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계획은 세우셨나요?
7월에 들어서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두, 바로 ‘여름휴가’이죠.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을 앞두고 국내 여행 업계도 들썩이고 있는데요. 최근, 국내 한 데이터 컨설팅 업체가 성인남녀 3천 명에게 여름휴가 계획을 묻자, 70%가 해외가 아닌 국내 여행을 떠날 것이라 답했습니다. 지난 1년간 국내 여행에 대한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그 내면을 읽어볼 수 있는데요. 모두가 아는 뻔한 국내 여행이 아닌, 조금은 색다르고 매력적인 경험을 원하는 이들의 마음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봤습니다.
1. 로컬의 매력, 촌캉스
‘여름 방학’ 하면 툇마루에 앉아 한 손엔 부채를, 한 손엔 옥수수를 들고 있는 소박한 장면이 떠오르곤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옛말이라고 하죠. 현재 우리나라의 농가인구는 전체의 약 4%밖에 되지 않아, 태어나서 한 번도 농촌을 방문해 보지 않은 사람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인데요. 그래서인지 시골에서 휴가를 보내는 ‘촌캉스’가 이색적인 여행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 여론조사기관의 설문에 따르면, 1,037명의 응답자 중 약 70%가 농촌 여행을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자연풍경 감상(41.5%)’이 제일 많이 언급되었고, 그 뒤로 이색 체험과 즐길 거리(30.6%), 맛있는 음식(10.6%) 등이 뒤따랐습니다. 번잡한 빌딩 숲에서 벗어나 드넓은 자연을 마주하고 싶은 모두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논이나 밭을 멍하니 바라보는 ‘논멍’과 ‘밭멍’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것이 이해되는 맥락이기도 합니다. tvN 예능 ‘지락이의 뛰뛰빵빵’에서 출연진들이 농촌에서 수더분한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나, 에스파의 자체 콘텐츠 ‘aesparty’를 통해 시골 바캉스를 누리는 아이돌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 역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촌캉스의 인기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2. 테마가 있는 이색 경험
유명 빵집을 찾아 나서는 ‘빵지순례’,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성지를 여행하는 ‘웅지순례’까지. 이색적인 경험을 위한 테마 관광은 꾸준한 인기입니다. 최근엔 제주도 한 카페의 커파카세(커피+오마카세)가 방송을 타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특색있는 경험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것이 주요한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촌캉스와 연계되어, 재미있는 관광상품으로 개발되기도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역관광추진조직(DMO)를 통해 지역 행사 개발에 힘을 싣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강원도는 동해에서 로컬 청년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망상 달빛 샌드마켓’을 열고, 충청남도 홍성군은 유휴공간을 숙박시설로 재탄생시킨 ‘달마당 스테이’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실제, 이러한 테마 여행 상품을 통해 방문객수가 매해 3.5~9%대의 증가율을 보인다고 하는데요. 지역 특색을 살린 지속가능한 컨텐츠가 매력적인 여행지 발굴을 넘어, 지역 불균형을 해결하는데에 일조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까지 조심스레 가져봅니다.
3. 나만의 숨겨진 장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미코노미(Meconomy)트렌드를 아시나요? 미코노미는 개인주의 성향이 반영된 소비 형태로, 본인의 취향을 우위에 둔 소비를 일컫는데요. 여행 역시 대중적인 흐름을 따르기보단, 자신의 취향과 필요에 꼭 맞춘 숨겨진 장소와 맛집을 발견하는 것이 인기입니다. 유튜브나 릴스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여행 콘텐츠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과소평가 된, 모래 속 진주와 같은 소도시와 특정 스팟을 소개하는 글이 대다수이죠. 실제로, 여행 관련 검색 키워드에 ‘숨다’ 혹은 ‘숨은’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내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4년 관광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설문 응답자 중 67%가 ‘숨겨진 관광지 찾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고 하죠. 선호하는 여행지에는 도심의 숨은 명소(55.4%), 지방 소도시(54%)가 꼽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필요를 일찍이 파악해, AI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등장했습니다. 숙소나 교통, 식사 예약뿐 아니라 실시간 여행 정보 검색, 일정 수립 및 히스토리 기록 등이 가능해진 것이죠. 어쩐지 올 여름 휴가가 더 기대되는건 저뿐인가요? 여러분 모두 매력적인 국내 여행지에서 보다 프라이빗하고 스마트한 바캉스를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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