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아티스트의 공연장에서, 팬들의 자부심처럼 반짝이며 ‘마음’을 담은 도구가 되는 응원봉.
이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응원봉을 들었다. 제33회 파리 올림픽의 팀코리아를 위해 하이브(HYBE)가 만든
‘오피셜 디지털 플래그’는 시대에 맞는 한국적인 오브제이자, 올림픽 사상 유례가 없었던 한 나라의 국기다.
장면 하나, 7월 9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선수단 결단식. 이번 올림픽에 참가할 22개 종목의 한국 국가대표 선수 144명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대한체육회장은 물론 국무 총리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한 결단식은 이제 선수단이 올림픽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결연한 자리다. 장면 둘, 같은 날 대한체육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부석순의 퍼포먼스 영상. 세븐틴의 승관, 호시, 도겸으로 구성된 유닛, 부석순은 그들의 노래 ‘파이팅 해야지’에 맞춰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챌린지 영상을 선보였다. 챌린지의 맛은 릴레이에 있다. 부석순이 쏘아 올린 챌린지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어갔고, 그 첫 주자로 지목된 인물은 펜싱의 오상욱과 근대5종의 전웅태 선수였다. 벽청색 슈트를 맞춰 입은 결단식의 선수들과 영상 속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부석순. 그들 모두가 손에 들고 있던 것은, 놀랍게도 하얀 응원봉이다. 태극 깃대가 꽂힌 팀코리아 응원봉, 이름하여 ‘오피셜 디지털 플래그’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에서 제작한 것이다. 그들이 손에 쥔 것이 응원봉이라는 사실을 알아챈 순간, 물음표와 느낌표가 연달아 떠올랐다. 가수들의 공연장에서, 특히 대규모 관중을 수용하는 스타디움 공연에서 스펙터클한 빛의 풍경을 만들곤 하는 응원봉이 어떻게 올림픽과 만날 수 있었을까? 직관적으로 받은 느낌은 응원봉을 흔드는 선수들의 모습이 꽤 자연스럽게 다가왔다는 점이다. 국가대표 선수가 언제든 태극기를 흔들어
도 그 행동이 자연스러워 보이듯이.
이 특별하고 다소 낯선 응원봉이 탄생하기까지, 그 시작점에 대한체육회와 하이브의 묘한 텔레파시가 있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올림픽이라는 중요한 모멘텀을 앞두고 사업 구상을 하던 하이브 측을 먼저 찾은 건 대한체육회지만, 이 만남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러 방안 중에서 ‘응원봉’ 이라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 쪽은 하이브다. “처음 하이브에게서 응원봉 제안을 받았을 때, 신선하다는 느낌을 넘어 획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 마케팅사업단 오지윤 단장의 말이다. “우리나라가 올림픽에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예술적 디자인이 가미된 응원봉에 태극기가 조화를 이뤄 탄생한 ‘오피셜 디지털 플래그’를, 문화의 도시인 파리에서 흔든다면… 우리 선수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죠. 이는 다른 국가 선수단과도 확실히 차별화되는 일입니다. 전 세계에서 이슈가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오지윤 단장은 2008년부터 대한체육회 스포츠마케팅사업단을 이끌고 있다. 메달 혹은 승리 지상주의가 짙을 수밖에 없는 스포츠 세계를 긴 시간 통과해온 이에게, K-Pop의 응원 문화를 상징하는 요소와 올림픽이 어우러지는 광경은 새로운 가능성을 뜻하는 발상이었을 것이다. 그 생경함을 잘 들여다보면, 사실 스포츠 분야와 엔터테인먼트 분야, 혹은 선수와 아티스트 사이에 공통된 성격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두 세계는 모두 팬들의 지지와 사랑을 가장 큰 축으로 존재한다.
해외에서는 주로 ‘Light Stick’이라고 불리는 응원봉은 K-Pop과 팬 문화의 정수로 자리 잡았다.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세계관, 로고, 상징 색깔, 미감(예쁜 건 중요하다), 팬덤의 성향, 정신과 태도, 그리고 시대에 부응하는 기술력 등을 한데 모아 훌훌 섞은 다음, 거르고 걸러 손에 쥘 수 있는 사이즈의 오브제로 남긴다면 그것이 바로 응원봉이다. 이제는 데뷔 2년 차인 아이돌 그룹부터 발라드 가수와 트로트 가수를 가릴 것 없이 적용되는, 너와 나의 연결고리랄까? 관중들로 꽉 찬 공연장에 응원봉의 불빛이 켜진 모습을 볼 때면, 자부심이 반짝이는 것만 같다. 콘서트가 열릴 경우 일반적으로 고척스카이돔은 약 2만 명, 도쿄돔은 약 5만5,000명, 방탄소년단과 테일러 스위프트 등이 무대에 선 적 있는 LA의 소파이 스타디움은 약 7만 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이런 공연장에서 관중 개개인을 빛으로 치환하면 응원봉의 위력이 발휘된다. 음악의 시각화는 은하수가 지상에 내려앉은 것처럼 점점이 빛나는 장관으로 물드는 현장을 만든다.
