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에 대한 5가지 오해

최수

채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최근 미디어를 통해 채식에 대한 소신을 밝히는 연예인들을 종종 만납니다. 국내 채식주의자가 22년 기준 200만 명에 달한다고 하니 놀라운 일은 아닌데요. 전체 인구의 약 4% 정도의 비중이지만, 가치 소비나 건강식에 대한 관심으로 채식을 선호하는 이들의 비중까지 더해서 생각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여러분은 채식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흔히 ‘채식’하면 어쩐지 빈약한 식단과 부실한 영양 균형을 생각하지만, 이는 과연 사실일까요?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난다. 우유를 먹어야 튼튼하다.” 등의 이야기가 우리의 시야를 좁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지, 의심해 본 적 있으신가요? 채식에 대한 오해와 진실 5가지를 알려드릴게요.

1. 채식은 무조건 고기를 지양한다

그렇지 않습니다. 채식에는 단계가 있거든요. 세부적으로 따지면 총 8단계로 나뉘죠. 극단적 채식주의자로 일컫는, 식물의 뿌리와 잎을 제외한 열매 만을 섭취하는 ‘프루테리언’과 육류와 생선을 제외한 식물성 식품 만을 섭취하는 ‘비건’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베지테리언에 해당합니다. 유제품을 섭취하는 ‘락토 베지테리언’, 달걀을 먹는 ‘오보 베지테리언’, 유제품과 달걀, 꿀 등을 먹는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 등 제한적인 채식을 하는 ‘세미 베지테리언’이 6가지의 부류로 나뉘죠. 채식을 도전해 보고 싶다면, 자신의 식생활과 건강에 맞춰 단계를 정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2. 채식은 항상 건강하다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우선, 붉은 고기를 많이 포함하는 식단은 심장병, 대장암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디저트나 주스 등 정제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채식주의자는 육식을 자주 하는 이들과 비교했을 때 심장 건강에 큰 이점이 없다는 것이죠. 같은 채식이라도 가공식품을 제외한 순수한 섬유질과 단백질, 건강한 지방 섭취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비건 버거, 비건 파스타 등의 음식 중에선 각종 가공식품이나 나트륨, 조미료를 상당량 함유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채식이 늘 건강하다는 것은 잘못된 편견입니다.

3. 채식 식단으로 근육을 만들기 힘들다

사실이 아닙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근육 형성에는 단백질이 필요하죠. 그리고 식물성 식단으로도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흔히 알려진 달걀과 유제품이 이를 대표합니다. 완전 채식을 해야 하는 경우는 어떨까요? 병아리콩, 렌즈콩 등 다양한 콩류에 단백질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컵당 15g의 단백질을 함유한 검은콩이 대표적이죠. 이 외에도 아몬드는 온스당 6g, 조리한 퀴노아는 한 컵당 8g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콩으로 섭취한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은 근육량 증가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안심하세요. 오히려 동물성 단백질에는 염증성 분자가 있어 혈류를 감소시키고 몸의 회복을 더디게 만들기도 합니다. 채식을 통해 근육량을 키우고 싶다면, 콩을 충분히 섭취하고 단백질 형성에 도움을 주는 필수 아미노산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채식을 하면 영양 결핍이 쉽고 기력이 없다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미국 영양협회에서 채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균형 잡힌 채식은 임신, 수유, 유아기,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포함한 전 연령과 생애 모든 단계에서 안전하다”라고 말이죠. 많은 이들이 육식이 곧 단백질이며 힘과 건강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갖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들의 깊은 고정관념일 수 있습니다. 채식에서 쉽게 결핍될 수 있는 영양 성분을 꼽자면 ‘철분’인데요. 보통 육류에 철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소 채식 식단에서 시금치, 캐슈너트, 다크초콜릿 등을 더한다면 철분 결핍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습니다.

5. 채식주의자는 환경 보호가다

그렇기도,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건강 유지를 위해, 윤리적인 실천 차원에서, 환경 보호에 동참하기 위해 채식에 동참합니다. 우선 건강상의 이유론, 각종 성인병과 만성질환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채식을 선택합니다. 야채 위주의 식단이 체내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죠. 윤리적인 이유는 보통 동물 복지 이슈에서 야기합니다. 동물 축산업에 만연한 비인도적인 관행을 비판하기 위해서죠. 이를 소비하지 않음으로써 축산업의 생산 범위를 줄이는 데에 일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사실 축산업은 산림 벌채와 같은 온실가스 이슈와 맞닿아있는데요. 탄소 중립이 전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른 오늘날, 환경 보호에 동참하기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진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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