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도는 유행 순환선, 이번에 내리실 역은 ‘빵모자’역입니다.
컬렉션을 보고 트렌드를 예측하는 일은 꽤나 재미있는 일입니다. 특히나 추억의 뒷 편에 자리하던 아이템이 많이 보일 땐 반가움과 두려움이 교차하는데요. 이번 가을-겨울 시즌 컬렉션에 유독 많이 보이는 뉴스보이캡, 이른바 ‘빵모자’같은 아이템이 눈에 띌 때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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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는 1912년 프랑스 도빌에 첫 모자 가게를 열었던 가브리엘 샤넬에 경의를 표하는 컬렉션을 선보였는데요. 그 시절을 회상하게 만드는 디자인의 모자들이 줄지어 나왔죠. 클래식한 뉴스보이 캡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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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스키아파렐리와 디올에선 좀 더 대담하고 관능적인 스타일의 모자를 찾아볼 수 있었어요. 비율과 크기, 소재에 다양한 변주를 줌으로써 디자인적 요소의 즐거움을 부여한 프라다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 빵모자의 귀환은 Y2K라는 큰 바람을 타고 등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로우라이즈와 부츠컷 실루엣, 주얼리 등 2000년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패션을 보면 모자를 제외해도 지금 트렌드와 크게 달라 보일 건 없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렇다면 2024년 현재는 이 모자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멋스러울까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단연코 ‘클래식’입니다. 심플한 재킷에 심플한 아이템, 기왕이면 컬러와 소재도 비슷하게 맞추는 게 좋겠어요. 모자의 존재감이 큰 만큼 다른 요소의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자칫하면 진짜 2000년대에서 온 사람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죠. y2k 스타일링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하고 싶다면 카일리 캔트럴(마지막 사진)의 룩이 도움이 될 거예요. 돌고 도는 유행 순환선, 그리고 빵모자의 귀환! 이번 역에 내리실 분은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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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Getty Images, Splashnews.com