하이브 IPX 사업본부의 사업전략실 이정민 실장은 이러한 응원봉에 대한 애정을 파리 올림픽으로 확장하여, 본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거기에 추진력을 실은 건 평소 응원봉 기획부터 응원봉을 활용한 대형 연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하이브 내부에서 소화하는 일원화된 시스템과 경험치다.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 보이넥스트도어, 뉴진스 등 하이브의 모든 아티스트들이 치르는 국내외 공연은 연 100회 이상이다. “요즘 많은 응원봉에는 반도체 칩이 내장되어 있어요. 1세대 K-Pop 아이돌을 응원하는 도구가 풍선이었다면, 그 풍선이 이렇게 디지털 제품으로 진화한 거죠. 응원봉에 내장된 칩을 통해 아티스트, 음악, 무대 등 콘셉트에 맞춰 중앙에서 원격 제어를 할 수 있습니다. 전 좌석에 걸쳐 실시간으로 생동감 있게 진행되는 연출을 신기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연출을 가능하게 만드는 게 바로 내장된 칩입니다.” K-Pop신에서 퍼포먼스가 중요한 그룹이라면 ‘화려함의 극치’는 공연의 기본 설정값이다. 하이브의 경우 응원봉으로 최대 6만 5,000여 개의 색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제 공연 연출의 관건은 공연의 일부가 된 응원봉과 빛을 통해 얼마나 몰입도 높은 시간을 만드느냐에 있다. “응원봉을 제작할 때 어떤 컬러든 세팅해 넣을 수 있어요. 한 가지 혹은 몇 가지 색을 넣거나, 특정 색에 그러데이션 효과를 준 것처럼 넣거나. 사용자가 응원봉의 버튼을 누를 때마다 색이 발현되는 거죠. 그렇게 기본적인 세팅이 된 응원봉을 가지고 공연장에서는 또 공연 모드로 사용할 수 있어요. 관객들이 앱을 통해 시스템을 페어링하면, 육안으로 다 식별하지는 못할 정도인 6만5,000여 개의 색 중에서 응원봉의 빛이 구현됩니다. 그 빛들로 도형이나 텍스트 형태, 특정 패턴, 물결 효과 등을 자유롭게 연출하는 식이에요.”
하이브가 파리 올림픽에 나서는 팀코리아를 위해 제작한 응원봉은 태극기와 한 몸을 이룬 선수용(오피셜 디지털 플래그)과 일반용(오피셜 라이트 스틱) 두 가지다. 모두 성화봉 혹은 횃불이 연상되는 모양으로 흰색의 심플한 디자인이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바뀌거나 번쩍거리는 효과를 내는 빛깔은 올림픽을 상징하는 깃발인 오륜기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하얀 바탕에 파랑, 빨강, 노랑, 초록, 검정을 띤 다섯 개의 원이 새겨진 오륜기. 여기서 빛으로 구현할 수 없는 색인 검정은 오륜기의 바탕색이기도 한 하양으로 대체했고, 이번 파리 올림픽의 로고 컬러에서 영감을 받은 골드빛을 추가했다. “주어진 일정 내에 개발과 제조가 가능하면서, 우리나라 선수단이 들었을 때 너무 과하지 않고 단복과도 어우러질 디자인을 고려했습니다. 올림픽의 아이덴티티가 묻어나는 형태에 대해 고민했고요. 개발 과정에서 실수가 생기면 안 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긴장하면서 진행했던 듯해요.” 새로운 응원봉을 선보인 하이브 서규진 디자이너가 말했다. 이 팀코리아 응원봉을 가까이서 보면, 동그란 투명 케이스 내부에 원형 스타디움의 형태를 표현해놓은 재밌는 디테일도 발견할 수 있다. “응원봉에 태극기를 접목할 때는, 기존 올림픽에서 늘 쓰던 태극기의 깃대와는 다른 깃대로 대체해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부담스러웠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쟁력인 K-Pop
문화, 그것을 상징하는 전형적인 응원봉의 형태와 태극 깃대를 잘 융합하는 데 중점을 두며 작업했어요.”
