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한 샤넬 어떤데? 25 SS 샤넬 오트 쿠튀르 컬렉션

명수진

CHANEL 25 SS 컬렉션

1915년, 마드모아젤 샤넬이 오트 쿠튀르를 오픈한 이래 샤넬은 현재 오트 쿠튀르에서 활동하는 가장 오래된 하우스가 됐다. 2025년은 샤넬이 오트 쿠튀르를 론칭한지 110년이 되는 해. 샤넬 컬렉션의 상징적인 베뉴인 그랑 팔레 중앙에 샤넬의 더블 C 엠블럼을 무한대 기호 모양으로 형상화한 나선형의 새하얀 런웨이가 설치됐다. 이는 시노그래퍼 겸 디자이너인 윌로 페론(Willo Perron)이 제작한 것으로 가장 오래된 쿠튀르 하우스라는 것과 오트 쿠튀르의 무한한 우수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곳에 제니, 지드래곤, 카일리 제너(Kylie Jenner), 두아 리파(Dua Lipa), 릴리 로즈 뎁(Lily-Rose Depp), 바네사 파라디(Vanessa Paradis) 등 샤넬을 대표하는 앰버서더들이 모여 샤넬의 110주년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축하했다.

사운드 디렉터 미셸 고베르(Michel Gaubert)와 작곡가 구스타브 루드만(Gustave Rudman)이 작업한 ‘리버(River)’라는 곡이 배경 음악으로 흘러나오고, 요즘 샤넬의 얼굴과도 같은 모델 롤리 바히아(Loli Bahia)가 오프닝을 열었다. 롤리 바히아는 수작업을 통해 고운 수채화 같은 컬러로 물들인 화이트 재킷과 미니스커트를 입고 등장했다. 얇은 벨트와 블랙 앤 화이트 컬러의 투톤 슈즈가 경쾌한 분위기를 더했다. 2025 SS 샤넬 오트 쿠튀르는 가브리엘 샤넬의 컬러풀한 색채를 탐구하는 동시에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채도를 발산하는 하루의 흐름을 담았다. 새벽의 은은한 일출부터 채도가 극대화되는 낮, 저녁의 여명과 짙은 푸른색의 밤까지 하루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무엇보다 샤넬의 상징적인 트위드가 버터옐로, 소프트 핑크, 민트 블루, 라일락 핑크 등 파스텔컬러로 물든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즐거웠다. 바이올렛, 핑크, 레드, 옐로 등 높은 채도의 컬러는 오랜만에 샤넬 컬렉션에서 보는 것 아닌가!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낮에서 밤으로 이어졌다. 레드 컬러의 이브닝드레스를 시작으로 밤하늘 은하수를 연상케하는 그러데이션 드레스, 테일 장식을 단 시스루 미니 드레스 등 고혹적인 이브닝 시리즈가 이어졌다. 흩뿌린 캐비아처럼 반짝이는 검은 비즈를 촘촘히 장식하고 중간중간 반짝이는 라인스톤을 빛나는 별처럼 박아 넣은 잉크 블루 컬러 드레스, 오프숄더에 클래식한 골드 버튼과 기하학적인 아플리케를 더한 화이트 드레스 등 확실히 이브닝 라인에 샤넬 오트 쿠튀르의 고객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많았다. 모델 루루 테니(Lulu Tenney)가 은빛 재킷과 화이트 스커트에 베일을 쓴 신부의 모습으로 등장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번 시즌은 샤넬의 인하우스 디자인팀인 크리에이션 스튜디오(Creation Studio)가 이끌었다. 크리에이션 스튜디오는 버지니 비아르가 물러나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 사이의 이행기에 믿음직스럽게 역할을 해내고 있다. 마티유 블라지는 오는 4월에 샤넬에 합류하는데 그의 첫 샤넬 컬렉션은 이전에 있었던 보테가 베네타의 비경쟁 계약 조항으로 인해 10월 이후부터 출시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샤넬이 오트 쿠튀르 110주년 컬렉션을 기념해 만든 다큐멘터리도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티에리 드마이지에르(Thierry Demaizière)와 알반 테우를라이(Alban Teurlai)가 감독을 맡아 오트 쿠튀르를 앞두고 더 분주해진 파리 31번가 깡봉 거리의 샤넬 본사의 모습을 담았다.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 마리옹 코티야르(Marion Cotillard) 등 샤넬의 주요 앰버서더가 샤넬의 특별함을 언급하고, 이번 컬렉션의 피날레 모델이었던 모델 루루 테니가 마무리 피팅을 위해 오가는 장면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영상
Courtesy of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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