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로렌이 중국 상하이에서 ‘2025 스프링 리씨 패션 익스페리언스’를 개최했다.


지난해 다큐멘터리 <베리 랄프(Very Ralph)>의 스크리닝 이벤트를 위해 중국을 찾은 랄프 로렌이 올봄 다시 한번 상하이를 방문했다. 뉴욕 오피스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얼핏 보면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두 도시의 연결고리가 더욱 선명해진 셈이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서 ‘2025 스프링 리씨 패션 익스페리언스’를 개최한 랄프 로렌은 상하이라는 도시에 내재한 모던한 감성을 반영하면서도 기존 런웨이의 내러티브를 재현하는 ‘랄프 로렌스러운’ 패션쇼를 기획했다.

“햄튼(The Hamptons)은 제게 단순한 장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죠. 마음의 고향이자 안식처와도 같아요.” 지난 9월 뉴욕 롱아일랜드 해변에 위치한 브리지햄튼(Bridgehampton)에서 2025 스프링 시즌 컬렉션을 공개한 랄프 로렌은 쇼 노트에서 밝혔듯 푸른 하늘과 바다, 드넓은 초원과 햇볕이 내리쬐는 마구간, 하얀 울타리를 배경으로 패션쇼를 펼쳤다. 그리고 4월 2일, ‘2025 스프링 리씨 패션 익스페리언스’가 열리는 상하이 ROJO 아트 스페이스는 전시 공간에서 햄튼(The Hamptons)의 한 농장으로 탈바꿈했다. 새하얀 마구간부터, 짭조름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드라이빙, 끝없이 펼쳐지는 하늘과 푸른 바다를 닮은 파란 수국까지. 매 시즌 시네마틱한 런웨이를 선보이는 랄프 로렌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곧이어 시작된 패션쇼는 85세의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일군 기념비적인 스타일을 기리는 회고전을 보는 듯했다. 한국에서는 앰배서더 정수정(크리스탈)과 배우 송중기를 비롯해 장백지(Cecilia Cheun), 징보란(Boran Jing), 모리 히카리(Hikari Mori) 등 아시아 전역의 셀럽들이 참석해 랄프 로렌의 방대한 세계를 경험하는 시간을 보냈다. 랄프 로렌 컬렉션, 랄프 로렌 퍼플 라벨, 폴로 랄프 로렌까지, 랄프 로렌의 우주를 들여다본 현장. 스웨이드 재킷과 목가적인 레이스 드레스를 시작으로 드레시한 턱시도와 슈트 행렬이 이어졌고, 리넨 셔츠와 카고 팬츠 차림으로 햄튼에서 주말을 보내는 미국 상류층의 스타일을 아우르는 룩도 대거 등장했다. 한편 형태와 기능을 모두 갖춘 뉴 백, 랄프 로렌 컬렉션의 ‘더 랄프(The Ralph)’와 폴로 랄프 로렌의 ‘폴로 플레이(Polo Play)’가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우아한 아이보리와 브라운, 블루 컬러 팔레트를 지나 컬렉션 중반부 이후에는 폴로 랄프 로렌의 아이코닉한 프레피 스타일이 등장했다. 여유 있는 미소를 띠며 등장한 남녀 모델과 손을 흔들며 피날레를 장식한 어린이 모델은 시종일관 낙천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게스트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내며 이에 화답했다. 랄프 로렌으로 하나가 된 열띤 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