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의 영원의 순간

신지연

불가리는 창립 140주년을 맞아 메종의 영원한 영감의 원천 로마에서 기념비적인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의 이정표가 되어줄 새로운 하이엔드 컬렉션 ‘에테르나(Aeterna)’가 공개되었다. 무한한 창의력과 궁극의 장인 정신이 만개한 경이로운 그 순간 속으로.

불가리의 140주년을 기념하는 마스터피스.

불가리의 오랜 영감의 원천인 도시 로마, 날마다 새로운 빛이 로마를 비추듯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에테르나(Aeterna)’가 내뿜을 환상적인 빛을 감상하기 위해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대 로마의 유적인 디오클레티아누스 욕장(Thermae Diocletiani)에서 펼쳐진 2024 불가리 하이 주얼리 이벤트 현장을 찾아서. 화려한 조각과 매혹적인 유적들이 자리한 공간에 들어서자 하이 주얼리, 하이엔드 워치뿐 아니라 백, 향수까지 불가리가 전개하는 500여 가지의 다채로운 컬렉션이 우리를 맞이했다. 불가리 주얼리 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치아 실베스트리(Lucia Silvestri)는 “우리의 전 컬렉션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바라보는 것은 처음이에요. 너무나 황홀한 순간입니다”라며 이 대대적인 전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에테르나(Aeterna) 전시장
컬렉션 쇼를 보기 전 디오클레티아누스 욕장 내 전시 공간으로 마련된 아울라 엑스(Aula X)로 향했다. 고대 온천탕 안에 꾸민 시대를 초월한 전시장. 에테르나 컬렉션의 주요 작품은 이탈리아 건축가 리나 보 바르디(Lina Bo Bardi)로부터 영감을 받아 완성한 디스플레이에 아름답게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베네치아 직조 브랜드 루벨리(Rubelli)가 불가리, 국립 그라피카 센터와 협업해 탄생시킨 태피스트리, 빛의 돌이라 불리는 설화 석고(alabaster) 소재를 사용한 테이블 등 다양한 작품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는 하이 주얼리와 어우러져 공간 전체가 하나의 작품 같은 느낌을 전하며 수준 높은 경험을 안겨주었다. 전시장 각 챕터를 둘러보는데 유독 눈에 띄는 공간이 하나 보였다. 마스터피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공간인 ‘아라 에테르나(Ara Aeterna)’였다. 그 중심부에 이번 컬렉션의 주인공 ‘세르펜티 에테르나(Serpenti Aeterna)’ 네크리스가 모습을 드러내며 성대한 컬렉션 전시의 포문을 열었다.

