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우리가 사랑할 영화 12편

김나래

장르별로 골고루!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리스트

<검은 수녀들>

이번에는 강단 있는 수녀들 차례입니다. 2015년 개봉한 <검은 사제들>의 속편 격인 <검은 수녀들>이 돌아옵니다. 후속작이긴 하나 전작과 세계관만 공유한 채 연출도, 출연 배우진도 몽땅 갈이를 했죠.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려 금지된 구마 의식에 나서는 수녀 역할은 송혜교와 전여빈이 맡았습니다. 전작에서 사제로 활약한 김윤석, 강동원의 캐릭터를 나란히 이어받은 셈이죠. 연기 구멍 없는 두 사람의 앙상블 소식에 일단 먹고 들어가는 영화. 한국형 오컬트 영화 계보에 누가 될지, 빛이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1월 24일 개봉.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몇 년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차곡차곡 서사를 쌓아온 샘 윌슨의 캡틴 아메리카 데뷔작. 스티브 로저스의 은퇴로 캡틴 아메리카의 자리를 물려받은 샘 윌슨은 대통령이 된 로스 장군과의 재회 후 전세계를 장악하려는 적의 음모에 맞설 준비를 마쳤는데요. 새로운 캡틴이 과연 전임자의 명성에 걸맞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확인받는 기로에 섰습니다. 마블이 제대로 힘줬다는 반응, 얽히고설킨 마블의 멀티버스 세계관이 얼마나 관객에 먹힐지 미지수라는 반응 둘로 나뉩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겠죠. 새로운 캡틴은 배우 안소니 마키. 2월 개봉.

<어 컴플리트 언노운>

티모시 샬라메가 5년간 모든 걸 다 쏟아부었다고 전해지죠. 전설적인 뮤지션 밥 딜런의 전기 영화 <어 컴플리트 언노운>에서 티모시 샬라메는 뉴스 보이 캡을 쓰고, 한쪽 손에는 기타를 든, 밥 딜런의 상징적인 외향 뿐만 아니라 노래까지도 완벽하게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수의 전작을 통해 검증받은 노래 실력이니 의심은 거둬도 좋습니다. 영화는 미네소타 출신의 19세 청년이 어떻게 미국 음악사에 길이 남는 아이콘으로 성장하는지, 초창기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티모시 샬라메의 역대급 캐릭터가 또 하나 탄생했습니다. 2월 26일 개봉.

<미키 17>

고대하던 봉준호 감독의 신작! 자원 채굴을 위해 얼음 행성에 파견된 ‘익스펜더블’, 즉 복제 인간 미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SF 영화예요. 익스펜더블은 원한다면 몇 번이고 프린트되어 전임자의 기억과 의식을 갖고 다시 태어납니다. 한 마디로 소모품처럼 쓰이고 버려지죠. 영화는 익스펜더블에 자원한 미키가 17번째로 프린트되고 사망한 것으로 오인 받아 18번째 미키를 프린트하면서 생긴 소동을 그립니다. 미키 역할은 로버트 패틴슨이 낙점됐어요. 그 외 틸다 스윈튼,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등의 대스타들이 총출동합니다. 3월 개봉.

<브리짓 존스: 매드 어바웃 더 보이>

브리짓 존스는 못 참죠! 허술하나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죠. 브리짓 존스가 9년 만에 네 번째 시리즈로 귀환합니다. 첫 편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2001년 개봉했으니 벌써 20년도 더 시간이 흘렀어요. 그사이 50대가 된 브리짓은 마크 다시와 사별하고, 싱글맘이 되어 삶의 새로운 챕터에 진입했습니다. 마크파 vs. 다니엘파로 나뉘어 격론했던 재미는 없겠지만, 중년에게 찾아온 사랑과 골칫거리를 해결하느라 고군분투하는 에피소드로 다시금 우리를 웃고 울릴 전망이에요. 소재 재탕이라는 의심 어린 시선도 있지만, 원래 아는 맛이 더 무서운 법이죠. 3월 개봉.

