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의 컬러 레시피, 25 FW 막스마라 컬렉션

명수진

MAXMARA 2025 FW 컬렉션

세상에서 가장 에포트리스(Efortless)한 컬러를 꼽으라면 바로 막스마라의 카멜 컬러가 아닐까? 막스마라는 가장 쉽게 멋쟁이가 될 수 있는 컬러 팔레트를 런웨이를 펼쳤다. 테마는 ‘언테임드 히로인(Untamed Heroies)’. ‘길들여지지 않은 여주인공’을 뜻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안 그리피스는 쇼 노트를 통해 “우리는 특별한 시대에 살고 있으며, 위협적인 세상에 직면해 있다. 나는 옷이 이에 더 쉽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믿는다. 스타일리시한 룩은 기분을 좋게 한다. 예를 들어, 오늘 아침 나는 스리피스 정장을 입고 하루를 기쁘게 시작했다.”라고 밝히며, 어떤 여성이 막스마라를 입는 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정의했다. “강하고, 교양 있고, 지적이고, 가장 감정적인 면조차도 살아낼 수 있는, 책을 읽는 여성이다.”

막스마라에서 40여 년의 시간을 보낸 이안 그리피스에게 늘 새로운 영감을 주는 것은 여성 문인이다. 새로운 시즌의 막스마라 컬렉션에 영감을 준 것 역시 브론테(Brontë) 자매나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같은 여성 소설가였다. 또한 19세기 여성 사진가로 활동한 줄리아 마거릿 캐머런(Julia Margaret Cameron)의 포트레이트 작품을 무드보드에 붙이고 이번 컬렉션을 구상했다고 밝혔는데, 줄리아 마가릿 캐머런은 버지니아 울프 작가의 증조모이기도 하다.

컬렉션은 고혹적인 와인 컬러로 시작했다. 날씬한 허리 라인을 강조하는 르댕고트(Redingote)는 탈착 가능한 퀼팅 안감과 가죽 또는 시어링 소매를 추가해 더욱 견고한 느낌으로 선보였다. 르댕고트는 종종 허리라인에서 커팅 되어 앞트임이 있는 우아한 풀 스커트로 변형됐다. 이는 흔히 ‘쫀쫀하다’고 표현하는, 견고한 느낌의 리브 니트 상의, 레깅스 등과 매치했다.

와인 컬러는 레드, 베이지, 카키, 카멜, 브라운 컬러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막스마라 고유의 ‘까샤(Cascia)’ 컬러는 브론테 자매의 고향인 요크셔(Yorkshire)의 돌과 하늘에서 인스피레이션을 받아 밝은 톤부터 어두운 톤까지 다양하게 그러데이션 됐다.

그리고 역시 다채로운 코트 선택지가 펼쳐졌다. 밀리터리 스타일의 그레이트 코트, 신사 스타일의 프록코트, 넉넉한 실루엣의 클러치 코트, 케이프 그리고 로브 드 샹브르(robe de chambre)까지! 다채로운 디자인의 코트는 고밀도 더블 페이스 캐시미어, 광택이 도는 드레이프(Drape), 깃털처럼 가벼운 워스티드(Worsted) 등 캐시미어와 함께 클래식한 트위드 소재로도 선보였다. 시어링 소재로 만든 투박한 베스트와 주머니가 많이 달린 유틸리티 재킷, 캐주얼한 보머 재킷, 퀼팅 파카, 가죽 백팩과 크로스 보디 백, 고글 등 스포티한 스타일을 간간이 가미하여 여성의 강인한 면모를 강조했다. 쇼의 대미는 고딕적 터치를 더한 블랙 벨벳 드레스 시리즈가 장식했다.

<제인 에어(Jane Eyre)>의 여성스러운 위엄과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의 진심 어린 열정, 그리고 막스마라의 필승 컬러 팔레트가 녹아 있는 컬렉션이었다.

영상
Courtesy of MaxMara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