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면? ‘이것’을 의심해 보자

최수

내 몸이 왜 예전 같지 않을까?

젊었을 땐 끼니만 조금 걸러도 살이 빠졌는데, 어쩐지 나이가 들수록 예전만큼 살 빼기가 어렵다는 기분이 드나요? 어쩌면 기분 탓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우리 몸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줄고, 신진대사 속도가 느려진다는 슬픈 사실을 인정해야 하니까요. 같은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운동과 식이요법이 필요하단 의미죠. 하지만 이러한 점을 감안하고서라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면? 혹시 다른 것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양질의 수면 부족

숙면은 우리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합니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은 손상된 근육을 회복하고 호르몬을 조절하는 등 적정한 신체 균형을 만들죠. 하지만 수면이 부족할 경우 몸이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갖지 못해 신진대사가 느려지며 결과적으로 체중감량을 어렵게 만듭니다.

숙면이 식욕 호르몬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프랑스의 국립 보건 의학 연구소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 남성에게 하루 4시간만 수면을 취하도록 했을 때,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 수치는 줄고 식욕을 늘리는 ‘그렐린’ 수치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이 수면에 깬 상태에서 달고 짠 음식을 더 많이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연구에선 수면 부족이 결과적으로 BMI(체질량지수)가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하니 체중 조절을 위해 충분한 숙면시간을 지켜주세요.

2. 수분 섭취 부족

독일의 훔볼트 대학 연구 결과, 매일 2컵의 물을 마신 성인의 신진대사율이 평균 30% 증가했습니다. 신진대사는 지방을 태우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결국 물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것을 방증한 셈입니다. 특히 운동할 때 마시는 물은 탈수 증상을 막고 지방 대사를 촉진하며 장기 운동을 활성화해 운동 효율을 높일 수 있죠. 그뿐만 아니라 물은 포만감을 주어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물을 하루 평균 1.53L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하루 194kcal 적게 섭취한다는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가 이를 뒷받침하죠. 충분한 물을 섭취할 경우, 수분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체내 노폐물이 함께 배출된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헬스장에서 늘 듣던 말, “회원님 물 많이 마시세요!”를 실천할 때입니다.

3.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습관

식이요법을 위해 절대적인 칼로리양을 줄이는 ‘절식’을 선택 다면, 영양균형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지 살펴보세요. 특히 끼니를 거르고 초콜릿이나 간식 등으로 식사를 대체하는 식습관은 우리 몸에 치명적입니다. 영양 결핍은 신진대사, 호르몬 조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체내 밸런스를 불균형하게 만들고, 적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을 만들기 쉽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선 근육을 생성하고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데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포함해 호르몬 조절에 중요한 비타민D, 신진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메가-3 등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4. 만성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 알고 계시죠? 스트레스는 체중 관리에도 치명적입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코르티솔’이라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발생시키는데, 이 호르몬은 우리몸의 신진대사를 낮춰서 체중 관리를 어렵게 만듭니다. 나아가 높은 당분과 지방을 함유한 음식을 당기게 해서 일종의 ‘감정적인 식사’를 하게 만들죠. 또한 스트레스는 우리가 섭취한 포도당이 근육세포로 축적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슐린’의 효과를 감소시켜 체중 증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만성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운동과 취미생활을 통해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해주세요.

5. 호르몬 적신호

양질의 수면과 식사, 마음 건강도 잘 챙기고 있는데 이상하리만큼 체중 감량이 되지 않는다면, 혹시 몸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호르몬 분비를 관장하는 뇌하수체 전엽에 종양이 생기는 ‘쿠싱증후군’은 여러 증상을 수반하는데요. 쿠싱증후군의 초기 증상이 바로 비만과 비슷하다는 사실. 특히 얼굴과 목, 복부에 집중적으로 살이 찌고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증상을 느낀다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갑상샘 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는 ‘갑상선 저하증’도 체중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갑상샘 호르몬은 몸속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고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능이 저하될 경우 신진대사가 느려지면서 몸이 쉽게 붓고 적게 먹어도 살이 잘 찌게 되는 것이죠. 부쩍 우울하고 추위를 많이 타며, 피곤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동반한다면 의심해 보세요. 두 질병 모두 상대적으로 여성에게 발생률이 높아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사진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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