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가 부른 ‘뚜두뚜두’의 공동 작곡가, 테디의 더블랙레이블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프로듀서 알티(R.Tee).
Exid 하니가 피처링해서 이슈가 된 싱글 ‘We Got The World’이후 굉장히 오랜만에 음원을 발표했다. 3년 가까이 됐으니 오래된 셈이다. 가장 좋은 음악을 내고 싶어서 준비하다 보니 싱글임에도 준비 기간이 예상외로 길어졌다.
과거에는 꽤 특이한 작업을 많이 했다. 전에는 독특한 음원을 만들려고 애썼다. 국악인 송소희와 함께한 ‘강강술래’나, 윤도현 형과 한 ‘Fire’라든지. 지금은 더블랙 레이블(이하 더블랙)에서 프로듀싱에 집중하고 재미있는 작업도 많이 하고 있다.
원래 실험적인 음악을 좋아하나 보다. 난 특이한 게 좋다. 회사 내에 프로듀서가 많아서 늘 배우는데, 특히 테디(Teddy, 더블랙 대표) 형이 음악 만드는 거 볼 때마다 정말 신기하다.
어떤 부분이 신기한가? 테디 형은 잘 만든 곡과 대박이 터지는 곡의 차이와 경계를 정확히 안다. 작업에 들어가는 시야가 일반적인 우리가 보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약간 영적인 느낌까지 든다(웃음). 곡을 잘 만드는 사람은 많지만, 완성도와 대중성 모두 가져가는 것이 쉽지 않다. 그걸 옆에서 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프로듀서와 디제이, 어떻게 불리길 원하나? 얼마 전에 그런 것들에 대해 고민을 했다. 남들 앞에서 과연 나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결국, 프로듀서보다는 디제이가 맞다고 결론 내렸다. 그런데 공식 표기는 ‘프로듀서 디제이’로 해야 하더라.
처음 시작이 디제이였나? 사실 난 디제이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2009년에 대학을 휴학하고 데드마우스라는 해외 디제이를 보러 갔다. 거기서 사운드에 매료됐고, ‘이런 음악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곡을 만들었다.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리곤 했는데, 월드디제이 페스티벌 감독님이 듣고는 나를 찾았다. 만났더니 대뜸 “너는 디제이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렇게 디제이를 하게 됐다.
그럼 원래부터 음악 작업을 하고 있었던 건가? 그렇다. 고등학생 땐 4년 정도 록 밴드에서 드럼이랑 보컬을 했다. 잘하진 못했고, 신나게는 했다. 노래 못한다(웃음).
록 밴드라니, 새로운 사실인데, 어떤 그룹을 좋아하나? 내 이름이 알티인 이유가 고등학생 때 라디오헤드 (Radiohead)를 너무 좋아해서 그들의 밴드티셔츠를 늘 입고 다녀서다. 핑크 플로이드도 좋아하고, 얼터너티브나 프로그레시브 록을 좋아하는데, 콘이나 림프비즈킷 같은 파워풀한 사운드도 좋아한다. ’Nothing But Thieves’라는 영국 밴드도 좋다.
록 장르의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나? 내가 직접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없다. 특이한 소리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큰데 록이라는 프레임 자체가 신박한 걸 하기엔 좀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상은 록을 들을 때 생기는 것 같다. 다른 장르 음악을 들을 때보다 뭔가 만들어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내가 록 음악을 만들진 않지만 내 음악의 기저에는 록이 흐른다고 하면 정확할까?
최근 블랙핑크의 ‘뚜두뚜두’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또 어떤 곡이 있을까? 테디 형이랑 처음 작업한 건 블랙핑크의 ‘불장난’, 빅뱅의 ‘에라 모르겠다’이고, 태양의 ‘Wake me up’이라는 곡은 쿠시 형과 만들었다. 믹스나인의 ‘저스트 댄스’라는 곡도 있고. 사실 음악을 만들 때 이거 ‘내 앨범에 실어야지’ 하고 만든다. 한 번도 누군가에 맞춰서 써본 적이 없다. ‘불장난’에 들어간 부분도 내 앨범으로 내려고 했던 거다. 멜로디는 좀 달랐지만.
이번에 나오는 신곡에 대해 얘기해보자. 물론 EDM이겠지? 어떤 장르라고 딱 정의하기는 어렵다. 사실 나도 이런 걸 들어본 적이 없다. 템포도 노래도 특이하다. 그런데 또 어렵진 않다. 음악을 들으면 호불호를 떠나서 ‘어? 이거 뭐지?’ 하는 반응이 나올 것 같다. 물론 긍정적인.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넓은 공간에 구름도 있고 예쁘게 있다가 모든 공기가 확 빠지는 느낌? 지금 공개할 순 없지만 스페셜 게스트의 피처링도 있다.
곧 보여줄 활동 계획을 조금 알려준다면? 최근 급하게 진행된 상황의 완급을 조율 중이다. 아마도 방송을 하진 않을 것 같고 라디오 위주로 하지 않을까 싶다. 디제이 트랙으로 만들긴 했지만. 어쩌다 보니 아티스트로는 더블랙의 첫 타자인 셈이라, 이거 잘돼야 한다.
이번 싱글에 대해 스스로 PR을 해본다면? 일단 귀가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소리의 변화라든지 그런 부분에서 쇼킹한 부분이 있을 거다. 멜로디 라인도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고, 팝적인 보컬 멜로디가 있어서 들을 때 부담이 없을 거다.
영감 받는 아티스트가 있나? 영감이라기보단 발렌티노 칸이라는 스크릴렉스의 레이블 ‘Owsla’에 있는 아티스트나 디플로를 굉장히 좋아한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더블랙 이름을 달고 처음으로 작업물을 선보이는데, 또 어떤 계획이 있나? 우선 두세 달 뒤에 한 번 더 싱글을 내려고 한다. 그때는 구성이 재미있을 것 같다. 디제이 트랙도 있을 거고. 내가 젤 잘할 수 있는 걸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 거기엔 아마도 음악이 있을 거고, 언젠가는 미술도 접합시키고 싶다. 사람들에게 ‘얘는 다르구나’라는 느낌을 주고 싶다.
본인만의 다른 부분은 뭐가 있을까? 이상한 거. 좋게 만들어서 좋은 게 아닌, 남들보다 이상하게 해서 좋은 거. 그게 알티의 음악이다.
- 패션 에디터
- 정환욱
- 포토그래퍼
- 이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