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

전여울

과거와 현재의 기록은 계속해서 재구성되고 재해석된다. 아카이브를 다루는 8인의 작업들 사이, 오래도록 시선이 머문 곳.

Na Hyun, Don’t Think It’s Anything, 2007~2025, Installation View.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 나현의 신작 ‘아무것도 아닐 거야’는 민족과 민족주의가 전체주의적 통제 수단으로 기능했던 역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아카이브와 같은 제도가 진실의 권위를 빌려 민족과 같은 특정 개념을 개인에게 주입하고 폭력을 정당화해 온 과정을 탐구한다. 작가는 한국의 단일민족 신화를 이산과 이주의 역사와 대치시키며, 난지도에서 채집한 외래 식물로 다인종 사회를 비유한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전후 독일에서의 인종 차별과 한국 군사정권 시기의 권력 유지 역사를 다양한 기록을 통해 조명하며, 민족과 국가 개념이 어떻게 어두운 역사를 지지해 왔는지 드러낸다. 이를 통해 기록을 읽는 주체성을 강조하며, 역사적 내러티브의 비판적 해석을 제안한다.”
– 유예동(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학예연구사)

지금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전시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를 선보인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분쟁, 참사를 마주할 때면 ‘현재를 어떻게 기록하고 해석해야 할 것인가’는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다. 권은비, 김아영, 나현, 문상훈 등 8인의 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기록이 재해석되는 과정을 톺아보며 아카이브 자체가 지닌 의미를 돌아본다. 작가들의 작품뿐 아니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 제주 4.3 평화재단 등의 기록들 사이에서 주목해야 할 한 작품에 대해 학예연구사 유예동이 전했다. 전시는 7월 27일까지.

프리랜스 에디터
홍수정
사진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서스테인웍스, 투어티(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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