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IS VUITTON 2025 FW 컬렉션
‘플랫폼의 끝에는 사랑의 희망이나 이별의 우울함이 있습니다.’ 2025년 FW 시즌 루이 비통 쇼 노트에 적혀 있는 문구다. 루이 비통의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만남과 이별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기차역으로 장소를 옮겨 새로운 시즌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파리의 가르 뒤 노르(Gare du Nord) 역 바로 옆, 1845년에 지어진 옛 프랑스 철도 회사의 본사 레투알 뒤 노르(L’Étoile du Nord)가 루이 비통 컬렉션을 위한 베뉴가 되었다. 영국의 아티스트 에스 데블린(Es Devlin)이 기차역 플랫폼과 보자르 양식(Beaux-Arts)의 건물을 근사한 세트로 지었다. 독일의 일렉트로닉 뮤직 그룹인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의 음악 ‘Trans Europe Express’가 울려 퍼지며 쇼가 시작됐다.
옛것과 새것, 역사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조화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플랫폼에서 패션의 과거가 미래와 조우했다. 무광의 라텍스 소재의 투명 트렌치코트가 고전적인 플라워 벨벳 소재와 빅토리아 실루엣과 믹스 매치됐다.
루이 비통 로고를 넣은 테크니컬 소재의 파카, 벨벳 소재의 트레이닝 슈트는 루이 비통 컬렉션에 새로운 매력을 불어넣었다. 클래식한 체크 프린트 망토, 카키 컬러의 판초, 왁스를 먹인 코튼 코트 등 아우터가 특히 다채로웠다. 어김없이 2025년 FW 트렌드 아이템인 페이크 퍼 코트가 등장했는데 블랙에 은은한 반짝임을 넣어 일등석에 탑승하는 귀부인 같은 분위기를 냈다.
부드러운 레더 소재로 만든 오버사이즈 카고 버뮤다팬츠, 로맨틱한 프루프루 스타일(frou-frou style)의 스커트가 다양한 아우터와 매치됐다. 페도라, 토퍼, 베레모, 볼캡까지 다양한 스테이트먼트 모자와 함께 모자 상자, 화장품 케이스, 바이올린 케이스와 담요 캐리어가 방랑의 분위기를 더했다. 루이 비통의 고전이자 베스트셀러인 키 폴(Keepall)을 좀 더 부드러운 라인으로 재해석하여 새롭게 선보인 익스프레스(Express) 백은 주말여행을 위한 멋진 더플 백이었다. 한편, 눈에 띄는 컬러 블록 메이크업과 실리콘 가발이 시선을 끌었는데, 이는 최근 루이 비통은 메이크업 아티스트(Pat McGrath)와 뷰티 라인을 출시한다고 발표한 것을 떠올리게 했다.
기차를 타기 위해 모이는 사람들은 제각각 나름대로의 목적지가 있다. 어떤 사람은 여행, 어떤 사람은 일상적인 출근, 어떤 사람에게는 슬픈 이별이 있는 곳. “기차역 플랫폼은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곳입니다. 사람들이 그룹으로 함께 가는 곳이고, 우리는 지금 그것을 느껴야 합니다. 함께 있다는 공통된 보편적인 느낌을요.” 루이 비통의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평소보다 거의 반절 이상 적은 350여 명의 관객을 초대하고 자신의 소신을 소곤소곤 이야기했다.
- 사진, 영상
- Courtesy of Louis Vui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