7월 9일 결단식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팀코리아 응원봉은 이제 파리로 향한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올림픽이 개막하는 7월 26일은 되어야 목격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선수들이 국가별로 각자의 국기를 힘차게 흔들며 입장하는 개막식. 대한민국 선수단은 오피셜 디지털 플래그를 휘날리며 등장할 것이다. 다시, 오지윤 단장이 말했다. “아직 올림픽에서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이렇게 긴밀하고 직접적으로 협업한 사례는 없을 거예요. 그래서 디지털 플래그를 파리 올림픽에 가져가기까지의 여정도 결코 순탄치 않았고요. 스포테인먼트 시대에 하이브와 대한체육회가 힘을 합치게 되었다는 점은 과거에 비해 큰 변화가 아닐까 해요. 인기 종목이나 메달 여부를 떠나 팀코리아 선수 모두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메달을 위한 경쟁도 엔터테인먼트와 함께라면 더 멋지고 즐길 수 있는 응원 문화를 낳을 것 같아요.”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현지에서 한국 종합홍보관이자 관계자들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코리아 하우스’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마련된다. 코리아 하우스가 개관할 곳은 에펠탑 근처, 파리 7구에 위치한 건물 ‘메종 드 라 쉬미’다. 그리고 하이브는 무려5,000여 개의 응원봉을 파리에 보낼 준비를 마쳤다. 하이브 이정민 실장이 파리에서 벌어질 응원 축제의 장면들을 미리보기하듯 알려주었다. “7월 27일에 펜싱과 수영 경기가 있어요. 코리아 하우스에서, 파리에 있는 한국 시민들과 함께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를 단체 응원할 예정입니다. 팀코리아 응원봉을 들고서요. 하이브 연출팀이 아티스트 공연 때마다 늘 하듯이 응원봉 라이트닝 연출을 진행할 거예요. 우리가 올림픽에서 새로운 응원 경험을 선사할 거라고 기대합니다.”
제33회 파리 올림픽의 슬로건은, ‘활짝 열린 대회(Games Wide Open)’. 개막식이 열리는 무대는 센강이다. 206개국에서 온 1만500명의 선수단은 보트를 타고 유유히 센강을 떠가는 방식으로 ‘선수 입장’을 알릴 예정이다. 에스탕게 조직위원장은 개막식 구상을 발표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개막식이 열리는 시간, 빛은 마법이 되고 정말 아름다울 거예요. 우리는 선수들이 정말로 그 순간을 즐기고, 어떤 면에서는 쇼의 배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니까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란 그런 것이다. 올림픽이라는 쇼타임이 시작하면 우리는 강가의 윤슬을 가로지르며 마법처럼 등장하는 대한민국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전 세계로 생중계될 그 낭만적인 장면에서 마주치는 K-응원봉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팀코리아 응원봉이 탄생하기까지
하이브에서 IP 사업 전략과 브랜드 시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이정민. 대한체육회와 더불어 이번 파리 올림픽 프로젝트를 이끈 그녀에게 응원봉을 둘러싼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W Korea> 하이브와 대한체육회는 이번 파리 올림픽을 시작으로, 밀라노 올림픽과 LA 올림픽 등에서도 새로운 응원 문화를 이끌어가기 위해 지속적인 협업 사안을 발굴하기로 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하이브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올림픽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전개했는지 궁금하다.
이정민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는 ‘팬’과 ‘응원’이라는 그 핵심 속성에서 맞닿아 있다.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팬들은 아티스트를 사랑하고 진심으로 응원한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와 구단을 응원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근본적인 결이 일치하는 두 분야가 결합한다면 분명 또 다른 시너지가 날 거라고 생각했다. 스포츠의 꽃은 올림픽 아닐까?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양한 종목의 경기가 벌어지고, 평화와 화합이라는 메시지가 있는 올림픽은
그 자체로 상징성을 띤 의미 있는 축제다.
팀코리아 응원봉이 탄생하기까지, 그 시작점에는 어떤 일화가 있나?
