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끝없는 무대를 펼쳐나가고 있는 송지오의 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송재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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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 송지오의 첫 번째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되었다. 이 공간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송재우 내년이면 송지오가 파리 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인 지 20년이 된다. 파리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만큼 파리에 송지오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는 건 항상 마음 깊이 갈망하던 일이었다. 2022년부터 송지오의 컬렉션 라인을 국내외로 확장하면서 컬렉션, 화보, 아트워크, 인테리어 등 전반적인 리뉴얼 작업을 했고 파리 플래그십도 완성도 있게 오픈할 수 있는 적기라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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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자세히 묘사한다면? 고객들이 이곳에서 어떤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송재우 송지오의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는 아트와 패션이 결합된 아트 패션 스페이스로 파리의 고전주의와 한국의 모더니즘을 송지오의 아방가르드 디자인을 통해 융합한 공간이다. ORDER DISORDER, 질서 무질서라는 의미의 이원성 미학을 건축 디자인으로 재해석해 대칭과 비대칭, 빛과 어둠, 직선과 곡선, 매스와 분할,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송지오 파리 플래그십은 강렬한 파사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파리 건축의 상징 과도 같은 19세기 오스만 양식의 건물을 거친 콘크리트와 검은 철과 나무로 강렬히 관통하며 전통적인 파리의 거리에 파괴적인 인상을 남긴다. 스토어 내부는 총 3층, 5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송지오의 컬렉션 스토어, 아뜰리에, 그리고 전시 공간으로 완성했다. 매장 전면 1층과 지하는 송지오의 컬렉션 라인과 송지오 옴므 라인이 판매되는 매장, 2층은 송지오의 아트워크가 작업되는 파리 아뜰리에, 그리고 매장 후면의 1-2층 공간은 아티스트 전시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오래된 건물의 기존 구조를 보존한 체 공간 구성과 디자인을 했고 고객이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공간들에서 송지오의 패션과 예술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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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창문과 고전 건축의 열주를 연상시키는 검은 콘크리트와 오크 우드 기둥 그리고 7.5m 높이의 콘크리트 계단 등의 건축 요소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어떤 것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되었나.
송재우 파리 플래그십과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의 건축적 영감은 Stripped Classicism, 박탈된 고전주의다. 스트립트 클래시시즘은 20세기 고전주의 건축 양식과 현대적인 ‘모더니즘’ 사상이 결합되어 탄생한 이원적인 건축 양식이다.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던 과거를 재해석하고 현대성의 힘을 불어넣어 과거의 이상과 현대의 질서가 공존하는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했으며 가장 고전적이고 자연적인 목재, 그리고 그와 상반되는 현대적이고 공업적인 콘크리트로 지어진 송지오의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하우스 특유의 이원적인 미학을 담아내고자 했다.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준비하면서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송재우 마레 지구는 여전히 중세 시대의 건물도 보존되어 있을 정도로 파리 안에서도 고전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한 마레에, 또 건축적,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건축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 안에 매장을 지으려다 보니 복잡한 규제와 절차를 따라야 했고 앞서 언급한 7.5M 높이의 콘크리트 계단도 3개 층을 반드시 하나의 ‘통로’로 연결해야 한다는 규제에서 비롯되었다. 매장을 찾는 데만 1년 또 건설하는데 1년, 총 2년의 준비 기간 동안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대단히 값진 시간이었다.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후 패션위크에서 25FW 컬렉션 ‘PICCADILL(피카딜)’이 공개되었다.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다.
송재우 나에게 파리는 컬렉션을 선보이기 위해 자주 가던 도시이기 때문에 익숙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이방인의 느낌이 들었던 도시다. 그러나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가 생기고 돌아가 보니 송지오를 패션위크를 통해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애정해 주는 마니아 층과 커뮤니티가 생기면서 파리와 더 융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파리 패션위크 기간 동안 공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장이 상당히 북적였다. 올해 여름에 오픈 예정인 여성 플래그십 스토어 공사도 시작되는데 대단히 설레고 기대된다.
도산 공원에 위치한 아트 패션 스페이스 갤러리 느와 역시 단순한 매장이 아닌 다양한 예술 전시와 협업을 진행한다고 들었다.
송재우 갤러리 느와는 송지오의 컬렉션, 창작 과정, 그리고 아트 갤러리를 결합한 아트 패션 스페이스다. 송지오 컬렉션의 영감, 예술 작품, 미디어 아트를 비롯해 젊은 작가들의 전시를 함께 선보이며 아트 패션을 추구하는 송지오의 아이덴티티와 철학을 담아내는 공간이다. 매 시즌 송지오의 컬렉션은 캔버스 위에서 시작된다. 시즌의 영감, 아이디어, 감정들이 캔버스 위에 그려지고, 그 작품이 컬렉션의 영감이자 상징이 된다. 갤러리 느와에서는 이러한 순수한 창작 과정과 하우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특히 3층의 갤러리 공간은 매장과는 독립적인 공간인데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의 전시를 개최하며 관람객들에게 깊이 있는 문화적 경험을 선보이고 있다. 2월 21일부터 3월 30일까지는 수린(Surin) 작가의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수린 작가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미술 작가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름다운 형태의 조각들을 디지털 아트를 기반으로 현실로 꺼내오는 작업을 하는 특별한 아티스트다.
글로벌 패션 하우스로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송지오의 행보가 매우 기대된다. 곧 새로운 우먼 라인 론칭 소식도 있다고 들었다. 송지오의 궁극적인 목표와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송재우 새롭게 론칭하는 우먼 라인은 송지오 하우스가 글로벌 패션 하우스로 거듭나는 데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방가르드 미학을 추구하는 하우스로서 새롭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함에 있어 자유롭고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여성복은 송지오에게 전환점이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송지오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장 크리에이티브하고 아트적인 송지오만의 독보적인 룩을 만들어 한국 패션과 문화의 예술성을 전 세계에 확립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