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여름까지 레이스업 부츠를 고집해도 괜찮습니다.
다들 발등을 내놓고 싶은 완연한 봄입니다. 샌들이 나오고, 운동화도 양말 없이 신는 계절이죠. 그런데 그 와중에도 부츠 끈을 아주 착실하게 올려 묶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레이스업 부츠를요. 이 부츠는 이 계절과 그리 어울리는 아이템은 아닙니다. 덥고 무겁고, 끈까지 일일이 묶어야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무겁고 강해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타일을 더 다채롭고 가볍게 만들어주니까요.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이 따스한 봄날에도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레이스업 부츠의 가장 큰 특징은 발끝부터 종아리 위까지 올라가는 ‘끈’입니다. 이 끈이 만드는 선은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고, 발목을 탄탄하게 잡아줘 실루엣 전체에 안정감을 줍니다. 게다가 끈의 소재나 묶는 방식, 부츠 높이에 따라 아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룩의 인상을 정리해주는 역할도 하고요.

젠지들의 추구미, 아멜리아 그레이도 이 부츠를 선택했습니다. 셋업 자체가 강렬하기 때문에 신발은 얌전한 것으로 고를 법도 한데, 의외로 스니커즈 형태의 복서 부츠를 택했죠. 포인트는 ‘과감하게 두 가지 컨셉을 섞는 것’이에요. 러블리하면서도 스포티한 무드를 동시에 주고 싶을 때 이런 매치가 유용하죠. 화이트나 아이보리 계열의 레이스업은 활용도도 꽤 높고요.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도 탁월합니다. 기본 셔츠에 반바지를 입었다 해도, 이 부츠 하나로 스타일의 무드가 완전히 바뀌죠. 귀엽다기보단 쿨하고, 단정하다기보단 여유 있어 보이는 인상을 주는 것도 이 부츠의 몫이에요.

얇은 셔츠에 짧은 팬츠. 거의 여름에 가까운 옷차림인데, 이 룩에서 시선을 붙잡는 건 발끝까지 올라오는 블랙 레이스업 부츠입니다. 끈 디테일이 발목과 종아리를 자연스럽게 감싸면서 전체 룩에 단단함을 추가하죠. 상체가 가볍고 움직임이 많은 소재일수록 하체 쪽엔 이런 고정된 구조가 들어가야 무너지지 않아요. 이 조합은 계절을 거스르지만, 오히려 스타일을 살리는 데는 더 유효한 듯 보이네요.

오버핏 후디와 헐렁한 데님 쇼츠의 조합은 편안하지만 자칫 스타일이 흐트러져 보일 수 있어요. 이때 날렵한 실루엣의 머스터드 컬러 레이스업 부츠가 딱 중심을 잡아줍니다. 끈이 발목부터 종아리까지 선을 따라 올라가며 다리 라인을 정리하고, 전체 실루엣에 선명함을 선사하죠. 컬러 역시 부드럽고 튀지 않아서 무채색이나 데님 계열 옷에 안정적으로 어울리네요.

카키톤 재킷과 미니스커트, 그리고 빈티지한 브라운 레이스업 부츠. 봄이라면 보통 밝고 가벼운 소재를 떠올리지만, 이 룩은 오히려 짙은 컬러와 묵직한 텍스처로 중심을 눌러주고 있어요. 부츠가 약간 헐렁하고 끈도 딱 조이지 않아 보이는데, 그 ‘느슨함’이 룩에 여유를 줍니다. 약간 투박한 느낌이 오히려 센스 있게 느껴지는 포인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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