작년 초여름쯤, 올해를 위한 사업 계획을 구상하면서부터 시작된 일이다. 2024년의 글로벌하고 주요한 모멘텀으로 올림픽이 있었고, 올림픽에 하이브의 무엇을 결합시킬지 고민했다. 그리고 ‘응원’이라는 키워드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응원봉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이 섰다. 이런 도전에 대해 회사 내에서도 지지와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응원’해주었다는 점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인연이 될 일이었는지, 마침 그즈음 대한체육회에서 하이브와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찾아주셨다. 처음에는 응원봉이라는 화두로 시작된 만남이 아니었지만, 응원봉의 중요성과 의의에 대해 열변을 토한 기억이 난다. 새로운 응원 문화와 혁신에 대한 필요성을 서로 공감했기에 이 프로젝트가 출발할 수 있었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단이 올림픽 개막식에서 국기 대신 다른 무엇을 흔들며 입장하는 일은 유례가 없는 시도라는 점에서 놀라운 모험이기도 하다.
응원봉 디자인을 마친 후부터 대한체육회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및 OCOG(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와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다. 올림픽은 다각도로 모든 것을 고려하는 행사이다 보니 승인을 받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행정적인 부분만이 아닌 법리상 문제, 특허 문제, 디자인적인 부분, 또 형평성과 상업성 등을 살피는 절차를 차례차례 밟아갔다. IOC와 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에서도 이런 추진 자체가 처음인지라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는 인상이었다. 쉽지 않았지만, 그게 무엇이든 ‘최초’라는 것이 겪어내야 하는 숙명이라고 여기니 마음이 좀 편안해지기도 했다. 그 긴 과정 동안 대한체육회 스포츠마케팅사업단을 이끄는 오지윤 단장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단장님이 올림픽과 관련해 다년간 쌓은 노하우와 IOC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긴밀하게 케어해주셨기에 가능했다. 특히 국기를 응원봉이 대신한 것이 아닌, 이 자체가 새로운 형태의 국기(오피셜 디지털 플래그)라고 개념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다.
응원봉이라는 아이디어를 현재의 모습으로 실체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하이브는 응원봉 기획부터 디자인, R&D, 생산 관리, 판매, 마케팅, CS, 그리고 응원봉을 활용한 공연 연출에 이르기까지,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응원봉과 관련한 일을 내부에서 수직 계열화 하여 직접 소화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하이브가 유일하다. 하이브에 소속된 모든 아티스트의 응원봉은 ‘메이드 바이 하이브’인 셈이다. 제작 시스템은 물론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어 우리가 팀코리아 응원봉을 만드는 데 문제될 건 없었지만,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특히 관건이었던 영역은 디자인이다. 단순한 응원봉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태극기를 대하는 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대한민국’, ‘태극기’, ‘단복’, ‘한국의 미’를 비롯해 수많은 키워드를 고려하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결국 응원봉 고유의 형태를 보존하되 직관적이면서도 태극기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성화’와 ‘스타디움’을 모티프로 표현한 현재의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한복 저고리의 깃이나 트로피를 형상화한 디자인, 오픈형 디자인 등등 다른 후보가 많았다. 되돌아보면 모두 저마다 멋과 의미가 있어서 세상에 내보내지 못한 게 아쉬운 디자인들이다.
제33회 파리 올림픽 관련, 한국과 파리 현지에서 하이브가 추진하고 선보일 작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크게는 일곱 가지로 추려볼 수 있다. ‘오피셜 디지털 플래그’라는 이름의 팀코리아 응원봉 프로젝트가 물론 첫 번째이고, 세븐틴의 유닛인 부석순이 그 응원봉을 들고서 퍼포먼스하는 ‘파이팅해야지’ 챌린지를 시작했다. 7월 14일, 방탄소년단의 진이 파리에서 올림픽 성화 봉송에 나섰다. 진은 IOC에서 선정한 성화 봉송 주자다. 그 밖에 파리 코리아 하우스에서 펼칠 단체 응원전, 파리 올림픽 팀코리아 굿즈인 ‘슬로건’ 제작, 파리에서 하이브 아티스트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나 체험 부스를 선보이는 식으로 진행하는 한국관광공사와의 K-Pop 콘텐츠 협업,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삼성전자 갤럭시의 브랜드 음원 제작 및 올림픽 콘텐츠 협업 등이 있다. 개막을 앞둔 지금은 무엇보다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는 중이다. 결단식에서 오피셜 디지털 플래그를 처음 선보인 이후 여러 반응을 접했다. 국가대표 선수분들이 응원봉을 별도로 받고 싶다고 연락 주시기도 한다. 너무 감사하고 신기한 일이다. 올림픽 무대에서 펼쳐질 새로운 시도의 여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함께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
- 포토그래퍼
- 이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