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만 먹으면 정녕 살이 빠지나요?
카니보어와 키토제닉 식단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카니보어는 채식과 정반대인 육식 다이어트를 일컫습니다. 오직 육류만 섭취할 수 있으며, 달걀이나 소량의 유제품을 포함하죠. 그 외 음식은 모두 배제하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인 식사 방식 입니다. 카니보어보다 현실성 있는 저탄고지 다이어트로는 키토제닉이 꼽힙니다. 키토제닉은 총 섭취 열량에서 탄수화물 비중을 10% 이하로 줄이고, 지방을 70~80%가량 늘려 일반 식단보다 2배 이상 많은 지방을 섭취하죠. 최근 SNS를 보면, 고기와 사골 국물을 먹으며 식단 조절을 하는 다이어터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키토제닉과 카니보어, 정말 괜찮은 걸까요?
염증과 노화의 원인이 되기도
카니보어는 식물성 식품에 함유된 렉신, 옥살산염 등으로 염증 질환을 겪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식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백질과 지방만 섭취해서 체내 염증을 줄이고, 혈당을 낮추며, 브레인 포그를 없애는 등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 카니보어 지지자들의 주장이죠. 하지만 영국의 의학박사인 루피 아줄라가 본인의 팟캐스트 ‘의사의 주방(The Doctor’s Kitchen)’에서 앞선 이론과는 다른 논리를 펼쳐 주목을 받았습니다. 장기간 키토제닉, 카니보어 식단을 유지하면 오히려 염증과 노화가 촉진된다고 주장한 것이죠.
카니보어나 키토제닉 식단은 단기간으로 효과를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장기적으로 진행할 때는, 정기적으로 식단을 멈추고 정상적인 식사를 가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죠. 지속적인 저탄고지 식단이 심장, 신장과 같은 주요 장기에 노화된 세포를 축적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축적된 노화 세포는 면역 체계에 의해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전신 염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죠. 더불어 키토제닉, 카니보어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 결과가 없다도 사실도 꼬집었습니다.
실제 예일대 의대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신장은 단백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므로, 고단백 식이가 신장에 무리를 주고 대사질환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죠. 연구진은 고단백 식단은 필연적으로 고지방 식이를 동반하기 때문에 고혈압, 고지혈증 등 각종 대사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습니다.
영양결핍의 위험 증가
특정 식품군을 완전히 제한하는 다이어트법은 영양 결핍 문제가 꼬리표처럼 달라붙습니다. 카니보어처럼 탄수화물을 일제히 배제할 경우, 과일과 채소에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 엽산, 칼륨 등의 영양소를 섭취할 수 없는 것처럼요. 탄수화물을 배제하는 식단을 장기적으로 이어갈 경우, 식이섬유 부족으로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초래해 변비와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식이섬유는 고기로 섭취가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또한 단백질 위주의 식단은 소화기에 부담이 되므로 평소 소화불량의 증세가 잦은 이라면 유의해야 합니다.
카니보어, 키토제닉 식단에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것도 문제입니다. 포화지방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여 심장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카니보어 식단에 베이컨과 같은 가공육을 활용할 경우, 각종 첨가물과 나트륨으로 인한 신장질환과 고혈압의 위험성도 높아지죠. 전문가들은 육류만 섭취하는 식단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인정하지만, 장기적으로 영양 결핍 및 각종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식이요법을 찾는것은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 중요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유행처럼 번지는 다이어트에 대해선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기 보단 전문가의 의견과 연구결과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죠. 각종 다이어트 법으로 머리가 복잡할 땐, 단순하게 생각하세요. 음식에서 얻는 에너지가 활동량 보다 많으면 살이지고, 적으면 살이 빠지는 법입니다. 골고루 적게 먹고, 더 많이 움직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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