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유리 구두 부럽지 않은 네이키드 슈즈.
물기 머금은 듯 투명한 질감과 맨살 위에 스미는 실루엣. 옷차림이 가벼워질수록 발끝도 좀 더 가뿐해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럴 땐 투명한 소재의 ‘네이키드(Naked) 슈즈’를 떠올려 보세요. 신었는지조차 잊게 될 만큼 가벼운 존재감으로 어느 룩에나 자연스레 어우러지죠.

‘심플’과 ‘컴포트’는 몇 시즌째 패션 전반을 꾸준히 관통하는 키워드죠. 네이키드 슈즈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타일링에 힘을 더하는 아이템입니다. 헐거운 셔츠와 코튼 스커트처럼 힘을 뺀 조합에 이 슈즈 하나만 더해도 여유로운 쿨함이 배가되죠.

여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네이키드 슈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룩이네요. 글로시한 블랙 레더 재킷과 블랙 스커트, 한 치의 틈도 없어 보이는 룩에 발을 살짝 드러낸 밸런스가 돋보입니다. 무채색이 주는 단단한 무드를 세련된 방식으로 환기시켰죠.
패션 하우스들 또한 각자의 방식으로 그려낸 네이키드 슈즈를 런웨이에 올렸습니다. 끌로에는 경쾌한 컬러감을 입혔어요. 견고한 웨지힐, 그리고 앙증맞은 스트랩 디테일이 젤리 슈즈를 연상케 하면서도 룩을 방해하지 않는 절제된 미감을 유지했습니다.
베르사체와 보테가 베네타는 이 투명한 소재가 얼마나 풍부한 표현력을 지닐 수 있는지를 보여줬죠. 베르사체는 힐 끝의 원형 장식으로 위트를 더했습니다. 보테가 베네타는 입체적인 꽃 장식을 힐 위에 수놓았고요. 차갑고 뻣뻣한 PVC의 촉감은 유지하면서도 감성적인 포인트를 더했죠.
- 사진
- James Cochrane, 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