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한’ 업고 튀어!
이제 막 걸음을 뗀 화제의 유튜버이자 배우 고현정의 브이 로그에 ‘투샷’으로 등장해 화제가 된 남자가 있었으니 대만의 배우 허광한입니다. 티파니앤코의 앰배서더로 도쿄를 찾은 고현정은 행사장에서 허광한과 정면으로 마주치자, 소녀처럼 수줍어하면서 “꿩처럼” 뛰어 후다닥 벽 뒤에 숨어 버리는데요. 천하의 고현정을 ‘휀 걸’로 만든 이 남자, 허광한에게는 어떠한 매력이 있는지 낱낱이 살펴보겠습니다.
<상견니>의 히로인
대한민국에 아시아의 선재 변우석이 있다면, 대만은 ‘허광한 보유국’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어요(두 배우는 우연하게도 생일도 10월 31일로 일치합니다). 청량한 비주얼이 트레이드 마크인 허광한은 타이베이시에서 태어난 1990년생의 대만 배우입니다. 한국에서도 허광한은 그의 팬덤을 부르는 ‘한바오’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죠. 가장 큰 이유인즉슨 허광한이 로맨스 청춘물 장인 국가인 대만의 드라마 <상견니>에서 ‘왕취안성’과 ‘리쯔웨이’ 1인 2역을 오가면서 한 여자를 사랑하는 숭고한 연기력과 청량한 마스크로 뭇 여성들의 심장에 콕 하고 박혔기 때문입니다.
타임 슬립 로맨스물인 <상견니>는 대만 내에서 ‘연출과 스토리, 연기, 삼박자가 모처럼 들어맞는 작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초대박 시청률, 첫사랑 아이콘 계보를 잇는 새로운 얼굴 허광한을 낳았습니다. 중화권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동원한 드라마는 2023년 영화로도 리메이크됐고, 국내에서도 3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바 있어요.
꿀성대, 노래도 잘하는 허광한
2022년 허광한은 한국에서의 팬 미팅에서 대만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도깨비>의 OST ‘Beautiful Life’를 불러 화제가 됐죠. 네이티브 뺨치는 한국어 발음보다 놀라웠던 건 그의 출중한 노래 실력! 2020년에는 싱글 앨범 <별재상견아(別再想見我)>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허광한은 원래 가수 지망생이었다고 해요. 고교 시절엔 밴드부 보컬로도 활동했다고 합니다. 소속사 문제로 연습생 생활 6개월 만에 보이 그룹 데뷔가 무산되면서 그때부터 진로를 틀고,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연명하면서 오디션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얼굴뿐만 아니라 ‘성대’까지도 잘생긴 것이 공식적으로 판명된 셈이죠.
탁구 소년의 예견된 미래
2013년 말레이시아 드라마 <잠입람중람(潛入藍中籃)>을 통해 배우로 공식 데뷔한 허광한에게는 재미있는 과거가 있어요. 그가 초등학교 탁구부 선수였던 2003년, 13세의 나이에 중화권이 낳은 걸출한 슈퍼스타 주걸륜의 뮤직비디오 ‘3학년 2반(三年二班)’에 출연한 사실입니다. 뮤직비디오 초반 안경을 끼고 나오는 귀여운 탁구 소년, 지금과 꼭 닮은 풋풋한 어린이 허광한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거예요. 주걸륜이 국내에 대만 멜로물의 효시로 자리 잡은 작품 <말할 수 없는 비밀>에 주연으로 출연해 허광한 이전에 첫 사랑의 아이콘 계보에 이름을 먼저 올렸다는 점, 해당 작품이 <상견니>와 같이 시간 여행을 소재로 다룬다는 점에서 두 사람에게는 흥미로운 연결 고리가 있네요.
화보 장인, 허광한
배우로 뜨기 전, 허광한은 카페 아르바이트, 지면 모델 활동 등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고 합니다. 허광한의 연관 검색어로 뜨는 ‘화보 장인’으로서의 이력은 어려웠던 시기, 모델 업력으로 다져진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때로는 순둥순둥한 느낌의 ‘멍뭉미’를, 때로는 섹시한 미남자의 치명적 매력을 발산하는 그의 화보 컷들은 공개되는 족족 감탄을 자아내는데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이미지로 보이는 허광한은 각종 글로벌 매체 커버를 장식하는 것은 물론 티파니앤코와 설화수, 펜디의 앰버서더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면서 스크린 밖에서도 아낌없이 매력을 발산 중입니다.
