 스포츠 리서치를 넘어서 꽤 흥미롭고 예상치 못한 지점이 가득한 컬렉션으로 완성됐다. 그래서 컬렉션 이미지가 전통적인 골프 컬렉션이라기보다는 콘셉추얼한 접근이 도드라질 것이다.
아가일 무늬와 타탄체크, 테일러링 등 톰 브라운 컬렉션의 상징이 잘 어우러졌다. 톰 브라운의 골프 컬렉션에 특별히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테일러링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 그리고 아가일 패턴을 굉장히 전통적인 골프 이미지로 풀어냈다. 그런 해석 덕에 조금 더 영한 느낌의 골프 룩을 제안할 수 있게 되었다.
스포츠웨어는 레디투웨어와 달리 기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흡습성이나 신축성 같은 기능성 부분은 어떻게 고민했나? 아니, 고민 안 했다(웃음). 땀과 함께 즐겁게~
이번 촬영을 위해 골프 관련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챙겨 봤다. 클래식한 영화에 나오는 골프 의상들이 무척 개성 있고, 낭만적이더라.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맞다. 이번 컬렉션은 기능성보다는 골프에 대한 낭만성을 더 염두에 두고 완성했다. 실제로 골프를 치는 이미지보다는 클래식한 골프의 이미지가 더 연상된달까.
트렌드의 생성과 소멸 주기가 너무 빠른 세상이다. 클래식이나 잘 만들어진 옷에 대한 생각도 별로 하지 않는다. 옷의 가치를 아는 사람,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현상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맞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고급 소재와 솜씨에 대한 존중, 미학적 가치가 우선시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시대인 것 같다.
2019 S/S 파리 컬렉션을 인상 깊게 봤다. 당신의 컬렉션은 그 정교함을 넘어 점점 쿠튀르 컬렉션처럼 되어간다고 느꼈다. 당신의 컬렉션을 보고 사람들이, 특히 여성들이 어떤 느낌을 받기를 원하는가? 나는 사람들이 퀄리티에 대한 엄격함과 장인 정신, 그리고 클래식에 대한 탐구를 발견해주었으면 한다. 마음을 열고 공들인 지점을 들여다보며 주체적으로 재해석되기를 바란다.
남성복을 만들 때와 여성복을 만들 때 모두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나? 각 컬렉션의 매력이 있다면 무언인지 궁금하다. 남성복과 여성복 모두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 정말 클래식한 재단사적 관점에서 고전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한다. 그것이 나를 통해 다르게 나타나길 바라면서 말이다.
당신의 위트는 액세서리를 디자인할 때 폭발적으로 표현된다. 이번 골프 컬렉션 액세서리도 그랬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옷에서는 한없이 정교하고 진지하지만, 그 진지함을 무색하게 만드는 위트를 볼 수 있다. 당신만의 룰이 있는지? 나에게 유머란 퀄리티에 대한 진지함과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필요한 요소다. 나는 아름다운 물건을 만드는 일을 좋아하고, 퀄리티에 대해서는 진지하고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보여줌에 있어서는 재치 있게, 약간은 가볍게 해야 사람들이 더 가치 있게 느낀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심각해 보이면 사람들이 지루해하니까. 나는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 촬영에서도 위트를 넣어봤다. 어땠나? 아! 맞다. 오늘 촬영도 정말 즐거웠다(웃음).
다시 돌아가서, 톰 브라운의 스포츠 컬렉션 시리즈는 앞으로 계속할 생각인가? 다음 시리즈는 뭐가 될까? 스키? 서핑? 당신이 만들었으면 하는 스포츠웨어가 많다. 아마도 일 년에 두 번 정도 내가 어떠한 스포츠를 재해석한다면 다음은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끝내자마자, 골프 컬렉션을 론칭했다. 쉴 틈 없이 바쁜 와중에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앤드루(연인)와 헥터(애견)!
개인적으로 헥터의 팬이다. 그는 어떻게 지내나? 그는 아주 잘 있다!
- 패션 에디터
- 김신
- 포토그래퍼
- 유영규
- 모델
- 지현정, 정용수, 테이, 김다영, 백준영
- 헤어
- 강현진
- 메이크업
- 이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