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이제 선글라스에 에어태그 달고 다니세요.
더블유 코리아의 디지털 디렉터, 그러니까 필자의 팀장님은 늘 선글라스를 잃어버립니다. 필자가 기억하는 걸로만 세 번째. 해외 출장 중에 산 선글라스를 써보지도 못한 채 사자마자 잃어버렸고, 어렵게 구한 ‘레어템’ 선글라스를 며칠 만에 잃어버리더니, 얼마 안 있어 그나마 가지고 있던 선글라스까지 몽땅 잃어버렸다는 고백을 들었습니다. 우리 팀장님의 선글라스에만 유독 발이라도 달린 걸까요. 이제 값비싼 선글라스는 사지 말라는 말 밖에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던 그녀에게, 오늘은 진정으로 선물하고 싶은 게 생겼습니다. 바로 ‘에어태그’. 이제 한국에서도 에어 태그를 비롯해 ‘나의 찾기’ 기능을 활발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인프라가 구축되었기 때문인데요. 소프트웨어를 iOS 18.4로 업데이트하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 기능을 홍보하기 위해 먼 미국 땅에서 날아온 애플의 서비스 제품 시니어 디렉터, 데이비드 돈(David Dorn)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좋은 기술 열심히 배워 세상에 널리 전파하고 싶은 마음으로.

W Korea(이하 W). 반갑습니다. 나의 찾기 기능을 모르는 소비자들에게 간단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일상에서 어떻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도요.
David Dorn(이하 David). 나의 찾기 전체 서비스를 이제 한국에도 제공할 수 있어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애플 고객들도 정말 반가워할 것 같고요. 이 기능에 대해서 이해하면 좋을 만한 세 가지 주요 포인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성입니다. 친구 혹은 가족들과 위치를 공유할 수 있고 그들 역시 역으로 자신의 위치를 사용자에게 공유할 수 있는 거죠. 한 시간, 하루 혹은 지속되도록 공유하는 시간을 서로 제한할 수도 있어요.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부모님들에게 특히 유용할 겁니다.


두 번째는 기기를 찾는 것. 나의 찾기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 에어팟, 애플 워치 등 다양한 애플 기기에서 작동합니다. 각 기기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거나 기기를 모르는 곳에 두고 갔을 때 분리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할 수 있죠. 분실한 경우 앱을 통해 위치까지의 경로를 확인하면 되는데요, 분실한 기기와 가까워졌을 때 소리를 울리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못 찾게 되었을 경우와 기기가 악용될 경우도 고려해 기기를 잠금 처리하고, 원격으로 기기에 담긴 정보를 삭제하거나 애플페이 결제 정보도 비활성화 처리할 수 있게 해두었어요. 우리는 모두 사람이니까 실수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나의 찾기를 사용한 애플의 고객들은 이 기능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준다는 호평을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물품 찾기. 나의 찾기 앱에 ‘물품’이라는 새로운 섹션이 추가되었는데요. 이게 바로 에어태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에어태그를 짐가방이나 컴퓨터 가방 안에 넣을 수 있죠. 내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도난 당했을 때, 이것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에어태그의 수요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요.

W. 가끔 해외에 사는 친구한테 택배를 부칠 때, 수동적으로 받는 운송 정보가 불안하게 느껴지곤 해요. 에어태그가 좋은 도움이 될 수 있겠군요.
D. 택배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여부를 에어태그로 체크하고, 잘 도착한 후에는 그 에어태그를 친구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웃음)
W. 나의 찾기 기능을 더 활성화 하기 위해 항공사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D. 맞습니다. 2024년 12월부터 물품 위치 공유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22개 항공사와 같이 협업 중이고 지금도 더 많은 항공사를 추가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해외로 이동하던 도중 수하물을 잃어버렸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럴 때 물품 위치를 항공사에 링크로 공유해서 항공사가 수하물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거죠. 이 기능이 없을 때에는 승객들이 에어태그를 사용해도 항공사 측에 세부적인 위치를 알려주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이제는 링크만 공유하면 됩니다. 최대 5명과 공유할 수 있어요. 물론,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공유를 중단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짐가방을 다시 받으면 그 때도 공유가 즉시 중단되고, 링크 자체에 만료 기한이 있기 때문에 7일 이후에는 무조건 연결이 끊깁니다.
W. 협업 중인 항공사와 그렇지 않은 항공사와의 차이점은 뭐죠?
D. 훨씬 더 많은 세부 정보를 같이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항공사에서 수하물을 등록할 때, 짐 가방을 두 번 스캔하는데요. 두 번 스캔하는 사이에 짐가방이 유실되면 항공사도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어요. 하지만 에어태그가 있고, 협업 중인 항공사에게 물품의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면 말이 달라지겠죠.

