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를 신을수록 짧은 치마가 더 빛납니다.
짧은 치마를 입는 날, 발끝에까지 신경을 쓰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요즘 멋을 아는 이들은 운동화를 가볍게 곁들이죠. 높이를 포기하는 대신 얻는 건, 더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스타일입니다. 짧은 길이와 낮은 굽의 스니커즈 조합이 만들어내는 시원한 여백, 그 여백이 룩을 답답하지 않게 풀어주고요. 맨다리와 스니커즈가 이어지는 이 간결한 조합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멋진 방식일지 모릅니다.
오버사이즈 재킷에 미니스커트를 매치할 때도 이 조건은 적용됩니다. 스니커즈 덕분에 재킷 특유의 포멀함이 눌려서, 오히려 더 경쾌하고 도회적인 느낌이 살아나요. 이런 무드야말로 짧은 치마에 운동화를 신었을 때만 얻을 수 있는 결과입니다. 힐을 신었다면 과했을 지 모를 착장이, 스니커즈 덕분에 자연스럽죠.
벨라 하디드는 보다 스포티하게 연출했어요. 얇은 크롭 집업에 베이지 미니스커트를 입고, 둔탁한 러닝화를 신었습니다. 스커트가 허리를 살짝 덮는 로우라이즈라 다리가 더 길어 보이는데, 신발이 캐주얼하니까 멋 부린 것 같지 않아보이죠. 무릎까지 오는 양말이 추가돼서 발목선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도 포인트예요. 이런 디테일이 쌓여서 전체적인 쿨함이 완성됩니다.
컬러 플레이의 귀재이자, 캐주얼 룩의 권위자 김나영도 지나칠 수 없죠. 라임 쇼츠와 그레이 니트, 화이트 러닝화 조합. 여기에 밝은 옐로우 양말을 더했어요. 매치한 색은 세 가지나 되지만, 스니커즈가 캐주얼하게 룩을 풀어주니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짧은 하의+운동화 조합의 장점은, 이렇게 발랄한 색을 써도 룩이 과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어요. 운동화의 존재감이 자연스럽게 밸런스를 맞춰주니까요.
블루 레더 재킷과 연노랑 미니스커트, 그리고 블루&화이트 톤의 레트로 스니커즈 조합. 컬러가 은은하게 이어지면서도, 운동화 덕에 룩이 단조롭지 않아요. 특히 스커트가 짧을 때 신발이 가벼우면 룩도 가벼워보일 수 있는데, 이런 빈티지 무드의 운동화가 딱 좋은 무게감을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회심의 킥, 니 삭스! 무릎까지 올라오는 양말은 다리를 더 길어 보이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니 같이 매치해봐도 좋겠네요.
스트라이프 럭비 셔츠와 군청색 미니 스커트 조합에서도 핵심은 변함없어요. 패턴이 많고 컬러도 묵직해서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데, 짧은 스커트로 다리를 시원하게 드러내니 답답한 구석이 없죠. 스커트 아래 길게 뻗은 맨다리와, 발끝에 가볍게 얹어진 운동화 덕분에 무게감이 해소되고 쿨하게 풀리네요.
짧은 치마로 드러난 다리와, 거기에 얹어진 가벼운 운동화가 긴 트렌치의 무게를 눌러주면서 전체가 훨씬 산뜻하게 정리돼요. 길게 떨어지는 코트 자락 덕분에 실루엣은 드레시하게 남지만, 발끝은 운동화로 답답한 느낌 없이 이어지죠. 짧은 치마에 운동화를 신으면 좋은 이유, 여기서 또 한 번 명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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