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달리다
러닝은 계절을 가장 가까이에서 감각하는 방법이다. 네 명의 러너가 자기만의 길 위에서 발견한 서울의 풍경을 보내왔다.
숲속을 누비는 명상적 러닝


WHERE 서울숲~중랑천교 코스
바로 옆 동네 성수의 화려함과 달리, 포근한 색을 내뿜으며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서울숲은 서울의 어느 코스보다 원초적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평소 트레일 러닝을 더 즐기지만, 이곳만큼은 산속을 달리는 듯한 느낌을 선사해 자주 찾는다. 역에 짐을 맡기고 5번 출구로 나와 갤러리아포레 앞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중랑천교를 건너 수도박물관까지 달린 뒤, 성수 구름다리를 지나 다시 서울숲으로 돌아오면 이 코스는 끝이 난다. 역 앞에 위치한 카페 ‘단일 서울’에서 산뜻한 산미의 브루잉 커피까지 마시고 나면 다채롭고도 명상적인 5km 가을 러닝이 완성된다.
– 조현민(명상 커뮤니티 ‘도시명상’ 아트 디렉터)
자연과 도심의 경계에서


WHERE 광화문 코스
광화문 러닝은 도심 속 풍경을 가장 세련되게 즐길 수 있는 코스 중 하나다. 고요함을 만끽하며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달리면 어느새 국립현대미술관 앞 고즈넉한 길목에 다다르고, 다시 세종문화회관을 지나 광화문광장 쪽으로 나오면 활기가 흐르는 도심 속에 들어왔음을 느낀다. 중간에 카페에서 잠깐 쉬어 가거나, ‘굿러너컴퍼니’ 숍에 들러 러닝 아이템을 구경하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이렇게 총 5~6km를 달리면 전통과 현대, 자연과 도시의 경계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특히 요즘같이 선선한 계절엔 더없이 근사한 러닝 코스다.
– 권세레나(브랜드 ‘룰루레몬’ PR 매니저)
강변을 따라 몰입의 순간으로


WHERE 세곡동~탄천(성남 방향) 코스
러너에게 가장 살기 좋은 곳은 역세권도 붕세권도 아닌, 천세권이 아닐까. 집 앞에는 탄천이 흐르고, 뒤로는 대모산이 있는 세곡동 주민으로서 로드&트레일 러닝은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의 즐거움이다. 매일 아침, 탄천을 따라 짧게는 5km, 길게는 15km까지 달린다. 여러 종의 물고기와 새들, 단풍으로 물든 나무를 스쳐 가는데, 그때마다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감각한다. 코스 내 괜찮은 카페가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자연 속 스스로에게 몰입할 수 있는 코스나 LSD 훈련을 위한 코스를 찾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 우상규(숍&카페 브랜드 ‘mtl’ 대표)
서울 랜드마크를 오가며


WHERE 자양역~성수대교 코스
이 계절에 제격인 코스를 고르자면, 자양역에서 성수대교를 향해 달리는 길이다. 한강을 따라 달리면 정면에 남산타워가 서서히 드러나고, 성수대교를 지나 반환점을 도는 순간 낮에는 햇살이, 밤에는 다리 불빛이 강 위를 물들이며 특별한 풍경을 선사한다. 되돌아올 때는 곧게 뻗은 롯데타워가 시야를 가득 채우는데, 남산타워와 롯데타워를 스치며 달리다 보면 마치 서울을 두 팔로 품는 듯한 벅찬 감정이 든다. 그렇기에 이 코스는 단순한 러닝이 아니라, 도시와 내가 이어지는 순간이 된다.
– 이호연(모델)
- 프리랜스 에디터
- 홍수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