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2024년 마지막 날까지 잘 살아봐요!
며칠 남지 않은 2024년, 후회를 남기기보다는 즐겁고, 소소한 기쁨을 찾아 누려보는 것을 어떨까요? “행복한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는 날들이 아니라 진주알이 하나하나 한 줄로 꿰어지듯이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인 것 같아요.” 빨간 머리 앤의 유명 대사처럼 꼭 특별한 일을 벌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올 한 해 하루하루 열심히 산 나 자신을 토닥여주고, 새로운 해의 시작을 반갑게 기다리면서 아래 영화들과 함께해보아요. 긍정의 기운이 샘솟을 거예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오늘과 내일이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직장인 월터는 공상을 즐겨하며, 모험 가득한 인생을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면서 지내죠.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일하던 잡지사의 폐간을 앞두고, 마지막 호의 잡지 표지 사진을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일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 만큼은 누구보다 뒤지지 않았던 월터는 표지 사진을 찍은 오지 전문 사진가를 찾으러 직접 여행길에 나서요. 그린란드의 거친 바다를 건너고, 화산이 폭발하는 아이슬란드를 누비며, 월터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진짜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상상에 그치지 말고, 한 번쯤 원하는 인생을 위해 용기 내 한 걸음 내디디라.” 새해, 짜릿한 용기와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줄 영감을 충전하고 싶은 이들에게 월터의 도전은 훌륭한 응원이 되어 줄 듯합니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한 마디로 이 영화는 아내의 외도에 충격을 받아 정신과에 다녀온 전직 교사 팻과 남편의 죽음으로 외로움에 허기진 티파니의 ‘실버라이닝(희망의 한 줄기)’ 찾기 프로젝트라 할 수 있어요. 티파니는 팻이 아내와 재결합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조건으로 댄스 대회에 참가하자 제안을 하고, 이를 수락한 팻은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티파니와 시간을 보내면서 차츰 마음을 열게 되는데요. 영화는 사람에 의해 상처받은 두 사람이 사람에 기대 치유하고, 긍정성을 회복하는 성장사에 중심을 두고 있어요. 모두 각자 삶의 무게를 이고 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담담한 위로를 건넵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옷을 입은 휴머니즘 영화라 정의하고 싶네요. 다 보고 나면 따끈따끈한 수프 한 그릇을 먹은 듯 훈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수상한 그녀
칠십 대의 할머니 오말순에게 다시 젊음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소동을 그리고 있어요. 오말순은 가족들이 자신을 요양원에 보내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으로 방황하다 이끌리듯 들어간 ‘청춘 사진관’에서 20대로 돌아가는 마법 같은 일을 경험하죠. 기왕 이렇게 된 것 이름도 바꾸고, 못다 이룬 가수의 꿈을 이루려 이런저런 도전에 나서는데요. 인생 2회차를 사는 임은경과 나문희의 현란한 연기 크로스 덕분에 요절복통 박장대소하는 에피소드를 보는 내내 울다가, 웃다가 지루할 틈 없이 없어요. 영화는 인생에 뭐가 더 특별한 일이 남아 있을까 싶은 황혼기에도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요. <오징어 게임>의 감독 황동혁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얼마 전 리메이크 드라마가 새롭게 시작했죠.
어바웃 타임
연애 한 번 못 해보고 대학생이 된 팀은 스물 한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바로 집안 대대로 가문의 남자들에게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대물림 된다는 사실 말이죠. 그때부터 팀은 간발의 차로 놓친 사랑을 쟁취하고, 되는 일 없이 엉망인 여동생의 인생을 수정하러 과거로 향하는 시간 여행을 떠나요. 몇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팀은 몇 번이고 과거로 돌아가 새로운 선택을 내리고 현재로 다시 온대도 입맛에 딱 맞는 완벽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습니다. 가능한 되돌리고 싶은 선택을 만들지 않으려 현재에 집중하고, 주어진 인생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 나가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영화에요.
미스 리틀 선샤인
꿈 많은 7세 소녀인 올리브의 꿈은 어린이 미인 대회인 ‘미스 리틀 선샤인’에 출전하는 일. 불같은 성격의 할아버지, 우울한 삼촌, 안되는 사업 아이디어를 내려놓지 못하는 아빠, 반항적인 오빠, 그리고 이 모든 이들을 중간에서 아우르는 엄마까지. 화목함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가족들은 낡은 미니밴을 이끌고 올리브의 꿈을 이루려 캘리포니아로 향해요. 본래 가까운 부모, 형제와의 관계가 제일 어렵지 않나요? 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느꼈던 적도 많고요. 후버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행하는 내내 티격태격하던 가족들은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서로의 결핍을 이해하고, 거리를 좁혀 나가죠. 후퍼 가족을 보면서 가족이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면서 행복을 찾는 사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결국엔 사랑과 연대가 정답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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