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더 나아가는 영화계의 여자들

김신

모두가 손을 잡고 조금씩 서서히 평등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케어링 그룹의 ‘우먼 인 모션(Women In Motion)’은 2015년 칸 영화제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화 산업에 종사하며 무대 안팎에서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힘써온 여성과 떠오르는 신예 여성 아티스트에게 상을 수여하며, 그들의 헌신과 기여를 조명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2024년 5월 18일, 더블유는 2015년부터 시작된 케어링의 ‘우먼 인 모션’ 이벤트를 취재하기 위해 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도시 칸에서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 열기는 가히 뜨거웠다. 일행은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하고 있음을 비로소 실감했다.

사실 영화인을 제외하고는 케어링 그룹의 특별한 프로그램 우먼 인 모션(Women In Motion)이 조금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우먼 인 모션은 창조와 변화를 근본 동력으로 하는 문화 예술계 내 성평등 확립을 모토로 시작된 케어링 그룹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다. 2015년 영화계에서 카메라 앵글 안팎으로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을 기리고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해 출범, 해마다 영감을 주는 대표적 인물과 떠오르는 신예 여성 아티스트에게 각각 우먼 인 모션상과 신인상 (Emerging Talent Award)을 수여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영화제 기간에 토크쇼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주최해 선구적인 여성 아티스트들이 각자 영역에서 수행해온 여성의 사회 정치적, 문화적 성평등 활동에 대한 견해를 공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는 배우 케이트 블란쳇, 영화 프로듀서 코코 프란시니, 스테이시 L. 스미스 박사와의 대화, 그리고 배우 줄리앤 무어가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해 깊은 울림을 주었다. 지금의 우먼 인 모션 프로그램은 영화계를 넘어 사진, 순수미술, 문학, 안무, 음악 등 전방위적으로 범위를 확대하여 운영 중이며, 지난 9년 동안 문화 예술계에서 여성의 위치와 인식을 바꾸고 성찰하는 데 기여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더블유가 케어링 그룹의 우먼 인 모션의 취재를 자처한 이유는 우먼 인 모션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동의를 표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케어링의 노력을 알리며, 용기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연대하고, 힘을 싣기 위함이다. 글로벌 럭셔리 기업이자 지속 가능하고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미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을 넘어 성평등과 다양성을 옹호하는 데도 힘써온 케어링 그룹은 우먼 인 모션을 통해 성평등에 대한 문화적 담론의 변화를 선도해왔다. 특히 현대의 영화 산업은 여성들이 매일 직면하는 무수한 형태의 폭력과 부정에 대항하는 국제적인 운동의 촉매제였다. 이렇게 여기저기서 모두가 손을 잡고 조금씩 서서히 평등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올해 ‘우먼 인 모션’상 수상자인 NBC 유니버설 스튜디오 그룹의 회장 도나 랭글리와 케어링 그룹의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

칸 영화제를 비롯해 영화계 내에서 여성의 영향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23년, 2024년 두 명의 여성 감독이 칸 영화제 역사에 자신들의 이름을 선명히 새겼는데 먼저 그 주인공은 영화 <추락의 해부>로 2023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여성 감독 쥐스틴 트리에(Justine Triet)다. 제인 캠피온(Jane Campion, 피아노, 1993)과 줄리아 뒤쿠르노(Julia Ducournau, 타이탄, 2021)에 이어, 그녀는 여성 감독으로는 세 번째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해 더 뜻깊다. 그리고 또 다른 여성 감독은 제77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선정된 미국의 여성 감독 그레타 거윅(Greta Gerwig)이다. 배우이자 감독으로 이미 빛나는 성취를 거둔 그녀 역시 올해 영화 역사에 굳건하게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겼다. 그녀가 감독한 영화 <바비>로 무려 8개의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고, 박스 오피스에서 유일하게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이 이를 방증한다. 칸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인 티에리 프레모(Tierry Frémaux)와 영화제의 첫 번째 여성 회장인 이리스 크노블로흐(Iris Knobloch)가 거윅의 놀라운 성취에 경의를 표하며, 현대성과 절충주의를 선택하고자 그녀를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선정한 것.

