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를 방치하면 정말 살이 될까요?

최수

어제 라면 먹고 잤어?

어쩐지 눈이 잘 떠지지 않고 몸이 둔한 아침, 우리는 거울 속 얼굴을 보며 ‘부었다’고 말합니다. 오랜 시간 앉거나, 서서 일한 뒤 욱신거리는 다리를 문지르며 하는 말도 ‘부었다’죠. 현대인은 부기에 유독 민감합니다. 아마 ‘부기를 방치하면 살이 된다’는 소문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요? 부은 얼굴과 몸이, 마치 살이 늘어난 모습과 닮아서 우리의 심리를 더욱 자극하는 걸지도요. 부기와 살의 상관 관계는 무엇일까요? 부기는 정말 살이 되는 걸까요? 한번쯤 궁금해 봤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봤습니다.

답은 ‘No’

부기, 다시 말해 부종은 살이 되지 않습니다. ‘몸이 붓는 증상’을 일컫는 부종은 보통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혈관 내 수분이 혈관 밖으로 축적되어 세포사이에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고, 겉으로 보았을때 보통 이상으로 부은 것처럼 보이게 되죠. 다시 말해 혈액순환이 다시 원활해지면 부종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다만, 부기로 인해 지방이 더 축적될 수 있습니다. 보통 비만인 사람이 쉽게 붓는 이유는 체지방이 혈관에 압력을 주어 혈류가 제한되기 때문인데요. 비만이 심해지면 혈액순환이 어려워 부종이 잘 생기고, 이에 비만이 또 촉진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특히 하체 부종은 특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다리는 다른 신체 부위와 비교했을 때 심장에서 멀고, 중력의 영향으로 혈액순환이 쉽게 정체되는 부위이기 때문입니다. 평소 다리가 잘 붓는 체질이라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먹고, 움직이는 것에 신경 쓰기

조금만 신경 쓰면 붓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체내 혈류를 원활하게 하는 생활 습관을 익히고, 과도하게 염분을 섭취하는 습관은 지양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특히 과도한 염분을 섭취했을 경우, 같은 양의 물을 마셔도 염분이 잘 배출되지 않고 몸에 축적되는 것에 유의해야 합니다. 라면 먹고 잔 다음 날, 우리의 얼굴이 이를 증명하죠. 스트레칭도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걷기, 수영, 자전거와 같은 적극적인 유산소 운동을 해주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종아리 근육의 이완과 수축을 돕는 의료용 압박스타킹, 림프샘을 자극하는 마사지 역시 부기 제거에 도움이 되니 참고하세요.

칼륨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부종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칼륨이 체내에서 나트륨과 결합하여 소변으로 배출되는 원리인데요, 대표적으로 팥과 바나나가 칼륨이 풍부한 식품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칼륨의 과잉 섭취는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생리 전 붓는 증상이 있다면 연어, 고등어, 참치 등 비타민 B6가 함유된 음식이 부종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만성 부기는 의심해 보기

다만 부기가 오래가거나, 반복되는 증상을 느낀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은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떄, 2mm 이상 들어가고 쉽게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고 손가락 자국이 남는다면. 혹은 평소와 달리 몸이 유독 무겁거나 숨이 차는 느낌이 든다면 유사 질환을 의심해 볼 만합니다. 하지 부종의 경우, 증상을 호소한 환자의 62.5%가 하지정맥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이 외에도 척추나 무릎관절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이나 신부전, 심부전 등 전신질환이 부종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특히 콩팥에 문제가 생기면 전신에 부종이 발생하며, 간 기능에 문제가 생길 경우 부종과 극심한 피로감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으니 평소 몸 상태에 예민한 관심을 가져주세요.

사진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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