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숨은 원인
식단도 잘 지키고, 운동도 열심이지만 그에 비해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면 장 건강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 소화가 더디고, 배변 활동까지 원활하지 않다면 더욱 의심할 만하죠. 장내 균형이 깨지면, 소화불량과 비만은 물론 고혈압, 아토피 등 자가면역질환이나 대사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거든요. 특히 ‘뚱보균’이라 불리는 유해균이 장 속에 살고 있다면, 그간 당신의 다이어트를 적극적으로 방해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뚱보균, 정체가 뭔데?
뚱보균은 학술적으로 퍼미큐티스(Firmicutes)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장내 세균군입니다. 장에 존재하는 여러 미생물 중 하나로, 탄수화물과 지방의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하죠. 하지만 퍼미큐티스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이상 증상이 발생합니다. 음식 에너지를 필요 이상으로 끌어내어 체지방으로 저장시키는 것이 문제죠. 다시 말해, 뚱보균이 많을수록 적은 양의 음식을 섭취해도 더 많은 칼로리를 저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뚱보균은 소화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음식이 장에 머무는 시간을 길게해서, 장내에서 칼로리와 영양소가 더 많이 흡수되는 결과를 초래하죠. 뿐만 아니라, 체내 지방 저장에 관여하는 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렙틴(leptin)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렙틴은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데요, 뚱보균이 렙틴 저항성을 유발해 뇌가 포만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음식을 섭취하려는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실제 다수 연구를 통해, 비만인 사람의 장내 미생물 군집은 정상 체중인 사람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뚱보균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죠. 반대로, 날씬한 몸을 가진 사람의 경우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라는 세균군이 높게 나타나는데요, 이는 뚱보균과 반대로 체중 증가를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뚱보균으로 인한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은 단순히 체중 증가뿐 아니라 대사 질환, 염증성 장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뚱보균을 없애는 생활 습관 3가지
1. 식이섬유를 늘이고, 당과 정제 탄수화물 줄이기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대표적인 먹거리입니다. 건강한 미생물 군집을 형성하는 데에 도움을 주죠.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트(Nutrients)에 실린 21년도 연구에 따르면 풍부한 식이 섬유 섭취가 뚱보균의 비율을 줄이고, 뚱보균의 반대 격인 박테로이데테스의 성장을 촉진해서 장내 균형을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통곡물, 채소, 과일, 콩류와 같은 식품이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식품은 소화가 천천히 이루어져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고,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돕습니다. 이와 반대로 설탕과 흰 밀가루와 같은 정제 탄수화물은 뚱보균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이들을 대신해 앞서 언급한 복합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세요.
2.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섭취
우리가 ‘유산균’으로 통칭하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유익한 ‘균’을 보충하는 것이고, 프리바이오틱스는 그 유익균이 잘 자랄 수 있는 ‘먹이’를 제공하는 것이죠. 서로 보완 관계에 있는 두 영양을 두루 섭취하면 장 건강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요거트, 김치, 된장 등 유산균과 비피터스균이 포함된 발효식품을 자주 섭취하세요. 더불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이눌린 성분이 풍부한 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유익균 활성화에 도움을 줍니다. 이눌린은 프리바이오틱스의 한 종류로 양파, 마늘, 바나나 등에 풍부하게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
운동은 대사 건강을 향상시켜 장내 미생물 균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실제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규칙적으로 병행하는 습관이 장 건강을 강화한다는 연구(Sports Medicine, 2019)가 보고 되기도 했습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 건강도 신경 써야 하죠. 스트레스는 장 건강에 실질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거든요. 특히 충분한 숙면은 장내 미생물 균형과 면역 체계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혀진 만큼(Sleep Medicine Reviews, 2021) 매일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지키고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주세요.
- 사진
- Gettyimages, Splas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