한편 이번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단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여배우 에바 그린(Eva Green)과 릴리 글래드스톤(Lily Gladstone), 레바논 영화감독 나딘 라바키(Nadine Labaki), 그리고 튀르키예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사진작가인 에브루 세일란(Ebru Ceylan) 등이 올해의 칸 심사위원단(5명의 여성과 4명의 여성)에 이름을 올렸다. 오마르 시(Omar Sy)와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포함한 심사위원단은 올해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하는 22편의 영화를 평가했는데, 그중 4편이 여성 감독 작품이다. 프랑스의 아가트 리딩제(Agathe Riedinger) 감독, 코랄리 파르자(Coralie Fargeat) 감독, 영국의 안드레아 아놀드(Andrea Arnold) 감독, 그리고 인도의 파얄 카파디아(Payal Kapadia).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다. 한편 영화 <애틀랜틱스>(2019년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로 이름을 알린 감독 마티 디오프(Mati Diop)는 다큐멘터리 <다호메이>로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고, 플로라 안나 부다(Flora Anna Buda)는 영화 <27>로 단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몰리 매닝 워커(Molly Manning Walker)는 영화 <하우 투 해브 섹스>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튀니지의 카우타르 벤 하니야(Kaouther Ben Hania)와 아스마에 엘 무디르(Asmae El Moudir)는 각각 <포 도터스>와 <그 모든 거짓말의 어머니>로 골든 아이 상(다큐멘터리 상)을 공동 수상하는 등 영화계에서 여성의 약진은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 작품으로 10대 소녀의 환상적 연대기인 <호랑이 소녀>의 감독 말레이시아 출신 아만다 넬 유(Amanda Nell Eu)는 우먼 인 모션의 신인상을 수상하며 인상적인 소감을 남겼다. “우먼 인 모션 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사실 저는 이 상을 정말 받고 싶었거든요. 먼저 저를 지목해준 대담한 감독이자 동료인 카르멘 자키에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영화를 통해 자유로운 방식으로 여성인 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그래서도 이 수상은 무척 특별합니다. 영화는 제가 말하는 자유와 우리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계는 2018년 거세게 일어난 미투 운동과 다양한 페미니스트 운동을 계기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했다. 올해의 우먼 인 모션상 수상자인 NBC 유니버설 스튜디오 그룹의 회장 도나 랭글리(Donna Langley) 역시 자신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영화 산업과 수많은 영역에서 여성을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준 인물 중 하나다. 그녀가 영화 역사에 새긴 업적은 놀라운 수준인데,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의 영화 <오펜하이머>, 조던 필(Jordan Peele)의 <겟아웃>, 그리고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을 폭로한 뉴욕 타임스 기자 둘의 조사를 추적한 마리아 슈레이더(Maria Schrader)의 영화 <그녀가 말했다> 등이 그녀의 지원 아래 완성된 작품이다. 그녀의 수상 소감을 들어보자.

“우먼 인 모션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다. 유수의 역대 수상자들과 함께 이러한 영예를 안게 된 것에 무한한 책임도 느낀다. 여성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기회를 제공하며, 경계를 부수고자 하는 케어링과 칸 영화제, 그리고 업계 동료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저 역시 그 이름에 걸맞게 더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이런 그녀의 노력은 나비효과처럼 영화계 전반에 영향을 주었으며, 최근 프랑스에서도 그 변화의 바람이 닿아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중이다. 프랑스 여배우 아델 하넬(Adèle Hanel)은 그녀가 10대 때 겪은 학대와 폭력에 대해 용기 있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영화감독 브누아 자코(Benoit Jacquot)와 자크 두아용(Jacques Doillon)을 고소함으로써, 프랑스 영화계 안의 여성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추진력을 만들어냈다. 그녀로 인해 16세 이하의 미성년자는 영화 촬영에 성인 보호자를 동반하게 되었고, 현재는 영화 제작 전 수료할 필수 과정으로, 프랑스 국립 영화 촬영 및 영상 센터가 만든 성차별적 폭력 예방의 훈련 과정도 마련되었다. 제시카 팔루드 (Jessica Palud) 감독이 올해 칸 영화제 프리미어 부문에서 선보인 영화 <마리 아>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촬영장에서 배우 마리아 슈나이더(Maria Schneider)가 겪은 성폭행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이렇듯 영화계에 몸담은 다양한 여성들의 왕성하고 헌신적인 활동 덕에 이제는 작품을 촬영할 때 배우가 불안을 느끼거나 부담을 강요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평온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영화 제작 현장 곳곳에서 다양한 물리적 정신적 학대 행위가 일어나는 구조에 대한 명확한 ‘인식’은 진정한 의미에서 ‘전진’이다. 극에서 남성과 여성의 고정관념을 해체하는 것 역시 대단히 중요한 지점이다. 프랑스 국립 영화영상센터 CNC의 양성평등 감시기구에 따르면 2023년에 승인된 프랑스 제작 영화의 25%만이 여성 감독에게 주어졌다. 2022년에 도달한 역대 최고치인 30%에서 다시 감소했다. 경제적 격차도 지속되고 있는데, 2023년 여성 감독의 프랑스 영화는 제작비가 평균 300만 유로 들었다. 이는 남성 감독의 영화보다 25%나 적은 수치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도, 영화 <추락의 해부>에서 <바비>에 이르면서 여성 감독과 박스 오피스에서의 성공이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는 것은 명확해졌다.

