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쉐론과 서울의 밤

김신

클래식하고도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부쉐론의 콰트로(Quatre)가 올해로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메종을 대표하는 컬렉션 콰트로의 20주년, 이 특별한 해를 기념하기 위해, 파리에 이어 서울 성수동에서 콰트로 팝업이 열렸다. 온 세상이, 서울이 들썩거린 그날 밤의 이야기.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에서 펼쳐진 콰트로 20주년 팝업 부티크.

‘고드롱(Godron)’, ‘클루 드 파리(Clou de Paris)’, ‘그로그랭(Grosgrain)’과 ‘다이아몬드 밴드(Diamond Band)’ 이 4가지 밴드가 모여 하나의 콰트로 링을 구성하는 것처럼, 본연의 다양한 매력을 당당하게 보여주자는 메시지를 담은 콰트로 컬렉션은 부쉐론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이 담대하고 아이코닉한 컬렉션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월 29일 파리를 뜨겁게 달군 부쉐론 클럽 파티의 바통을 이어받아, 5월 31일부터 6월 9일까지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에 콰트로 팝업 부티크가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부쉐론 성수동 팝업 부티크 내부.

이번 팝업 부티크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콰트로 컬렉션 파인 주얼리 제품을 비롯하여 부쉐론의 기술력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콰트로 캡슐 컬렉션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20주년을 기념하는 서울 팝업 부티크를 위해 부쉐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Claire Choisne)은 콰트로 아이콘을 산업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하여 얻은 코팔리트 소재 및 데님, 알루미늄 등 주얼리에는 좀처럼 접목하지 않던 특별한 소재를 사용하여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번 팝업 부티크를 통해 메종의 목표를 좀 더 대중적으로 전달하고자 한 것. 특히 이노베이티브 컬렉션은 부쉐론의 기술적 혁신을 보여줌과 동시에 재치 있는 디자인으로 부쉐론 아이콘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또 20주년을 기념하여 탄생한 하이 주얼리 신제품, 콰트로 클래식 옐로 사파이어 링과 네크리스, 뱅글, 링도 전시되었는데, 콰트로를 구성하는 코드 중 첫 번째 코드인 그로그랭 코드에 옐로 사파이어를, 마지막 코드인 고드롱 코드에 스페사르타이트 가닛을 장식해 이전보다 더 눈부신 광채를 뿜어냈다. 한편 이번 팝업 부티크는 서울의 핫한 MZ세대가 모여드는 성수동을 행사 장소로 선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시장 내부에 부쉐론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존을 만든 점도 인상적이었다. 타투이스트 미래와 협업해 만든 콰트로의 상징적인 4가지 코드가 담긴 타투 스티커는 이번 행사의 화룡점정 같은 존재. 열흘 내내 성수동 일대의 젊은이들의 보디는 온통 콰트로 문양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번 팝업 부티크는 어쩌면 젊은 세대들이 다가가기 어려웠던 주얼리 메종을 더 가깝게 느끼고, 주얼리를 통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5월 30일 부쉐론의 콰트로 팝업 부티크 오픈 이벤트가 열린 날은 K팝 뮤지션들과 앰배서더 한소희의 등장으로 성수동 일대가 마비되었다. 메종의 앰배서더 한소희를 비롯해 NCT 마크,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 배우 이호정, 가수 우원재, 모델 홍태준이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지하에 마련된 클럽 콰트로에서 오랫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열흘 동안 열린 팝업 부티크에는 부쉐론이라는, 또 콰트로라는 컬렉션을 좋아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컬렉션의 모토가 상징하듯 크고 넓은 꿈을 꾸고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유니크함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부쉐론이라는 주얼리 메종이 어떻게 젊은 세대의 취향까지 아우를 수 있는지 확인한 자리였다. 특정한 세대와 비슷한 스타일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얼리가 아닌,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콰트로 그리고 부쉐론의 힘이 증명된 순간. 오래도록 기억될 서울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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