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맥주, 막걸리, 와인. 그 중 가장 살찌는 술은?

최수

님아, 그 술을 마시지 마오

요즘 야장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찰나의 계절을 누리기 위해 퇴근길 삼삼오오 모여 술 한잔 기울이는 날이 부쩍 늘었죠. 테이블 위를 채운 주종도 다양합니다. 한국인이 가장 즐겨 마시는 술로 꼽히는 소주와 맥주, 막걸리, 그리고 이제 대중적인 주류로 잡은 와인까지. 하지만 날씨 핑계 삼아 한잔 두잔 마시다 보면, 늘어나는 뱃살을 면치 못할 겁니다.

칼로리가 가장 술은 바로

우리가 자주 마시는 술 중에서 가장 열량이 높은 것은 소주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의하면 소주 한 병(360ml)의 열량은 408kcal입니다. 같은 양을 기준으로 봤을 때 와인은 약 290kcal, 막걸리는 178kcal, 맥주는 169kcal죠.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 맥아당과 같은 당류를 첨가한 제품이라면 열량은 더 높아집니다.

기본적으로 술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결핍된 고열량 식품입니다. 알코올은 1g당 7kcal의 에너지를 내는데요. 단백질이 1g당 4kcal, 지방은 9kcal의 열량을 내는 것을 비교해 보면 지방과 유사할 만큼 꽤 높은 수준입니다. 술이 다른 영양소와 다른 점은, 지방이나 단백질처럼 몸에 축적되지 않고 체외로 발산된다는 것이죠. 우리가 술을 마신 후 추위를 느끼는 이유가 같은 맥락입니다. 하지만 체외로 배출된다고 해서 살이 찌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알코올의 당분은 원천으로 복부에 지방을 축적하고 체내 코르티솔 수치를 높여 뱃살을 찌우는 주범이거든요. 코르티솔은 체내 지방세포에 영향을 미쳐 지방 분해를 억제하는데, 복부 지방세포가 코르티솔에 가장 잘 반응하기 때문이죠. 술을 많이 마실수록 몸속 코르티솔 수치가 증가해 뱃살이 더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술은 안 마시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마셔야 한다면 가급적 알코올 함량이 낮은 것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칼로리는 소주 다음으로 높은 편이지만, 한 잔 정도로 마무리하기엔 ‘레드 와인’이 제격이죠. 레드와인 속 항산화 성분인 레스베라트롤이 그나마 지방 흡수를 막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해 혈액 흐름을 돕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칼로리가 낮은 맥주는 어떨까요? 맥주는 가볍게 즐기기 좋아 인기가 많은 술이지만, 맥주가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 입맛을 돋우기 때문에 안주를 많이 먹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위 ‘입이 터지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는 것이죠. 칼로리는 되도록 낮은 것을 선택하되, 안주를 신경 써서 고르는 것이 술을 먹을 때 유념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술을 즐기려면

건강을 생각한다면 기름기가 적은 음식을 안주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삼겹살보단 목살을, 튀긴 닭보단 구운 닭을 선택하는 것이죠. 음식 속 단백질이 알코올이 몸에 늦게 흡수되도록 도우면서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을 완화해 주거든요. 또한 어느 정도 배를 채운 뒤 술을 마시는 것도 몸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닿는 위벽 면적이 넓기 때문에 위염이나 식도염의 위험이 크고, 빨리 취하게 되거든요. 식사를 다 하고 안주를 더 시켜야 한다면 샐러드나 마른 안주, 과일 등으로 메뉴를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과음 후에 먹는 당은 우리 몸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됩니다. 과음 후에 일시적으로 혈당이 떨어지는 현상을 막기 때문인데요.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물질이 우리 몸의 포도당 합성 작용을 방해하는데, 과일 속 과당이 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술을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술을 마시는 빈도와 양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8.7L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평균 소비량인 5.8L보다 훨씬 높은 수치죠. 꼭 다이어트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절주를 습관화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때입니다. 기분 좋은 날씨에 마음을 뺏기더라도, 절주를 위한 마음만큼은 지켜내기로 해요.

사진
Gettyimages, Splas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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