그런데 임금 불평등이 지속되는 이유는 왜인가? 여성 스턴트맨(+4.4%), 여성 메이크업 아티스트(+0.6%), 여성 작곡가(+14%)는 해당 직종의 남성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벌지만, 다른 모든 기술적이고 예술적인 직업에서 이 추세는 역전된다. 여성 감독의 임금 불평등은 업계 1위로, 남성 감독보다 무려 27.8%나 적게 받는다. 영화계 내에서 이런 불평등을 뒤집고, 새로운 양식을 만들고, 연합하고, 선구자를 만들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 더 넓게 보면, 여성 공동체의 적극적인 노력, 그리고 여성 영화 전문가들의 공정 임금 설정은 무시할 수 없는 필수적인 요구이자 가치이다.

내년 우먼 인 모션은 10주년을 맞이한다. 이제껏 그랬듯 그들은 한발 한발 여성의 평등한, 그것이 당연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나아갈 것이다. 묵묵히 영화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평등하고 포용적이며, 창의적인 영화 산업을 위해 무대 뒤에서 펼쳐온 여성들의 노력을 조명하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다. 먼 훗날 이 기념일은 평등, 포용, 그리고 영화계 폭력에 대한 투쟁의 중대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끈 상징적인 날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케어링 그룹의 ‘우먼 인 모션’이 지속되는 한 7월호 더블유는 이를 지지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매년 7월, 더 많은 사람들이 케어링의 목소리를 듣도록 연대할 것이다. 올해 ‘우먼 인 모션’에 참석한 줄리앤 무어, 카를라 브루니, 안야 루빅, 한소희, 윤아 이 다섯 명의 셀러브리티들과 보테가 베네타, 생 로랑, 부쉐론, 키린 등 케어링의 브랜드들은 더블유의 커버를 장식하며, 케어링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양성평등과 다양성의 절대적 중요성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는 매년 7월호를 내어줄 준비가 되어있다. 이제 시작이다!

칸 영화제의 첫 번째 여성 회장 이리스 크노블로흐(Iris Knobloch)의 취임 첫해, 77번째 칸 영화제의 도전 과제, 그리고 영화 산업계 여성 전문가를 주목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왼쪽부터_ 케어링 그룹의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 우먼 인 모션 신인상의 주인공 아만다 넬 유 감독, ‘우먼 인 모션’상을 받은 NBC 유니버설 스튜디오 그룹의 도나 랭글리 회장, 칸 영화제의 첫 번째 여성 회장 이리스 크노블로흐,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의 회장이 된 첫 번째 여성이다. 이것은 무엇을 상징한다고 생각하는지?
이리스 크노블로흐(Iris Knobloch) 첫 번째가 되는 것에는 엄청난 책임이 있다. 또 영화업계에서의 나의 경력과 맥락을 같이하는 위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지난해 나의 임명을 두고 뜨겁게 지지해준 수많은 여성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어떤 사람은 내가 임명되었다는 사실이 그들을 격려했다고 말했고, 어떤 이들은 이것이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큰 사건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이 긍정적인 물결에 깊이 감동받았다.

칸 영화제에 공식 참석한 첫해다.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나는 칸 영화제의 힘에 감동했고, 2023년 공식 선정 이후 영화 산업의 다양한 궤적을 살펴볼 수 있어서 기뻤다. 지난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추락의 해부>는 오스카 각본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조나단 글레이저(Jonathan Glazer)의 영화<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3개의 바프타와 2개의 오스카상을 수상했다. 또 토머스 카일리(Thomas Cailley)의 영화 <애니멀 킹덤>은 12개 부문의 세자르상 후보에 올랐고, 프랑스에서 110만 장 이상의 티켓을 팔았다. 마틴 스코세이지(Martin Scorsese)의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은 10개의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 칸 영화제의 가시성이 없었다면, 국제적인 노출로 이어지지 못했을지 모르는 수많은 영화를 위한 멋진 장이 바로 칸 영화제라고 생각한다.

