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WHITE 2025 SS 컬렉션
파리를 기반으로 하는 오프 화이트가 2025 SS 컬렉션을 뉴욕에서 열기로 한 이유는? 버질 아블로가 직접 지명한 후계자이자 영국 <데이즈드(Dazed)> 매거진 편집장도 겸하고 있는 오프 화이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브라힘 카마라(Ibrhim Kamara). 그는 전임 디자이너인 버질 아블로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정을 통해 이번 컬렉션을 완성했다. 뉴욕에 온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 “이번 컬렉션은 버질 아블로 부모님의 고향이자 그가 소중히 여기고 작품에서 끊임없이 언급했던 가나를 여행하면서 시작되었다. 나는 시에라리온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자랐는데, 그런 면에서 우리는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다. 나는 아프리카의 집단적 상상력 속에서 미국, 특히 뉴욕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생생히 기억한다. 뉴욕은 실현된 유토피아의 나라, 기회의 장소였다.”
‘듀티 프리(Duty Free)’를 테마로 브루클린 브리지 공원 내의 대형 농구장(Brooklyn Bridge Park’s basketball arena)에서 열렸다. 컬렉션이 열린 9월 8일 일요일 오후는 무척이나 쾌청했고 바로 옆 이스트강 너머로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앞줄에는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를 비롯해 플레이버 플래브(Flavor Flav), 잇사 레이(Issa Rae), 제인 말리크(Zayn Malik), 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 등 스타들이 자리했다. 이브라힘 카마라는 뉴욕이라는 장소적 특성을 120% 활용하여 SNS에서 바이럴 될 멋진 광경을 만들어내는데 이미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쇼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말이다.
컬렉션에는 아프리카 영감이 가득 담겼다. 이브라힘 카미라는 가나에 있는 시장에서 원단을 사 모으고, 지역의 장인들과 협업하며 이번 컬렉션을 완성했다. 스포츠 저지를 해체하여 섹시하게 조합한 여성 재킷과 스커트 셋업으로 오프닝을 연 이후 깊은 V 네크라인의 저지와 집업 카디건, 피시넷 스커트, 에스닉한 와이드 벨트가 섹시한 분위기를 냈다. 병뚜껑 모양으로 재킷의 단추를 만들거나 목걸이 펜던트로도 사용했고, 여성용 스트래피 샌들에도 병뚜껑을 장식하며 유머와 여유를 잃지 않았다. 남성복에도 스포츠 무드가 개입됐다. 모터사이클을 연상케 하는 지퍼를 활용했고, 등번호 00을 곳곳에 새겨 스포티한 분위기를 더했다.
가나의 예술가 나나 단소(Nana Danso)의 아트워크를 활용한 바시티 재킷과 후디, 가나의 전통 직물인 켄테(Knete)를 연상케 하는 옐로 체크 패턴이 아프리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다양한 문화가 뒤섞인 멜팅팟 뉴욕에서 아프리카 스타일을 스포츠 웨어와 융합한 이브라힘 카마라의 영민함과 대담함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 영상
- Courtesy of Off Wh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