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감성 리턴즈
프랑스 파리의 명문 패션 스쿨 IFM 석사 졸업쇼에서 K-하이틴 감성이 펼쳐졌습니다. 한글 명찰, 형형색색의 헤어핀, 그리고 플랫폼 힐로 재해석된 삼선 슬리퍼까지. 그 시절의 향수를 파리에서 불러 일으킨 사람은 한국 출신 디자이너 장연주. 그녀의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학교에서는 두발 길이, 염색, 파마를 엄격히 규제하며 아침마다 교문 앞에서 두발 검사가 이루어지곤 했죠. 학생들에게 긴 생머리는 그림의 떡 같은 존재였고요. 찰랑거리는 헤어 피스와 별 모양 핀으로 꾸며진 패딩은 이러한 두발 규정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아이템입니다.


두발 규정을 재치 있게 풀어낸 디자인 요소들은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머리카락과 헤어핀을 패턴처럼 활용해 코트와 셔츠 장식으로 녹여 내기도 했죠.


교복 특유의 친숙한 실루엣도 이번 컬렉션의 하이라이트였죠. 블랙과 화이트를 중심으로 한 컬러 팔레트는 전형적인 한국식 교복을 연상케 했고요. ‘김얼짱’이라는 한글 이름이 적힌 빨간 명찰 역시 빠질 수 없는 귀여운 포인트였어요.

디자이너 장연주가 밝힌 이번 컬렉션의 주제는 ‘얼짱 – 안티 유니폼 클럽’. 정해진 규정 속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지키려 했던 한국 여학생들의 얼짱 룩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스커트를 과감하게 잘라 셔츠에 레이어드한 스타일링 역시 그 시절의 도전적인 감성을 제대로 살려냈습니다.

체육복 위에 트위드 재킷을 레이어드한 신선한 조합도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너로는 화이트 셔츠를 매치한 것 역시 인상적이었는데요. 마치 수업이 끝나자마자 셔츠 위에 체육복을 걸치고 운동장으로 달려나가던 그 시절 학생들을 떠올리게 했죠.


의상뿐만 아니라 액세서리에서도 창의적인 발상이 돋보입니다. 장연주 디자이너가 공개한 피팅 사진에서는 ‘국민 학생템’ 삼선 슬리퍼가 플랫폼 힐로 변신해 등장했어요. 백팩을 숄더백처럼 연출한 독특한 디자인도 흥미로웠습니다.
- 사진
- 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