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찬미하라! 섬뜩하지만 아름다운 고스 룩 입기 딱 좋은 지금
바로 오늘(9월 4일), 감독 팀 버튼의 신작 <비틀쥬스 비틀쥬스>가 개봉했습니다. 팀 버튼 감독은 동화와 현실 사이의 몽환적인 요소와 기이한 미장센을 활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지난 몇 주간 <비틀쥬스 비틀쥬스> 홍보를 위해 각국을 오간 배우들의 룩에서 그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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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 오르테가와 위노나 라이더는 팀 버튼 감독의 특유의 몽환적이고 기이한 스타일을 100% 소화해냈습니다. 그야말로 고스 패션의 진수를 보여주었죠. 고전 컬트 영화답게 다크하고 섬뜩한 고스 룩들을 오마주한 모습은 본격적인 고스 패션의 부활을 알리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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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고스 패션은 음악에 기반한 문화로부터 탄생했습니다. 1970년대 후반 런던에서 주류 문화에 반하는 고딕 음악이 등장하면서 어둡고 히스테릭한 패션이 유행하기 시작했죠. 우울한 가사와 몽환적인 저음이 특징인 고딕 음악은 불안하면서도 황홀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 분위기를 패션에 고스란히 담아낸 고스 룩은 고딕 음악의 부흥과 함께 하나의 패션 스타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영국 밴드 바우하우스의 의상을 보면 고스의 정체성을 알 수 있죠. 바우하우스의 고스 패션은 여러 추종자들을 낳았고 오늘날까지 글램 록, 펑크 등 다양한 스타일과 뒤섞여 지속적인 하위문화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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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고스 패션은 단순한 스타일을 넘어 하나의 문화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요소로 여러 디자이너들에게사랑받아 왔습니다. 앤 드뮐미스터, 요지 야마모토, 리카르도 티시 등의 디자이너들은 하위 문화에서 시작된 고스 패션을 고급스럽고 예술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렸죠. 특히 알렉산더 맥퀸의 2009년 가을/겨울 컬렉션은 패션의 종말을 고스 패션으로 해석한 흥미로운 컬렉션 중 하나입니다. 폐허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극도로 과장된 실루엣과 고딕 양식의 건축물을 연상시키는 구조적 디자인으로 표현해냈죠. 창백한 피부 표현과 폭풍에 휩쓸린 듯 딱딱하게 연출된 헤어 스타일은 특유의 비현실적이고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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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024년의 고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앤 드뮐미스터, 요지 야마모토, 딜라라의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힌트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바야흐로 개성의 시대인 2024년의 고스는 훨씬 더 유동적이라는 것을 요. 전통적인 고스 패션 소재인 벨벳에 가죽과 레이스를 다양하게 혼합하는가 하면, 비대칭적인 실루엣과 독창적 디자인 요소를 활용해 고스 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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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리나 카펜터와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룩을 보면 고스 패션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더욱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사브리나 카펜터는 신곡 ‘Taste’의 뮤직비디오에서 중세 시대의 버슬 실루엣 드레스를 통해 클래식한 고스 패션을 재현했으며,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얇은 샤 스커트와 메리제인 구두를 활용해 보다 현대적인 고스 룩을 선보였습니다. 두 사람의 스타일은 고스 패션의 역사적 뿌리와 현대적 변화를 동시에 보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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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 엔믹스, 에스파까지, 케이팝 스타들도 최근 고스 패션에 푹 빠져 있습니다. 지젤의 케이프 룩은 다가올 할로윈 코스튬으로 시도해볼 만한 훌륭한 선택이죠.
고스 패션을 웨어러블하게 스타일링하고 싶다면,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스모키한 메이크업, 그리고 어둠에 대한 찬미! 의상이 블랙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사쿠라처럼 헤어에 대비되는 화이트 컬러로 포인트를 주고 룩 자체의 분위기를 펑키하게 입어주면 고스 펑크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죠. 룩에 디테일이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엔믹스 릴리와 배이처럼 스모키 메이크업에 힘을 더하면 되죠.
이제, 영화 속 비틀쥬스의 말처럼, “It’s showtime!” 고스 패션의 쇼타임은 이제 시작입니다.
- 사진
- Splash News, Getty Images, 각 브랜드, 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