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을 즐겨 마신다면 유념해야 할 사실 3

최수

연간 1인당 405잔의 커피를 소비하는 커피 공화국 대한민국

최근엔 건강상의 이유로 디카페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죠. 이를 방증하듯, 최근 스타벅스에선 6년 9개월 만에 디카페인 커피의 누적 판매량이 1억 잔을 넘었다는 뉴스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 섭취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항산화제가 풍부하고, 카페인이 유발하는 위장장애 걱정 없이 페놀 화합물을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는데요. 흠잡을 데 없어 보이는 디카페인을 즐길 때, 우리가 유의해야 할 사항은 없을까요?

디카페인은 카페인이 없다?

디카페인은 유럽 기준, 카페인이 97% 이상 제거된 커피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 기준은 그보다 더 낮아서 90% 이상 카페인이 제거되면 디카페인으로 분류되죠. 다시 말해 카페가 사용하는 디카페인 원두에 따라, 에스프레소 샷 개수에 따라 우리가 섭취하는 카페인의 양이 천차만별이라는 의미입니다. 아시아경제지 설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커피 가맹점에서 판매하는 디카페인 커피의 카페인 함량은 5~26mg 수준이죠. 일반 아메리카노가 50~150mg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약 1/10수준인 셈입니다.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을 줄이기 위해 대체 식품으로 즐길 순 있으나 완전히 카페인을 배제해야 하는 경우라면 섭취에 유의해야 합니다.

디카페인은 맛이 없다?

혹자는 원두에서 카페인을 추출하는 과정이 커피의 맛과 향을 내는 성분을 소실시켜, 결론적으로 맛없는 커피를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최근엔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이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되어 고품질의 디카페인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커피콩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용매, 물,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추출법인데요. 화학물질을 이용하지 않고 물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를테면, 뜨거운 물로 커피콩이 가진 카페인과 향미 성분을 분리하고, 카본 필터로 물에 있는 카페인만 걸러낸 뒤, 남은 추출물을 이용하는 방식이죠. 처음 추출한 커피콩은 폐기하고, 향미 성분이 남은 추출물에 새로운 커피 원두를 집어넣어 삼투압 방식으로 커피콩이 지닌 카페인만 용해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결과적으로 새로 투입된 원두는 맛 성분을 많이 잃지 않으면서 카페인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코페아 차리아나(Coffea Charrierana) 처럼 카페인이 없는 개량 품종 원두를 개발하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친화적이고 저렴한 공정 방식을 통한 고품질, 다채로운 개성의 디카페인 품종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말하죠. 앞으로의 디카페인 시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디카페인은 무조건 건강하다?

디카페인은 일반 커피에 사용되는 아라비카 콩 대신 ‘로부스타’ 콩을 주로 사용합니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 콩보다 단단하기 때문에, 카페인이 제거되는 과정에서도 커피 고유의 풍미가 잘 보존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로부스타 콩은 우리 몸의 지방산 생성을 자극하는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 및 심장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미국심장협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디카페인 커피가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것인데요. 디카페인 커피를 3개월 동안 매일 3~6잔씩 마신 사람들에게서 LDL 콜레스테롤,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신체 특정 혈중 지방 수치가 증가했습니다. 미국 버밍엄 앨라배마 대학에선 디카페인 섭취가 류머티즘 관절염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죠. 55~69세 여성 3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일반 커피보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을 때 류머티즘 위험도가 높아진 것인데요. 다만 위 2개의 연구 모두 ‘많은 양’의 디카페인 커피를 섭취한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 2잔을 넘기지 않는다면 건강하게 디카페인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어떤 커피가 건강하냐에 정답은 없습니다. 사람마다 건강 상태와 체질이 모두 다르니까요. 존스홉킨스 의대에선 일반 커피나 디카페인 커피 모두 건강한 간 효소 수치와 대장암 발병률 감소 등 비슷한 이점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카페인에 예민하다면 디카페인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제안합니다. 현대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커피. 어떤 종류가 되었던, 여러분의 몸 상태에 맞게 즐기시길 권합니다.

사진
Getty Images, Splash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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