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질이 쌓이면 트러블이 하나둘 고개를 들고, 피부색은 칙칙해지며, 화장도 영 먹질 않는다. 필링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고 박박 문지를 일도 아니다.
1. Dr. Dennis Gross 알파 베타 울트라 젠틀 필 by 라페르바
매일 저녁 사용하는 필링 제품. Step 1과 Step 2 패드를 사용해 차례대로 피부를 가볍게 닦아낸다. 민감성 피부가 사용해도 좋을 만큼 순한 포뮬러도 엄지 척! 30일분, 12만3천원.
2. CNP Rx 스킨 레쥬버네이팅 인텐시브 필
차앤박에서 독자 개발한 PHA 콤플렉스와 AHA가 효과적으로 각질을 제거하는 앰풀 타입의 필링 프로그램. 일주일에 한 번, 총 3개월간 사용한다. 5mlX12개, 19만8천원.
3. Natura Bisse 글라이코 익스트림 필 by 라페르바
피부과 시술과 맞먹는 강력한 효과를 자랑하는 필링 트리트먼트. 아하는 기본이고, 포도, 사과 등 숙성된 과일과 발효 우유에서 추출한 다양한 애시드 성분을 아낌없이 넣었다. 30ml, 33만5천원.
4. Chante Caille 히비스커스 스무딩 마스크
AHA와 자몽, 파파야, 히비스커스의 과일산 성분이 자극 없이 각질을 제거하고 동시에 진정시켜준다. 마스크 타입이라 부분적으로 사용하기에도 좋다. 50ml, 13만3천원.
5. Eucerin 더모 퓨리파이어 오일컨트롤 토너
수용성 각질 제거 성분인 AHA와 지용성 각질 제거 성분인 BHA가 균형감 있게 배합된 데일리 토너. 지복합성 피부의 모공&각질 관리용으로 제격이다. 200ml, 2만6천원.
6. Dr. G 브라이트닝 필링 젤
피부에 바른 뒤 가볍게 문질러 각질을 벗겨내는 고마주 타입의 저자극 필링제. 꿀, 트레할로스, 접시꽃 등에서 추출한 진정 및 보습 성분을 듬뿍 담았다. 120g, 1만9천원.
건강하고 어린 피부는 수분 크림만 발라도 알아서 잘 돌아간다. 피부 세포는 약 28일을 주기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 새로 생겨나고, 차오르고, 머물다가, 떨어져 나간다. 문제는? 재생도, 탈락도 순조롭지 않은 늙고 지친 피부다. 잠을 못 자서, 제대로 못 먹어서, 스트레스가 많아서, 나이가 많아서 피부가 제 컨디션을 잃어버리면 각질이 과도하게 생기거나 제때 탈락하지 못하고 표피층에 지지부진하게 머문다. 모공은 막히고, 피부는 망가진다. 유분 부자들은 블랙 헤드나 여드름 같은 트러블이 창궐하고, 건조한 각질 부자들은 한여름에도 피부가 푸석하다. 새살이 돋지 않는다는 건, 피부 재생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의미다. 말하자면 각질 케어는 모든 스킨케어의 시작점이다.
그래서일까? 필링은 한때 ‘레이저 대신 피부과 의사들이 지인에게만 권하는 진짜 시술’이라는 오해 아닌 오해도 샀다. 모델로 피부과 박지혜 원장은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잡티나 기미 치료에는 레이저 시술이 한 수 위라는 게 통론이죠. 다만, 색소성 질환이 아닌 묵은 각질로 인해 화장이 들뜨고 칙칙한 경우라면 필링의 톤업 효과가 더 좋을 수 있습니다.” 피부과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필링 케어는 여드름 치료에 이용되는 스케일링이다. 약물을 통해 각질을 부드럽게 녹이는 일종의 박피술. 필링제의 성분에 따라 산소필, 아미노필, PHA필 등으로 나뉘고, 사용하는 필링 기기(제조사)에 따라 아쿠아필, 소프트필 링, 다이아몬드필링, 아피니트 등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그 작용 기전은 대체로 비슷하다. 오히려 중요한 지점은 그날그날 환자의 피부 상태에 따라 강도와 시간, 필링 종류를 조절할 수 있는 시술자의 연륜과 노하우! “본인의 피부 상태를 의료진과 최대한 공유하는 것이 부작용을 줄이고 시술 효과를 극대화하는 비결입니다. 특히 최근 집에서 필링 제품을 사용한 적이 있다면 시술 전 밝혀야 여러모로 효과적이죠.”
물론 제품을 이용해 집에서 간편하게 각질을 정리해도 된다. 시중에는 화장솜에 묻혀 평소의 세안 후 첫 번째 단계에서 사용하는 토너 타입부터 내가 잠자는 동안 각질을 정돈하는 수면 마스크 타입까지, 다양한 필링 화장품이 출시된다. 포뮬러보다 중요한 건 성분이다. 안정성이 뛰어나면서 탁월한 박피 효과까지 지닌 성분으로는 과일산이라 불리는 알파-하이드록시 애시드(AHA; 아하), 베타-하이드록시 애시드(BHA; 바하), 그리고 효소(Enzyme; 엔자임)가 대표적. 이 중 AHA가 가장 보편적이지만, 피지 분비가 많은 피부에는 지용성인 BHA가,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면 효소 필링제를 추천한다. 하지만 제 아무리 마일드한 제품이라도 피부가 민감한 상태라면 필링은 피해야 한다. 각질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적절한 유수분 밸런스를 조절하도록 돕는 일종의 보호막이기 때문. ‘벗겨낸다’는 의미보다는 ‘정리한다’는 수준으로 가볍게 임하는 것이 부작용 없는 건강한 필링의 핵심이다. 과욕은 늘 참사를 부르기 마련이니까.
- 컨트리뷰팅 에디터
- 김희진
- 포토그래퍼
- 엄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