W. 돈의 개인적인 경험을 물어보고 싶군요. 나의 찾기를 언제 가장 유용하게 썼나요?
D. 일본 출장을 갔던 날이 떠오르는데요. 애플 직원들과 일본의 지하철을 탔죠. 일본의 지하철은 노선과 역이 아주 복잡한 데다가 인구 밀도도 높잖아요? 외국인인 우리는 그 환경이 익숙하지 않으니,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서로 위치를 공유하기로 했죠. 마침 어떤 역에 내렸는데 한 명이 없어져 즉시 나의 찾기를 켜 보니 그가 혼자 정반대로 이동하고 있더라고요. 친구들의 위치를 체크할 때 나의 찾기를 활용한 좋은 경험이었어요.

W. 음악 페스티벌이나 콘서트장 같이 인파가 많고 혼잡한 곳에서 친구를 찾을 때에도 편하겠군요. 혹시 이 기능을 더 잘 쓰기 위한 숨은 팁도 있을까요?
D. 숨은 팁? 없습니다. 다른 애플 기기들은 기능이 많아서 팁으로 이야기되는 쓰임새도 많지만, 나의 찾기는 애초에 그렇게 만들지 않았어요. 너무 사용하기 쉽고 당연한 기능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위치 공유하기, 공유를 중단하기, 물품 추적하기, 분실한 기기를 잠금 처리하기, 기기를 원격으로 제거하기 등 이 모든 과정들을 모두 다 쉽게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예요.

돈과 이야기하는 내내 이런 작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제 싸구려 우산만 찾지 않아도 되겠구나.’
우산이 나와 멀어지면 자연스럽게 핸드폰에서 알림이 오는 시대가 온 거죠.
혹자는 나의 찾기나 에어태그가 악의적으로 쓰일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돈은 인터뷰 내내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보안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를 구축했는지를 설명하는 데 열을 올렸어요.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 추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알 수 없는 에어태그가 나와 함께 이동하면 나의 찾기가 알림을 통해 그 사실을 알려주죠. 기기의 오용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블루투스 위치 추적 장치의 오용을 방지하기 위해, 애플 뿐만이 아니라 구글도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에서 사용자에게 경고할 수 있는 업계 사양을 만들기 위해 협력 중이라고 해요.
따지고 보면, 기술에는 죄가 없죠. 앞서 우스갯소리로 팀장님 뒷담화만 줄줄이 읊었지만 사실 필자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덤벙이라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이 일상인데요. 이제 더 이상 우산을 새로 사느라 쓸데없이 돈을 쓰는 일이 없다면, 팀장님의 잃어버린 물품을 단 번에 찾아줄 수 있다면, 내 친구들과 가족의 안전을 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면, 혼자 사는 여성들, 노부모님, 자취생, 유학생들의 일상에 좀 더 심적인 안정을 심어준다면, 그것만큼 사람을 웃게 해주는 착한 기술이 또 어디 있을까요. 한국에서도 멋진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어 신난다며 진심으로 기뻐하는 그의 반짝이는 눈빛이 잊혀지지 않네요. ‘나의 찾기’가 우리를 비롯한 모든 한국 유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봅니다.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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