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아름다운 낮과 밤, 25 FW 돌체앤가바나 남성복 컬렉션

명수진

DOLCE & GABBANA 2025 FW 컬렉션

섹시한 마초맨을 연기하겠다고 작정한 듯, 정해인, 노상현, 남윤수 배우가 한껏 치장하고 나타났다. 머리에 포마드를 발라 흐트러짐 없이 넘기고 깊게 파인 셔츠 사이로 가슴 근육을 드러낸 이들이 곳곳에서 터지는 눈부신 플래시 세례를 만끽했다.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모습은 런웨이의 프리퀄이었다. 돌체앤가바나 2025 FW 남성복 컬렉션의 주제는 ‘파파라치(PAPARAZZI)’. 이번 컬렉션은 파파라치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고 알려진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감독의 1960년대 컬트 영화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에서 영감을 받아서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았던 이탈리아 영화 황금기 배우의 라이프스타일을 풀어냈다. 지난 40년 동안 스타들의 레드 카펫 의상을 도맡은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가 누구보다 가장 가깝게 지켜보았을 유명인의 스타일 공식은 무엇이었을까?

유명 배우의 삶의 궤적을 따라 컬렉션은 자연스럽게 낮과 밤 테마로 나뉘었다. 쇼가 열리는 메트로폴(Metropol) 극장 바닥에 보르도 와인 컬러의 벨벳이 깔리고, 파파라치 역할을 맡은 모델들이 런웨이 양쪽에 무리 지어 서서 새로운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플래시를 아낌없이 터트렸다. 오히려 캐주얼한 아이템을 자유롭게 믹스 매치한 스타 역할의 모델과 블랙 슈트를 댄디하게 갖춰 입은 파파라치의 대조적 설정이 더욱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했다.

캐주얼 아이템과 라운지 웨어와 글래머러스한 아이템이 스타의 데이타임 스타일링에 자유롭게 믹스됐다. 굵은 짜임의 니트, 워싱 데님, 와이드 카고 팬츠, 오버사이즈 파카, 시퀸 블레이저, 레더 블루종, 무스탕 베스트, 치타 프린트 코트, 오버사이즈 퍼 코트, 더블 웨이스트 밴드의 슬랙스, 클래식 체크 패턴의 슈트, 커머밴드 등 스타의 옷장에 있을 법한 수많은 아이템이 등장했다. 특히, 은은한 광택이 도는 초콜릿 브라운 컬러의 벨벳 슈트는 오늘날 스포츠 스타에게도 어울릴 법한 아이템이었다. 경기장 입구에서 경기장까지 이어지는, 일명 터널워크 노출을 통해 패셔니스타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몇몇 NBA 선수처럼 말이다.

이브닝 테마는 잠깐의 암전 이후 시작됐다. 블랙 턱시도를 중심으로 우아함, 관능미가 최고조에 달했다. 이브닝 턱시도는 새틴, 벨벳, 시퀸 등 광택감 있는 소재로 화려함을 한껏 살렸고, 일반적인 턱시도보다 넓은 라펠 디자인이 화려함의 ‘킥’을 더했다. 또한 볼륨감 있는 통통한 보타이와 1940년대 스타일의 브로치, 실크 스카프가 화려한 분위기를 더했다.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 듀오는 글래머러스한 스타의 라이프스타일에 돌체앤가바나가 빠질 수 없는 이름임을 다시 한번 강하게 설득했다.

사진, 영상
각 인스타그램, Courtesy of Dolce & Gabb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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