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DY LIANG 2025 FW 컬렉션
사랑스러운 코케트코어로 ‘소녀들의 미우미우’로 등극한 디자이너 샌디 리앙. 작년에 사랑스러운 아기를 출산하며 SNS에 ‘나는 엄마다(I’m mom)’라고 올렸던 디자이너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개인적 이야기를 런웨이에 술술 풀어내는 샌디 리앙답게 2025년 FW 시즌,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에서 영감을 받아 도파민 터지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독특한 주제를 통해 무채색이 지배한 뉴욕 패션위크에 재미를 불어넣은 것! 토이저러스, 폴리 포켓, 퍼비, 다마곳치 등 90년대 장난감의 요소요소가 런웨이 위에 알록달록한 만화경처럼 펼쳐졌다. 샌디 리앙은 자신이 ‘열렬한 수집가’라며 “이번 컬렉션은 어린 시절에 좋아하는 장난감을 고르고, 부모님께 사달라고 졸랐던 바로 그 느낌을 구현했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룩은 실사 사이즈로 확대한 장난감 옷 같았고, 낙관적인 즐거움이 넘쳤다. 첫 번째 룩이었던 핑크 새틴 드레스에는 투명 비닐 별 모양 패치를 달고 안에는 마치 타임캡슐처럼 인형 옷을 담아두었다. 이는 잔잔한 꽃무늬 레깅스와 믹스 매치했다. 졸업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옷을 최대한 활용하여 멋을 낸 소녀처럼 플리스 아노락, 인조 진주 목걸이, 메탈릭한 컬러의 스커트, 선물 포장용 리본 배지가 천진난만하게 믹스 매치됐다. 이질적이었던 플리스 아노락은 샌디 리앙이 어렸을 때 종종 빌려 입었던 아버지의 폴라 플리스를 재현한 것이라고! 훈장 모양의 리본 배지 안에는 샌디 리앙의 아기와 강아지 등 가족사진을 넣었다. 니트 풀오버, 실키한 원피스와 미니스커트에는 폴리 포켓 장난감을 연상케하는 미니 사이즈 옷을 부착했고, 일기장과 장난감 컴퓨터와 목걸이 등 소녀의 보물 목록을 실사 프린트로 넣기도 했다. 퍼비 인형에서 영감을 받은 불량식품 컬러의 페이크 퍼 스커트와 생일 파티의 꽃가루 장식에서 영감을 받은 반짝반짝 메탈릭한 원피스는 남들보다 더 눈에 띄고 시선을 끌고 싶은 싶은 소녀의 마음을 대변했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캘린더를 프린트한 미디스커트였다. 다이어리 커버가 비닐 소재로 되어 있었던 것은 만국 공통이었던 것인지 샌디 리앙은 캘린더 스커트를 비닐 소재로 만들었고 다이어리의 똑딱이 버튼까지 충실히 재현했다. 캘린더 스커트는 ‘토이저러스’ 로고를 패러디한 ‘샌디리앙’ 로고 티셔츠와 매치했다. BGM으로 소년과 눈사람의 감동적인 우정과 모험을 담은 동화이자 동명의 애니메이션, 더 스노맨(The Snowman)의 ‘공중을 걷다(Walking In The Air)’가 흘러나와 어린 시절을 몽글몽글하게 추억하는데 일조했다.
세련되고 근사한 뉴욕 패션위크의 궤도에서 경로를 이탈해버린 샌디 리앙의 2025년 FW 컬렉션은 무엇을 열심히 탐험하고 몰두하고 좋아했던 과거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샌디 리앙은 이번 컬렉션을 마친 뒤 ‘어린 시절의 환상이 실현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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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of SANDY LIANG, Instagram @sandyli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