<28년 후>

좀비 영화의 손꼽히는 걸작이죠. <28일 후> 그리고 <28주 후>의 속편입니다. 1편을 함께한 감독 대니 보일과 각본가인 알렉스 가랜드가 다시 손 잡으면서 실상은 <28일후>의 후속편에 가까워요. 영화는 <28일 후>에서의 일이 생긴 뒤 28년여가 지난 때를 배경으로 합니다. 날뛰는 좀비들을 피해 철저히 섬 안에서 격리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변이된 좀비 바이러스가 다시금 시작되었다는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을 마주합니다. 전작보다 더욱 확장된 세계관과 공포, 그 안에서 격돌하는 생존에의 의지를 엿볼 수 있어요. 6월 개봉.

<전지적 독자 시점>

<파묘>와 <범죄도시 4>의 성과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어두웠던 한국 영화계에 반전이 되어줄 새해 기대작 중 하나로 점쳐집니다. 10년간 연재된 소설 내용 그대로 멸망한 현실에서 결말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인 김독자가 소설 속 주인공인 유중혁과 세상을 구하는 대장정에 나선다는 설정이 흥미를 자극하네요. ‘메가 히트작’인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지수 등이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벌써 환호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듯 하네요.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합니다.

<부고니아>

신하균 주연, 장준환 연출작인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작. 몇 년째 리메이크한다, 안 한다 소문만 무성하다 <가여운 것들>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그의 뮤즈로 몇 편째 함께해온 엠마 스톤이 출연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음모론에 사로잡힌 두 사람의 주인공이 유명 제약 회사의 냉혈한 CEO가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 확신하고 납치한다는 원작의 큰 줄기는 살리되 디테일에는 변화가 있어 보이는데요. 줄곧 평범하지 않은 세계관을 연출해 온 요르고스 란티모스 버전의 각색 결과가 몹시 기대됩니다.

<얼굴>

한국 영화계의 묵직한 이름으로 성장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 <얼굴>도 궁금한 라인업에 올라와 있어요. 촬영 기간 3주, 촬영 스태프 20여 명, 제작비 2억 원을 투입한 독립 영화입니다. 영화 <염력>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으로 연상호 감독과 합을 맞춰온 배우 박정민과 권해효, 신현민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합류를 알렸어요. 시각 장애인인 임영규의 아들 임동환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을 발견하고, 죽음 뒤에 숨은 진실을 파헤칩니다. 결과를 떠나 그간 상업 영화에 집중해 온 연상호 감독의 유연한 선택을 응원하는 마음이에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에 이어 3년 만에 선보이는 차기작. 걸리는 것 하나 없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던 회사원 유만수가 느닷없이 직장에서 해고되면서 아내와 두 자녀를 지키기 위해 재취업의 전선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룹니다.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가 쓴 <The Ax>가 원작. 유만수 역할은 <공동경비구역 J.S.A>, <쓰리, 몬스터>로 박찬욱 감독과 20년 만에 재회하는 이병헌이, 그의 아내 미리 역할은 손예진이 맡아 호흡을 맞춥니다. 스릴러가 가미된 박찬욱 표 블랙 코미디에 다시 중독될 시간이네요.

<위키드: 포 굿>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원작으로 유례없는 흥행 신기록을 쓰고 있죠. 두 편으로 나눠 찍은 영화 <위키드>의 후반부 이야기가 1년여의 시간이 흐른 뒤 공개됩니다. 1편에서는 초록색 피부 때문에 평생 외톨이로 살아온 엘파바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글린다가 어떻게 처음 만났고,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과정을 그렸다면 속편에서는 각성한 글린다의 본격적인 모험담이 펼쳐질 차례입니다. 엘파바와 글린다를 연기하는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열연과 하늘 높이 뻗어 나가는 두 사람의 목소리를 감상할 생각에 벌써 온몸이 둠칫둠칫하네요.

<아바타: 불과 재>

믿고 보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세 번째 아바타 시리즈. <아바타> 이후 13년 만에 촬영된 속편인 <아바타: 물의 길>과 동시 촬영해 줄거리가 연결되어 있지만, 제임스 카메론 감독 가라사대 “3편부터 봐도 이해하는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하네요. 타이틀 그대로 불과 화산을 다루는 ‘재의 부족’이 새롭게 등장합니다. 1편과 2편이 인간과 나비족 사이의 대립을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3편에서는 판도라 행성의 신문화, 이전 작에서는 한 번도 그려지지 않았던 나비족의 부정적인 면모가 비춰진다고 해요. 새로운 이야기의 대흥행을 점쳐봅니다. 12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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