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가 전하는 놀라운 창의성과 예술의 세계!
지난 10월, 에르메스의 불멸의 유산, ‘브리드 드 갈라(Brides de Gala)’ 디자인에 대한 헌사이자 찬사인 축제 ‘브리드 드 갤럭시(Brides de Galaxy)’가 열렸다. 이벤트가 열리기 전, 에르메스 여성 실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세실 페세(Cécile Pesce)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W Korea> 만나서 반갑다. 한국은 처음인가?
세실 페세 그렇다. 어제 도착해서 아직 다른 경험을 못했지만 한국 스태프들이 매우 친근하게 맞아줘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이 실크를 매우 사랑하는 나라로 알고 있기에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찾았다.
‘브리드 드 갈라’ 스카프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총괄 아티스틱 디렉터, 피에르 알렉시 뒤마의 증조부인 로베르 뒤마가 1957년에 처음 선보였다. 에르메스 박물관에 있는 승마용품인 말굴레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인데, 말굴레를 바닥에 놓고 이리저리 배열해보다 로베르 뒤마 회장님이 디자이너 위고 그릭카(Hugo Grygkar)에게 ‘이 배열 그대로 스카프 디자인을 해달라’고 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최신 ‘브리드 드 갈라’ 스카프의 특징은?
오랜만에 브리드 드 갈라의 오리지널 디자인이 다시 등장했고, 새로운 컬렉션으로는 꽃 문양을 가미한 스카프를 선보인다. 실제 꽃 일러스트레이터인 크리스틴 앙리(Christine Henry)가 재해석한 가장 최신 디자인으로, 오늘 저녁 이벤트에서 볼 수 있다.
이벤트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실크의 새로운 면이 있다면 무엇일까?
액세서리가 스타일을 창조한다는 점. 다양한 테마를 통해 실크 스카프가 주체가 되어 스타일을 표현한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 이벤트에서는 각기 다른 룩을 입은 남성과 여성 무용수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착용한 스카프가 춤추는 안무 공연을 준비했다. 이 공연으로 실크 스카프가 어떤 룩에도 어울리며 그 자체로 스타일을 연출해낼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부각하고 싶다. 오늘 행사의 주인공은 스타일을 위한 실크 스카프가 될 것이다.
오늘 행사가 더욱더 기대된다. 에르메스 실크는 예측 불가한 컬러 조합을 바탕으로 예술적인 프린트가 강조되는데, 어떤 노하우가 담기나?
컬러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컬러의 분위기를 정한 후 디자인이 들어가기도 하는데, 컬러는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디자인의 일부를 부각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작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아티스트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20년 전부터 에르메스 디자인 작업을 해오고 있는 여성 아티스트, 비르지니 자맹(Virginie Jamin), 그리고 그리스 출신 남성 아티스트, 엘리아스 카푸로스(Elias Kafouros). 탁월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관을 펼친다.
멋지다고 생각한 실크 스타일링은?
착용한 옷의 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톱처럼 착용할 수도 있고 목에 감아 등 뒤로 늘어뜨려 돋보이도록 착용할 수도 있다. 착용자의 걸음걸이와 함께 스카프의 스타일이 완성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저녁에는 좀 더 눈에 띄는 스타일로 스카프를 연출할 수 있고, 아주 크게 펼쳐지는 커다란 숄을 선택할 수도 있다. 주말에는 조금 더 편안한 느낌으로 트레이닝복에 반다나로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것처럼 스카프의 착용 방식은 그 날의 상황, 기분, 활동, 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금 착용한 스카프가 정말 잘 어울린다.
매우 좋아하는 스카프다. 클래식이자 나에게는 진정한 에르메스 스카프다.
당신이 말한 ‘진정한’ 에르메스 스카프는 무엇인가?
말에 관한 스카프로 원래의 도안을 완벽히 재현한 디자인이다. 에르메스 초기 실크는 여성 의류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액세서리 개념이었지만 에르메스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그래서 초기 스카프들은 말, 마차, 말굴레를 비롯한 에르메스 최초의 메티에인 승마용품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2005년에 에르메스에 합류했다고 들었다. 20년째 에르메스 실크를 다루며 얻은 교훈이 있다면?
컬러의 언어, 디자인, 그리고 에르메스의 울타리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진중함과 가벼움의 즐거움. 매우 진중한 자세로 일을 하되 그렇다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태도!
에르메스의 실크 디자이너를 꿈꾸는 지망생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우선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그림을 배운 후 스카프에 담길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게 첫 단계일 것이다. 평면 작업으로만 이루어지는 스카프 디자인은 의류와 다른데, 컬러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제조 과정, 인그레이빙, 리옹(Lyon)식 프린팅 등에 대해 잘 숙지해야 한다. 입사하기 전 최소 10년 정도는 다른 곳에서 경험을 쌓으면 도움이 될 거다. 에르메스에서 일하려면 에르메스가 아닌 것을 잘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