<추락의 해부>는 그 자체로 한 여성 감독의 경이로운 성공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쥐스틴 트리에의 경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녀가 폐막식을 위해 계단을 올랐을 때, 쥐스틴 트리에는 그녀가 어떤 종류의 상을 받을지 또는 이 시상식 이후에 그녀의 삶이 얼마나 바뀔지 몰랐을 거다. 그녀의 영화는 프랑스에서 180만 장 이상, 전 세계에서 거의 350만 장의 티켓을 팔았고, 수많은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그녀가 살아왔던 모든 환경에도 불구하고, 쥐스틴 트리에는 자기 자신에게 충실했기에 나는 그녀에게 경의를 표한다. 미셸 하자나비시우스(Michel Hazanavicius)도 영화 <아티스트>로 비슷한 행보를 보인 적이 있으나, 나는 무엇보다 한 여성이 이 특별한 모험에서 성취를 얻고 젊은 예술가들과 전문가들을 위한 고무적인 롤모델이 되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2024년 영화제에서는 여배우이자 감독인 그레타 거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그녀가 선정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녀는 재능과 성공으로 영화의 흐름을 완전히 재창조하고 있는 새로운 세대를 대표한다. 그녀의 작품은 예술 형식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놀라운 꿈을 생성하고, 세상의 복잡미묘한 현실을 포착하는 경이로운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녀는 현대성의 구현자이며, 극장과 영화제에서 관객들이 스스로를 재창조하도록 격려하는 선구자이기도 하다. 게다가, <바비>와 같은 대형 할리우드 제작물에서뿐만 아니라, <레이디버드>와 같은 독립영화에서도 그녀만의 노하우와 상상력을 발휘함으로써 기존의 경계를 허물어버린다. 이렇게 뛰어난 영화 제작자로부터 선택받는다는 것은 황금종려상 수상자에게도 자부심의 원천이 될 것이다.

올해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시네파운데이션, 단편영화 부문에 여성 감독이 만든 첫 작품이 많았다. 이는 영화 산업의 진화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지?
그것은 사고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 더 대담하고 더 진취적인 여성들이 출현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갖고 싶어 한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자신감에 차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들은 대중이 듣고 싶어 하고 보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능숙하고 신선하게 해낸다. 그들에 대한 광범위한 대중적인 지지는 우리 세계의 희망의 표시이기도 하다. 대단한 진전이고 성취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영화 <바비>가 올해 가장 수익성이 좋은 영화임에도, 최근 통계에 따르면 주요 제작사들은 여전히 가장 큰 예산을 남성들에게 분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동등함이 일상화되고, 여성 감독들의 경력이 더욱 발전해서, 예를 들자면 “위대한 감독”이 아니라 “젊은 감독”이라고는 불리지 않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나는 우리가 이런 대화를 나누지 않는 날을 늘 꿈꾼다. 아무도 우리가 선택한 작품들에, 기술 팀에, 스크린에 존재하는 여성의 수를 세지 않을 날을….

성차별과 성폭력에 맞서는 싸움은 연예계의 주요 이슈다. 세계 최고의 영화제인 칸은 이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나는 여성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마침내 들려오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하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용기와 힘을 가진 사람들을 더 열심히 지지할 것이다.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는 방식에 전반적인 개선이 있었고, 이러한 집단적 인식은 영화 산업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칸 영화제의 주요 목적은 여전히 영화 작품을 상영하는 것이며, 이러한 주제를 듣게 되는 것은 우리의 선택을 통해서다. 영화는 사회 문제를 반영하고, 때론 격렬한 논쟁을 일으키며, 영화를 묘사하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의 세계를 변화로 이끌 것이다.

우먼 인 모션은 2015년부터 칸에서 열리고 있다. 여성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이 프로그램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케어링은 미투 운동이 불기 훨씬 전인 2015년에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만큼 시대를 앞서 있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와 셀마 헤이엑 피노(Salma Hayek Pinault)는 예술과 문화 분야에서 재능 있는 여성에 주목하는 선지자였다. 우먼 인 모션은 반동적인 운동으로서가 아니라 주도적인 운동으로서 탄생했다. 나는 탁월한 전문가에게 수여되는 우먼 인 모션 상과 병행하여 신인상이 있다는 것이 매우 상징적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영화 <호랑이 소녀>의 말레이시아 감독인 아만다 넬 유에게 수여된 신인상은 젊은 세대에게 창작의 문을 열어주고, 자신의 경력을 이어갈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우먼 인 모션 상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것은 우리에게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 당신이 스스로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것, 여성은 성공할 권리가 있고 그것을 자랑스러워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회를 준다. 우먼 인 모션의 디너는 영화계 여성들의 위대한 기념 행사이다.

2024 우먼 인 모션 상은 NBC 유니버셜 스튜디오 그룹의 회장이자 최고 콘텐츠 책임자인 도나 랭글리에게 수여되었다. 권위 있는 자리에 있는 전문적인 여성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는 것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이 선택은 다양성, 특히 여성에 대한 도나 랭글리의 매우 강한 헌신뿐만 아니라 <오펜하이머>와 같은 성공의 왕관을 쓴 뛰어난 경력을 가진 자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영화 산업에서, 우리는 여성을 진보시키기 위해 중요한 자리에 있는 여성을 필요로 하고, 도나 랭글리는 오늘날 유일한 여성 제작사 사장이다. 그녀는 저명한 감독일 뿐만 아니라, 터프하고, 복잡하고, 아주 남성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린 매우 우아한 여성이다. 그녀는 모든 명예를 안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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