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바이너리’라 선언한 셀럽들

김나래

다양한 성 정체성의 문턱에 서서

한 번쯤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다 프로필란에 자신의 성별을 대명사인 ‘They/ Them’으로 기재한 것을 본 적이 있나요? 이러한 표기는 프로필의 소유자가 다양한 젠더 아이덴티티를 지지한다는 것 혹은 ‘논 바이너리(non-binary)’의 성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확률이 높습니다.

논 바이너리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전통적 성별 구분법에서 벗어나 특별히 자신의 성을 정의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성별을 선택한 이들을 뜻합니다. 눈으로 보이는 외향이나 스타일이 성 정체성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석되는 것 또한, 거부해요. 최근 할리우드의 TV와 영화, 극장가에서는 자신이 논 바이너리 연기자임을 선언한 이들이 적지 않은데요, 통상적으로 남자 배우상과 여자 배우상 두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연기 부문을 수상하는 오스카 시상식과 에미상, 토니상의 수상 방식에 문제 제기하는 차원에서 시상식에 불참하는 흐름도 있어요.

이미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와 같은 소규모 영화 시상식에서는 수상 목록에서 ‘남자 배우(actor)’와 ‘여자 배우(actress)’라는 표기법을 지우고, 연기(performance) 부문으로 대체한 사례도 존재하는데요, 더욱 다양한 성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대중에 넓혀가자, 목소리를 높이는 배우들, 자신들을 논 바이너리라 선언한 이들을 이 자리에 소개합니다.

저스틴 데이비드 설리번

브로드웨이 뮤지컬 <& 줄리엣>에서 줄리엣의 친구인 ‘메이’ 역할로 여러 비평가로부터 호평을 얻은 트렌스젠더 연기자인 저스틴 데이비드 설리번. 설리번은 지난해 토니상 후보에서 자진해서 사퇴했습니다. 남성 혹은 여성으로 시상식에 입후보해야 하는 것이 자신의 정체성에 반하는 결정이기에 내린 결정인데요, 연기를 하는 이들에게는 꿈의 자리인 토니상에 불참하고, 후보에도 자진 사퇴함으로 설리번은 “향후로는 배우들의 성별을 구분해 연기상을 시상하기보다 더 다양한 성 정체성을 존중하길 바란다”는 강력한 의견을 업계에 개진한 셈입니다.

엠마 코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스타인 라미 말렉과 공개 연애 중인 엠마 코린은 2021년 ITV와의 인터뷰 중 자신이 논 바이너리라 공개한 바 있는데요, 넷플릭스의 시리즈 <더 크라운>의 다이애나 스펜서, <데드풀과 울버린>의 카산드라 노바 등을 통해 작품마다 강렬한 연기로 뇌리에 남은 엠마 코린도 평소 인터뷰에서 “주요 영화제에서 주연상 부문을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단일 부문으로 통합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밝혀온 대표적 셀레브리티입니다.

데미 로바토

‘Sorry Not Sorry’의 히트곡을 남긴 팝스타이자 케이팝 스타인 르세라핌의 곡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를 협업한 데미 로바토 또한, 2021년 자신을 논 바이너리라 선언하면서 이제 더는 자신을 “그녀(She)”라 부르지 말 것을 팬들에 당부했습니다. 공식적으로 대명사 ‘They/ Them’을 사용할 것이라 공표한 데미 로바토는 자신이 어떤 정체성을 가졌는지 알아 가고 있는 ‘유동적’ 상황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어요. 성별과 커리어, 나아가 실력은 무관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당당하게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벨라 램지

우리에게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리아나 모몬트 역할로 잘 알려진 벨라 램지. 스스로 ‘비이성애자’로 밝힌 그는 2023년 HBO 최고 화제의 드라마인 <더 라스트 오브 어스>로 에미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었는데요, <옐로우재킷>의 논바이너리 스타인 리브 휴슨이 에미상에 오르는 것을 거부하는 결정을 내렸기에 그 또한 같은 선택을 내릴지 고민이 컸었다고 합니다. 제작자와 어렵게 결정해 에미상에 참여는 했으나 그 또한, <배너티 페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상 부분의 한계로 인해 논 바이너리 배우들이 그늘에 가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당찬 의견을 표시했어요.

사진
인스타그램 @justindavidsullivan, @emmalouisecorrin, @ddlovato, @bellaramsey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