불가리의 2024 하이 주얼리 컬렉션, ‘에테르나(Aeterna)’
영원에 대한 찬가와 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도출된 2024 하이 주얼리 컬렉션, 그 중심에 ‘세르펜티 에테르
나(Serpenti Aeterna)’ 네크리스가 있다. 보석 세공 장인들이 2,400시간 넘게 작업해 완성한 이 마스터피스는 컬러 젬스톤 없이 오직 다이아몬드를 통해 절대적 순수함과 아름다움의 가치를 드러낸다. 휘황한 광채를 품은 이 작품은 140년 브랜드의 역사를 기념해 탄생한 주얼리답게 총 140캐럿의 다이아몬드 드롭 7개가 세팅되었다. 압도적인 캐럿만큼이나 시선을 끄는 건 전체적인 레이아웃의 비범한 아름다움과 조화로운 균형미다. 5개월에 걸쳐 세팅한 바게트 다이아몬드로 제작된 입체적인 물결 구조는 수많은 섹션을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프롱과 스프링을 활용한 결과물인데, 이는 과학적인 설계와 디자인, 초정밀의 계산, 이를 주얼리 세계에 구현한 불가리 마스터 장인의 솜씨 덕이다. 매혹적인 구조와 메종의 고유 모티프인 세르펜티의 유연함이 더해진 네크리스의 뒷면 잠금장치까지, 창의성, 전문성, 대담함의 삼박자가 어우러진 마스터피스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무한한 창의력과 기술력을 토대로 탄생한 에테르나 컬렉션의 다른 작품도 속속 등장했다.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의 유연하고 정교한 조합이 돋보이는 ‘사파이어 에테르나 웨이브 네크리스’는 사파이어의 원산지인 스리랑카의 파도치는 바다를 연상시켰으며, ‘사파이어 브로케이드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와 이어링’은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버프 톱 에메랄드를 사용해 메종의 시그너처 컬러 코드를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1980년대 아이코닉한 불가리 찬드라 라인을 재해석한 ‘아우레아 찬드라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는 다섯 줄의 로즈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구가 번갈아가며 목을 감싸는 대담한 디자인을 보여주었고, 31.07캐럿의 잠비아산 오벌컷 에메랄드에 꽃 모티프를 새긴 것이 특징인 ‘투보가스 플라워 오브 타임 네크리스’는 자연스러운 라인과 강렬한 컬러가 어우러져 모던함이라는 코드를 색다르게 제시했다. 에테르나 하이 주얼리 컬렉션 중에서 가장 복잡하고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작품 중 하나는 ‘모자이크 오브 타임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 150개의 서로 다른 모듈을 결합한 것이 특징인데, 다양한 색상과 커팅 방식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은 단순히 주얼리를 넘어서 한 편의 모자이크 작품 같았다. 또한 이번 하이 주얼리 컬렉션에서는 불가리의 가장 상징적 아이콘인 두 가지 세르펜티 라인이 공개되었다. 첫 번째는 ‘세르펜티 치즐드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 고대 로마 조각에서 영감을 얻은 유려한 곡선과 뱀의 입 끝에 달린 루벨라이트는 작품에 생동감을 더했다. 두 번째인 ‘세르펜티 사파이어 에코 네크리스’는 두 개의 머리를 가진 화이트 골드 세르펜티에 두 개의 페어 컷 사파이어가 세팅된 작품이다. 두 개의 펜던트는 탈착이 가능하며 귀걸이로도 착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변형 가능한 주얼리에 대한 메종의 오랜 연구를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로마의 기원을 담은 컬렉션 ‘모네떼 에테르나 아우구스투스 에머랄드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도 주목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의 연결 고리를 중시하는 컬렉션의 신념에 부합한 이 작품은 아우구스투스의 얼굴을 주얼리에 새긴 것이 특징이며, 황제의 웅장함을 통해 로마의 유산을 기념했다.

루도비시 회랑 속 펼쳐진 궁극의 하이 주얼리 쇼

80명의 댄서들과 군무를 선보인 사덱 베라바.

메종의 DNA가 담긴 놀라운 작품들을 더 가까이서 마주하기 위해 디오클레티아누스 욕장 속 대형 야외 수영장 위에 지어진 ‘루도비시 회랑(the Chiostro Ludovisi)’으로 들어섰다. 본 쇼가 시작되기 전,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사덱 베라바 (Sadeck Berrabah)와 로마 국립 오페라 극장의 디렉터인 발레 무용수 엘레오노라 아바냐토(Eleonora Abbagnato)가 과거와 현재를 융합하는 불가리의 정신을 기념하듯 클래식과 현대 무용을 결합한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이어 80명의 무용수가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며 앞으로 펼쳐질 쇼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거울로 도배된 벽이 열리며 드디어 쇼가 시작됐다. 모델 마리아카를라 보스코노(Mariacarla Boscono), 블레스냐 미너(Blesnya Minher)를 비롯해 영화 배우이자 감독인 이사벨라 로셀리니(Isabella Rossellini), 모델이자 가수인 카를라 브루니(Carla Bruni), 자코모 카발리(Giacomo Cavalli) 등 불가리의 오랜 친구들이 런웨이 위를 걸어 나왔고, 메가급 셀럽들과 메종 주얼리의 만남은 단연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스스로 빛을 발하는 마법 같은 존재, 하이 주얼리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발명으로 140년 동안 대담한 여정을 걸어온 불가리. 그 모든 시간을 한 공간에 응축한 듯 펼쳐진 하이 주얼리의 향연은 모든 이들에게 찬탄과 경이로움을 선사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달려온 그들의 노력으로 인해 확립된 메종의 정교한 장인 정신, 선구적인 디자인,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헌신한다는 신념은 오늘날 우리 모두가 깊이 새겨야 할 가치이자 왜 불가리가 세계적인 기업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왼쪽부터 | 유역비, 앤 해서웨이, 프리앙카 초프라 (조나스), 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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