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라는 단어마저 지겹나요?

최수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가 된다면

한 때 다이어트는 ‘관리하는 삶’의 상징이었습니다. 스스로를 살피고, 계획적인 삶을 사는 부지런한 태도를 대변했으니까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달라졌습니다. 변화에 대한 설렘이나 동기부여보단, 피로와 스트레스에 가까워졌죠. 다이어트를 통해 달라진 모습보다, 변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하는 결과가 반복되고 있다면 다이어트의 의미를 점검해 봐야 할 때입니다.

자기혐오에 기반한 다이어트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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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못지않게 비만에 대한 공포심이 정신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특히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집단일수록 우울감을 느끼기 쉽고, 자존감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죠. ‘살을 빼야 한다’는 생각이 단순히 건강에 대한 의지를 넘어 자기 평가와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압박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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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성 10명 중 7명이 ‘외모 스트레스가 식습관에 영향을 준다’고 대답했습니다. 식단이나 운동을 건강을 위해 조절하기보단 스스로를 옥죄고 평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죠. 미국 심리학회(APA)의 2022년 연구는 이러한 부정적 인식의 위험성을 꼬집습니다. 죄책감과 수치심을 기반으로 한 식단 조절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높이고, 이는 되려 식욕 증가나 복부 지방 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혀졌거든요. 또한 섭식장애의 전조 증상으로 이어져,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거나 요요 현상의 가능성을 높아지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체중보다 중요한 건강 지표 5가지

체중계에 찍힌 숫자보다 ‘삶의 질’과 ‘정서적 건강’이 비만 예방과 체중 유지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아래는 학술지 비만(Obesity, 2021)에서 밝힌 5가지 건강지표입니다. 다이어트의 압박과 스스로를 평가하는 가혹한 숫자의 부담을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필요한 진짜 건강을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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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면의 질 : 하루 6시간 이하 수면은 식욕 증가 호르몬의 수치를 높이고, 포만감을 유도하는 렙틴 흐로믄을 감소시킵니다. 최소 7시간의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호르몬 수치를 유지하세요.

2) 규칙적인 식사: 하루 세 끼를 일정한 시간에 먹는 것만으로도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고 폭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무리한 단식이나 절식은 몸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본인에게 맞는 식이요법을 선택하세요.

3) 신체 활동 빈도: 반드시 강도가 센 근력운동이나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으세요. 하루 20분 걷기, 계단 오르기만으로도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체내 대사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본인이 소화 가능한 운동에서 시작해 천천히 활동량을 늘려 가보세요.

4) 사회적 연결감: 영국 보건 서비스(NHS)의 2020년 정신건강 보고서에서 “고립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정서적 식사 빈도가 높다”고 밝혔습니다.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필요 영양 이상의 식사를 하게 될 확률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꾸준한 네트워킹으로 사회와 연결되어있다는 느낌을 놓치지 마세요.

5) 자기 이미지에 대한 긍정적 태도 : 다이어트 성공률은 자신의 체형을 받아들이는 수준과 비례합니다. 자기혐오보다 ‘자기 수용’이 다이어트 동기를 유지하는 데에 유리하다는 것이죠. 타이트한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조금씩 변화 되어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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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Splash News, Instagram @evarank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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