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Moscow Fashion Week에서 만난 오피스웨어의 본질을 담아낸 룩 10가지.

단색의 미니멀한 조화, 라임(rhyme)처럼 유기적으로 흐르는 디테일, 정제된 포인트, 그리고 다양한 소재와 레이어링이 빚어내는 경쾌한 질감의 리듬에 최근 패션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감각적인 트렌드의 향연 속에서, ‘업무의 수만큼 다양한 옷차림’을 상상하며 오늘날의 오피스웨어 본질을 담아낸 10가지 룩을 엄선했다. 봄기운이 만연해질 때면, 사무실보다는 느긋한 산책에 더 끌리기도 한다. 그런 순간, 일에 대한 의욕을 되살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오피스룩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아닐까. 새로운 옷을 입고 출근할 때 느끼는 은근한 설렘의 감정은 누구나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최근 막을 내린 모스크바 패션위크는 여전히 새로운 재능이 솟아오르는 무대임을 다시금 증명했다. 모스크바 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들은 형태와 색상, 소재를 자유롭게 조합하며 기존 오피스웨어를 새롭게 재해석한 비전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테일러드 재킷, 크롭트 블레이저, 클래식 셔츠와 팬츠처럼 오피스 드레스코드의 ‘영원한 클래식’에 기반해, 이번 시즌의 마이크로 트렌드들은 워크웨어의 핵심을 보다 유연하고 동시대적으로 풀어냈다. 익숙한 아이템들이 모던한 실루엣과 생동감 있는 컬러로 진화하면서, 비즈니스 슈트는 단지 격식을 위한 옷이 아닌, 입는 즐거움을 주는 스타일로 바뀌고 있다. 우아함과 편안함, 실용성을 조화롭게 담아낸 이 오피스룩은 오버사이즈부터 테일러드 핏까지, 유연한 움직임과 자연스러운 세련미를 동시에 추구한다.
의미를 더한 디테일
Meaningful Accents
뉴트럴 컬러에 의미 있는 디테일을 더함으로써 밀도 있는 룩이 완성된다. Blsh의 볼륨 재킷은 전통적인 베이지 톤 위에 얇은 테라코타 줄무늬를 더해 전체 룩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는데, 작은 디테일 하나가 룩 전체의 밀도를 바꾼다. 이번 시즌 오피스웨어는 보다 실루엣에 집중한 흐름이 특징이다. 오버사이즈와 테일러드가 공존하며, 볼륨감 있는 곡선과 라인을 강조한 실루엣으로 지금 가장 뜨거운 시대감각을 반영한 것. 허리선에 더한 두 개의 버튼이 실루엣을 부드럽게 감싸며 여성미를 강조하고, 베이지, 블루, 블랙이 이룬 컬러 조합은 낯설지만 조화롭고, 스타일에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Grushevaya의 룩에서는 뉴트럴한 그레이 재킷과 라이트한 러플 스커트 위에 진갈색 레더 레이스 벨트와 같은 톤의 미니 백을 매치해 선명한 포인트를 주었다.
Rogov는 그레이 체크에 네온 레몬 컬러의 슈즈와 풍성한 퍼 칼라를 더해 강약의 대조가 돋보이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절제된 스타일과 미적 균형
Laconic and Artistic
오피스 웨어에 예술적 감각을 더하고 싶다면, 베이식한 아이템에 개성을 입혀볼 것. Ruban은 클래식한 하늘색 셔츠에 얇은 블랙 벨트와 펀칭 디테일이 들어간 가죽 미디스커트를 매치했다. 스커트가 자연스럽게 룩의 포인트가 되면서, 전체 스타일에 예술적인 밸런스를 부여했다.
Ammonit은 클래식한 오피스 더블 슈트를 위해 볼륨감 있는 리본 블라우스를 선보였다. 절제된 실루엣에 감도 높은 디테일을 더해 블랙 슈트에 우아한 생기를 불어넣었다.
라임의 미학
Rhyming Pieces

울 소재의 클래식 코트, 핀턱 테일러드 팬츠, 삼각 네크라인 블라우스로 구성된 Loginov의 룩은 특유의 라임(Rhyme)을 드러냈다. 겉보기엔 단정한 클래식이지만, 진짜 매력은 안감에 숨어 있다. 코트와 블라우스 안쪽에는 동일한 소재의 붉은 프린트 안감이 쓰였는데 서로 다른 요소가 조응하며, 마치 속과 겉이 은근히 조화를 이루듯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테일러링 그 이상의 구조적 미학이, 로기노프 특유의 소재 감각과 함께 드러난 순간이었다.
모노크롬
Monochrome
단색으로 통일된 룩, 즉 모노크롬 룩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만큼 세심한 구성이 필수다.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상을 주려면 소재의 질감과 실루엣, 디테일 간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Meré는 오버사이즈 재킷과 펜슬스커트로 구성된 순백의 슈트를 선보였다. 계절에 상관없이 활용 가능한 이 올 화이트 룩은 가볍고 유연하게 흐르는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스커트 옆트임은 다리를 시각적으로 길어 보이게 하고, 룩에 긴장감을 더했다.
Addicted_To…는 부드러운 핑크색 슈트를 통해 또 다른 모노크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오버사이즈 재킷과 베스트, 스커트에 광택감 있는 타이츠와 힐을 과감하게 매치했다.
소재와 레이어링의 다양한 시도
Playing with Textures and Layering

오피스웨어의 소재가 무척 풍부해지고 있다. 코튼, 리넨, 파인 울, 실크, 새틴까지, 그 폭이 아주 넓다. 이제 디자이너들은 서로 다른 질감의 과감한 조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Persve의 룩은 그 자체로 실험의 결과이다. 두 개의 가벼운 튜닉—하나는 블랙, 하나는 화이트—이 안감처럼 겹치고, 그 위에 무게감이 느껴지는 재킷을 더했다. 버튼을 풀어 흘러내린 듯한 상단 튜닉은 룩에 예술적 흐름과 찰나적 감각을 불어넣는다. 각 레이어가 하나의 독립된 텍스트처럼 읽혀 마치 오피스웨어를 시적으로 해석한 것만 같다.
에어리 새틴
Airy Satin

한때는 ‘부두아르 룩’(란제리에서 유래한 관능적 스타일)의 전유물로 여겨진 새틴이, 지금은 오피스웨어의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Catarina Nova는 윤기 있고 유연하게 흐르는 새틴 소재로 루스 핏 슈트를 완성했다. 크고 부드러운 주름 디테일로 룩에 입체감과 생동감을 부여했다. 이번 시즌 액세서리 키워드로는 균형을 꼽을 수 있다. 번쩍이는 주얼리 대신, 얇은 끈 하나만으로도 룩의 완성도를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가볍고 정확하게 배치된 포인트가 오피스웨어에 세련된 여백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