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연애 세포를 되살려줄 사랑 영화 4편

김나래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 타임!

<말할 수 없는 비밀>

첫눈에 반한 사랑을 향한 떨리는 감정,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겁니다. 2007년 개봉한 대만 청춘 영화의 명작인 <말할 수 없는 비밀> 또한, 운명처럼 마주친 남녀의 풋풋한 사랑을 다루고 있어요. 2025년 1월 28일 개봉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해당 작품의 리메이크 버전입니다. 비밀이 숨겨진 음악 대학교의 연습실에서 우연히 유준(도경수)과 정아(원진아)가 마주치면서 모든 것이 시작되어요. 서툴고 완벽하지 않아 더욱 예쁜 두 사람의 설익은 사랑과 두 사람을 이어준 연결 고리이자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인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 등이 우리 마음을 달콤하게 적실 예정입니다. 모처럼 예능이 아닌 영화에서 만나는 배우 도경수의 모습도 반갑기만 하네요.

<러브레터>

아름다운 설경과 전 국민의 머릿속에 “오겡끼데스까?”로 입력된 영화 <러브레터>가 제작 30주년을 맞이해 재개봉했습니다. 이번이 벌써 9번째 재개봉인데도 극장가의 반응은 잔잔하게 일고 있는데요, 아마도 지난달 사망한 주연 배우 나카야마 미호를 추억하는 오랜 팬, 그리고 <러브레터>를 처음 접하는 MZ 세대들의 영향이 아닐지 추측해 봅니다. 영화는 약혼자인 후지이 히츠키를 잃은 와나타베 히로코가 죽은 약혼자와 동명이인이자 동창생이었던 이와 우연히 편지로 연결되면서 사랑했던 이와의 감정을 새롭게 기억할 힘을 얻고, 마침내 앞으로 나아간다는 줄거리입니다. 다시 만날 수 없는 님에 전하는 남은 이의 안부 인사와 같은 영화.

<러브 미>

샘 주체로, 앤디 주체로 형제 감독의 영화 <러브 미(Love Me)>를 놓고, 해외 매체에서는 “<월-E>와 <그녀(Her)>가 만난 듯한 이야기”라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영화 <러브 미>는 인간이 멸종된 세상에서 첨단 기술을 탑재한 부표인 ‘미(Me)’와 인공위성 ‘아이엠(Iam)’이 인터넷을 통해 인간의 삶을 학습하고, 사랑을 나누면서 새로운 정체성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그린다고 합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스티븐 연이 틀에 얽매이지 않은, 독특한 커플을 연기해요. 사랑에 ‘키’를 두고 있되 존재와 삶에 대한 범인류적인 가치를 고찰하는, 약간은 심오함이 담긴 영화. AI 시대에 어울리는 사랑 이야기가 또 한 편 탄생한 듯합니다. 1월 31일 북미 개봉.

<메모리>

기억을 잃어가는 남자, 평생 지우고 싶지만 너무나 또렷한 기억 때문에 고통스러운 여자. 영화 <메모리>는 상처받은 두 영혼이 만나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천천히 사랑을 싹틔워가는 구원 서사입니다. 사랑이라는 위대한 감정 앞에 타인의 과거 혹은 현재의 기억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장 없는 담담한 연출과 배우들의 능란한 일상 연기 덕분에 전형적인 ‘신파’처럼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도 이 영화의 미덕. 연기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두 연기파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과 피터 사스가드가 열연합니다. 메가폰은 멕시코 출신의 미셸 프랑코 감독이 잡았어요.

사진
홍보대행사 ZINESS, wannabe FUN,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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