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리고 펴고, 올 봄 패션은 중력을 거스르는 철사?

철사로 ‘손맛’ 살리는 스타일링

셔츠의 카라와 소매를 어느 정도 꺼내고 어느 정도 접느냐의 디테일 차이가 옷차림의 완성도를 좌우하기도 하죠. 이런 ‘손맛’을 살리는 스타일링이야말로 고수들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올 봄 영리한 디자이너들이 옷의 카라와 밑단에 철사를 심어 이 영역의 문턱을 쉽게 낮췄습니다. 뿐만 아니라 드레스의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잡는데도 와이어가 더해졌죠. 올 봄 중력을 거스르고, 멋을 살려주는 핵심에는 철사가 자리합니다.

실험적인 패션을 마다하지 않는 프라다. 2025 봄/여름 남성복 런웨이에 셔츠의 카라와 소매, 밑단에 철사를 넣은 셔츠를 선보였습니다. 가디건 위로 나온 셔츠 카라와 소매를 구부려 접어 올리고, 치켜세워 보다 자연스러운 디테일을 완성했고, 와이어 덕분에 이 모양이 쉽게 무너지지 않았죠. 셔츠 뿐만 아니라 재킷에도 같은 방식으로 철사를 더해 룩의 디테일을 살렸습니다.

남자 쇼에서 보여줬던 프라다의 실험 정신은 여성 쇼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남성복과 마찬가지로 와이어가 더해진 셔츠를 선보였고, 레깅스나 와이드 팬츠에 더해 중성적인 룩을 제안했습니다.

와이어는 셔츠 뿐만 아니라 스카프에도 더해져 마치 바람에 날리는 듯한 스카프 끝자락을 연출했고, 빈티지한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의 어깨 끈에도 들어가 생동감을 더했죠.

프라다가 일상복에 와이어를 더했다면, 로에베는 와이어로 드레스의 골격을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힘없이 떨어지는 얇은 시폰 소재 드레스가 탄탄하고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갖게 되었죠.

뿐만 아니라 가죽 소재의 코트나 셔츠, 스커트의 끝에도 와이어를 더했습니다. 프라다가 철사를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에 활용했다면 로에베는 좀 더 큰 굴곡을 만들어 아티스틱한 실루엣을 만드는 데 집중한 것이 두 브랜드의 차이점이죠.

올 봄엔 철사를 구부리고 펴는 독특한 스타일링으로 옷을 입는 재미를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