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머핀 서울로 향하는 당신을 위한 짧은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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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자연을 주제로 작업을 지속한 한국의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은 60여 년간 조각의 정통 문법을 구사하는 동시에 조각적 아이디어를 회화와 판화 등으로 확장한 밀도 있는 작업을 선보였다. 자연에 대한 깊은 존경에 기반한 유기적 시각 언어는 1960년대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1984년 아르헨티나 이주 후 멕시코, 브라질 등지에서도 활동했던 그의 노마드적 삶의 방식과 연결돼 있다.
자연 및 우주 만물의 질서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조형 언어는 육체적인 노동을 거쳐 작품으로 완성된다. 또한 김윤신식 회화는 채도 높은 원색 화면과 기하학적으로 분할된 표면이 특징이며, ‘합’과 ‘분’의 과정을 수반한다. 작가는 나이프를 이용해 채색한 화면의 페인트를 긁어내는 방식을 취하는데, 화면이 분할됨에 따라 기하학적 조형 인자와 조각적 공간이 형성된다.”
– 백정윤(리만머핀 서울 Communications Associate)
리만머핀 서울은 오는 3월 15일까지 그룹전 <숭고한 시뮬라크라>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김윤신, 김창억, 홍순명, 스콧 칸은 각자의 작품 세계를 통해 풍경화의 끝없는 잠재력을 펼친다. 보드리야르가 고안한 ‘시뮬라크럼’은 원본을 참조하지 않는 모방을 뜻하는데, 네 작가는 이 개념을 넓게 해석하며 미술이 풍경에 개입하는 방식을 살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나 주목해야 할 작품에 대해 리만머핀 서울 Communications Associate 담당 백정윤이 말했다.
- 글
- 홍수정(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리만머핀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