허광한의 입덕 좌표
허광한은 2019년 <상견니>로 아시아의 첫사랑 자리를 꿰찼습니다. 허광한이 <상견니>를 통해 데뷔한줄 아는 이들도 많지만, 실은 이 작품은 그의 8번째 장편 드라마 출연작. 허광한은 신인 아닌 신인으로 대만 감독들이 설립한 배우 아카데미 ‘Q Place’를 통해 단편 드라마 <식극장(植剧场)>, 시리즈물 <폭풍연애가족전(植劇場-戀愛沙塵暴)> 등에 출연하면서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쳤다고 해요. 흥미롭게도 어느 시간대에서든 한 여자를 사랑하는 순정남으로 소위 대박을 터트린 드라마 <상견니> 속 허광한의 캐릭터는 원래 그의 것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영화 제작사 쪽에서 다른 배우를 점찍어 뒀다는 것을 <상견니>의 감독과 작가 이하 스태프진들이 허광한이 아니면 이 작품은 안 된다고 강력하게 밀어붙였다고 해요. ‘될놈될’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봅니다.
날이 갈수록 향상하는 한국어 실력
벌써 네 번째 한국 방문입니다. 지난 5월 24일 영화 <청춘 18 X 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의 프로모션 차 내한해 ‘입덕’ 영상을 줄줄이 남긴 허광한은 네이티브 못지않은 발음의 한국어로 언어에도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떠났는데요. 지난 2002년 영화 <상견니>에 이어 그와 두 번째로 만난 <MMTG 문명특급>의 ‘재재’ 또한, “억양을 캐치하는 것에 대단한 능력이 있다”면서 허광한의 한국어 실력을 높이 산 바 있어요. 평소 그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즐겨 보고, 기억에 남는 말이 있으면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고 합니다. 최근 그가 본 작품은 손석구와 최우식 주연의 <살인자ㅇ난감>.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연기력, 거기다가 노래, 언어 능력까지 좋아 버리니 ‘범부’들은 대략 난감.
2024년에도 첫 사랑은 계속 ‘열일’을 계획 중
지난 5월 22일, 허광한이 일본 감독, 배우들과 함께한 대만 일본의 합작 영화인 <18 x 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이 한국에서 개봉했는데요. 해당 영화는 홍콩, 중국, 그리고 태국과 캄보디아에서까지 연달아 개봉해 영화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허광한은 극 중 18세 때 만난 첫사랑을 찾아다니는 36세 역할로, 언뜻 <상견니> 때의 캐릭터가 겹쳐 보이는데요. 이러한 의견에 허광한은 그보다는 심오한 스토리로 “일에 빠져 소중했던 ‘처음’의 기억을 잊고 살던 남자 주인공이 성숙한 영혼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다룬 치유의 이야기”라고 강조합니다. 영화는 로케이션 촬영 중심의 ‘로드 무비’로 다큐멘터리 느낌이 강하다고 해요. 그만큼 영상미가 뛰어나다는 의미이겠죠? 대만의 탑스타 장첸이 총괄 프로듀서로 나섰다는 지점 또한, 주목해 볼 만합니다.
오는 7월에는 영화 <만천과해(瞒天过海)>의 개봉일도 잡혀 있습니다. 허광한은 밀실 살인 사건을 담당한 비리 형사로 지금껏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해요. 같은 달, 공개될 예정인 한국 드라마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에서도 킬러로 등장한다고 하니 허광한의 해사한 매력은 잠시 잊고 ‘다크 광한’의 매력에 첨벙 빠져볼 시간입니다. <상견니>에 이은 허광한의 새로운 ‘인생작’이 탄생하지 않을까, 벌써 설레네요.
- 사진
- @somedayoroneday(<상견니> 공식 인스타그램), @kuanghanhsu, 오드(A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