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AITE 2025 SS 컬렉션
2016년에 데뷔 후 2022년과 2023년에 CFDA 올해의 여성복 디자이너 상을 수상하며 빠르게 스타 디자이너의 반열에 든 케이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캐서린 홀스타인은 지난 몇 년간 뉴욕 패션위크를 봐야 할 이유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케이트는 ‘진화’와 ‘발전’이 부족하다는 뼈아픈 비판을 받았었다. 이번 시즌 케이트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런웨이 중간에 미려한 금속 패널이 회전하고, 건즈 앤 로지즈(Guns N’ Roses)와 윌코(Wilco)로 세심하게 큐레이팅 한 사운드트랙이 울려 퍼지며 컬렉션이 시작했다. 케이트는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알아서 딱, 잘, 깔끔하고 센스 있게’ 일상의 스타일에 새로운 에지를 불어넣었다. 이를테면, Y2K의 전형 같은 실크 셔츠는 네크라인과 소매를 살짝 느슨하게 디자인하는 반전 매력을 더했고, 석고로 빚어낸 듯 딱딱한 토르소 형태의 원피스에는 섹시한 새틴 브래지어와 시스루 스커트를 믹스 매치하여 한 번쯤 과감히 시도해 보고 싶은 스타일로 선보였다. 패턴 문양을 덧댄 시스루 상의는 미완의 분위기가 멋졌고, 이 밖에도 핸드메이드로 완성한 리본 페플럼 톱, 오간자 튜브 드레스 등 아방가르드 한 아이템들도 너무 무섭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일상에서 입기 좋은 정도로 실험적이었다. 케이트의 아이코닉 한 오버사이즈 바이크 재킷과 테일러드 재킷은 은은한 샴페인 컬러 오간자 팬츠와 매치하여 새로움을 입었다. 수작업으로 완성한 크로셰가 질감의 풍부함을 더하며 느긋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선사하기도 했다.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어 딛는 걸음걸음마다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니트 셋업, 빅 사이즈의 악어가죽 토트백 대부분의 아이템이 안전과 일탈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여자들의 로망을 실현시켜주었다.
지난해 출산을 경험하고 현재 18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는 디자이너 캐서린 홀스타인은 ‘아기를 키우며 날카로운 모서리가 다듬어지고 삶에 따뜻함을 깨달아간다’고 고백했다. 그래서일까? 이번 시즌의 케이트는 새로움을 향한 걸음을 자신감 있게 내디뎠고 한결 여유가 넘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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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urtesy of Kha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