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청도 연청도 아닌, 진청입니다.
중청의 캐주얼함과 블랙의 시크함 사이, 진청은 언제나 고요히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은은히 드러나는 색감이 주는 고급스러움 덕분에 어떤 상의를 입어도 멋스럽죠. 진청 특유의 깊이 덕에 화려한 상의도 과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세련된 느낌을 더해주니까요. 이제 진청의 진가를 제대로 누려볼 시간입니다.

진한 데님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의는 역시 화이트 톱입니다. 깊이 있는 컬러가 화이트의 청량함을 배가시켜주니,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 보이죠. 어떤 액세서리나 슈즈를 더해도 과하지 않고요. 여기에 롤업으로 살짝 발목을 드러내면 전체적인 실루엣이 경쾌해지니,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디테일이에요.
부피감 있는 아우터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이유도 데님에 있어요. 진청이 주는 무게감이 상의의 볼륨감을 적절히 잡아주면서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춰줍니다. 컬러 매치만 신경 쓰면 실패할 일이 없는 안정적인 조합이겠죠?
레드나 그린 컬러의 톱에 이 데님을 매치하면 그 대비가 주는 시각적인 쾌감이 상당합니다. 중청보다 채도가 낮은 진청은 컬러를 더 돋보이게 하는 배경이 되어주거든요. 톱에 힘을 줄 수록 데님은 스트레이트나 와이드처럼 간결한 핏이 어울리고, 슈즈는 캐주얼한 것보다 발등이 드러나는 플랫이나 웨스턴 부츠처럼 적당히 존재감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게 관건.

이번 시즌 주목해야 할 건 살짝 여유 있는 핏의 인디고 데님입니다. 슬림한 핏보다 훨씬 세련된 이유는 쨍한 컬러 덕분에 실루엣이 깔끔하게 떨어지기 때문이죠. 중청이나 연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 묵직한 멋, 와이드 팬츠나 일자 핏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심플한 티셔츠나 니트와 매치해도 존재감이 충분하니, 딱히 복잡하게 스타일링할 필요도 없죠.
어떤 화려함과 매치해도 튀지 않고 조화롭게 녹아드는 건 진청 특유의 힘입니다. 제아무리 상의가 화려해도 무게중심이 아래 있어 룩이 쉽게 정돈되니까요. 여기에 슬림한 뾰족 구두나 힐을 매치하면 길고 슬림해 보이는 효과까지. 적당히 여유 있는 핏의 진청과 함께라면, 그야말로 봄날의 정석 아닐 수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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